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리아 전기 (양장)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박광순 옮김 / 종합출판범우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갈리아 전기는 유럽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라틴어를 배우는 사람들의 교재로 사용될 정도로평이하면서도 뛰어난 문체와 우아하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책이었다. 그만큼 이 책은 고대부터 근세에 이르기까지 유럽인들에게 친근한 책이었다.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든 전장터에서 간략하게 쓴 감상기이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감상기 이전에 지역과 민족에 대한 한 인간의 예리한 통찰력이 돋보이고 있다. 저자인 율리우스 캐사르는 알프스 이북에 산재해 있는 골족과 게르만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기술하고 있다. 캐사르가 이 지역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자신의 경력에 미흡한 부분으로 남아있던 군사적 경험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자신의 야심을 실현시키기 위한 경력쌓기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그가 갈리아에 머물었던 기간은 대략 기원전 58년부터 원로원이 해임한 기원전 49년 1월까지로 보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는 이 기간동안 말 그대로 로마식 초토화작전을 갈리아지역에서 행함으로써 원주민들의 저항을 무력화시켰다. 사실 로마에게 있어서 이 지역의 안정화는 아주 긴요한 것이었다. 로마는 기원전 222년까지 켈트족과의 치열한 전쟁을 통해 이들을 겨우 굴복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게 수도 로마까지 함락당한 경험이 있는 로마로서는 이들을 자신들의 세력권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 절대 필요했다. 이 결과 로마는 갈리아의 골족과 게르만족에게 카르타고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을 적용하였다. 즉 <친구가 아니면 적>이란 로마식 원칙을 이 지역의 부족들에게 강요하였다. 로마의 친구가 된다면 로마의 지도권을 받아들여야만 하고-쉽게 말하면 식민지가 되는것-그렇지 않다면 죽음이었다. 로마의 이런 강압적인 태도에 갈리아의 부족들은 위대한 전사이며 지도자인 베르킹게토릭스Vercingetorix-이 지도자의 이름에 붙은 접미사 rix는 rex(왕)와 같은 뜻-의 지도하에 치열한 투쟁을 벌이게 된다. 결국 이들은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입고 로마에 항복하고 만다.  이런 전투의 성과 이외에도 캐사르는 이 책에 갈리아에 살고 있던 제부족들의 풍습과 관습, 그리고 주거와 사회적 분화와 같은 당대의 역사도 기록되어 있다. 이런 풍부한 사회상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은 이 책이 타키투스의 게르마니아와 함께 이 지역의 원주민을 연구하는데 아주 긴요한 일차적 사료로 사용될 수 있는 지위를 얻게 하였다. 캐사르에 의해 갈리아지역이 정복되면서 이 지역은 로마화가 지속적으로 시행된다. 이 결과 이 지역의 제부족들은 인종상으로는 게르만족의 지파이면서 문화적으로는 라틴화하는 과정을 걷게된다. 이 혼합적인 사회구성은 이후 유럽 사회를 변화시키는 아주 중요한 요소로 성장하게 된다. 그리고 이 지역의 게르만 지파들은 로마화한 덕분에 일찍 안정적인 사회를 구성할 수 있게 됨으로서 게르만족의 대이동 당시 거의 변화를 받지 않음으로서 새로운 왕국을 건설하게 된다. 캐사르의 <갈리아 전기>는 바로 이런 역사적 사실의 시작이 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매우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갖고 있으며 이후 유럽 사회와 민족의 분포도를 이해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자료라할 수 있다. 또한 군사적 사료로서도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당시 로마와 갈리아 제부족이 사용한 무기라든가, 축성의 방식, 전술, 복장 등을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그러므로서 이 책은 사회적인 것 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측면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책의 특성이 지명과 인명과 부족명이 무수히 등장하는 가운데서도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가게 하는 요인이다. 이 책은 서양사 시간에 교과서에 항시 등장하는 책이지만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한번 읽어본다면 전혀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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