중국인의 의식구조 1
백양 / 문조사 / 199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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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의 저자인 백양이라는 사람은 일생을 투사로 살아온 인물이다. 그의 본명은 곽의동이지만 백양이라는 필명으로 더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경력으로 볼 때 자신이 사회와 타협을 했다면 국민당 정부하에서 탄탄대로의 길을 걸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1960년 중국 운남성과 버마, 태국, 라오스 접경 지역에서 잊혀진 채로 살아가고 있는 국민당 패잔병들의 참상을 전해들으면서 정부의 정책에 항의하기 시작하였다. 그가 대만의 국민당 정부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게 된 원인이 된 부대는 1949년 이미 장군의 국민당 제8군의 이야기인 것이다. 이들 제8군은 다른 국민당군대들이 대만으로 철수한데 반하여 오지에 고립되어 무원의 처지가 되었다.  그럼에도 이들 부대는 그곳에서 운남성을 탈환하라는 명령을 수행해야만 했다.  이 고립무원의 군대는 이곳에서 무려 11년간 대만 정부의 변변한 지원 하나 받지 못한채 본토수복의 명령을 이행하며 죽어갔던 것이다. 이들은 한마디로 정부라는 거대한 조직의 책임회피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인 것이다. 이런 국민당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를 느낀 곽의동은 백양이라는 필명으로 국민당 정부를 공격하기 시작하였다. 이 결과 그는 1968년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8년으로 감형되어 화소도에 수감되었다.  1976년 만기 출소하였으나 다시 화소도에 보내졌으나 국제적인 압력으로 이듬해 석방되었다.

그가 취급하고 있는 중국인의 개념은 대만과 본토를 아우르는 총체적인 중국인이다. 그가 바라보는 중국인들의 모습은 우리가 느끼는 중국인들과  사뭇 다르다. 그는 절대로 과장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민족에 대해 자학적인 수준으로까지 끌어 내려 비판한다. 그럼에도 그의 비판은 천박한 논리로 흐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중국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는 중국인들의 과대망상과 자기 중심적인 세계관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가령 중국인들에게 民主란 <너는 民>  <나는 主>라는 개념으로 이해된다는 이야기를 읽으면 외부에서 바라보는 중국과 내부에서 느끼는 중국의 간극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그는 중국인들이 이렇게 왜곡되게 세상을 바라보는 원인을 된장항아리문화醬缸文化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인들의 된장은 우리의 된장과 달리 걸쭉한 늪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즉 저자는 이런 된장 항아리를 통해 중국 인민들이 이 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늪은 중국인들이 자랑하는 자국의 문화이지만 그 문화는 이미 썩을대로 썩어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게 된 이유를 중국인의 정신구조에서 찾고 있다.

중국인의 결점으로 더러움, 무질서, 소란, 파당, 내부투쟁, 사라진 근면, 자신의 과오를 시인하는 아량이 없음 드을 들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결점을  정치. 경제. 사회. 역사 속에서 철저하게 찾아내어 이야기 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연 중국인들이 역사 속에서 어떤 공헌을 하였느냐고 질문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사에서 드러나고 있는 인명경시, 야만적 풍습, 과거시험, 유교와 한자문화, 인구 과잉 등에서 파생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중국인의 정신구조를 형성하는 하나의 토대이면서 골격이었다고 보고 있다. 저자는 이런 중국인들의 결점은 자기도취와 자아망상 그리고 중화주의라는 허상속에서 극대화되고 있다고 보고있다. 이런 점은 외국에 나가 있는 화교들 역시 다르지 않다고 보는데, 그 온상이 바로 차이나타운이라는 주장은 압권이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중국이라는 거대한 실체가 사실은 허상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대만에서는 금서로 낙인찍혀 오랫동안 판금이 되었고, 중국 본토에서는 비밀리에 당간부들이 숙독했다고 한다. 이 책은 중국의 아픈 곳을 가감없이 드러낸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중국을 비하하는 책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이 책은 1984년에 같은 출판사에서 <추악한 중국인>이라는 책으로 출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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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나라 2005-05-21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님 덕분에 좋은 책 알게 되었네여 캄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