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신화의 연구
황패강 / 지식산업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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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서기를 처음 읽었을 때 그 이름의 난삽함에 질려버린 경험이 있다. 그 끝없이 나오는 낮선 이름들도 골치였지만 한문으로 표기된 이름은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읽다보니 그 이름에도 어떤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규칙을 파악하자 일본 신화에 대해 감을 잡을 수 가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신화는 여타 서구의 신화나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의 신화보다는 생소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럼에도 일본 신화의 구조를 알고자한 것은 신화는 그 민족이 시작된 기원을 알려주는 귀중한 실마리이기 때문이다. 그 민족이 탄생된 신화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때 본질을 직시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의 신화세계는 고대 한국의 신라와 백제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 연관된 것이 자신들의 고유한 것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 또한 찾아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일본의 신화의 발전과정을 살펴보면 외래문명에 의해 촉발된 문화가 어떻게 자신들 만의 고유한 문명으로 확립되어 가는가를 규명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즉 신화는 거짓의 세계가 아니라 우리가 알 수없는 고대의 문명 전래과정의 또 다른 기록이라고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 신화를 자세히 연구한다면 고대 한일관계를 한단계 더 진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신화의 세계는 규명된 세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바로 이 점이 신화가 도그마화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독일의 게르만 민족에 대한 신화가 정치적으로 이용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신화는 모두 天降의 모티브가 중심에 위치해있다. 둘 다 天孫에 의한 나라의 건국을 다루고 있음에도 그 결과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천손은 곰을 인간으로 만들어 자신의 배필로 삼아 弘益人間의 이상을 펼쳤다면 일본의 천손 혹은 황손은 자신들끼리의 결합을 통해 인간의 구원보다는 八紘一宇-팔방을 덮어 집으로 삼는다-를 실현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 차이가 두 민족의 차이이며, 역사를 어떻게 이해하는가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바로 이런 점을 신화를 통해 비교 제시함으로서 신화의 본래의미와 이것을 이용하여 파생되는 불합리한 발상을 우리들에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아울러 이런 사실을 우리들에게 알리면서 신화의 더 깊숙한 이해를 촉구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신화의 다의적 의미를 우리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신화의 본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한 방식으로 다양한 방식을 섭렵함으로서 신화속에 잠재되어 있는 다양성을 규명하게 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이는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에서 주장하는 신화의 목적론적 해석을 경계하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신화의 정신이 협소한 민족주의 차원에 머물지 않고 인류와 합리적인 질서의 문제와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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