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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와 이집트 이야기
제이콥 애보트 지음, 전상현 옮김 / 무당 / 1996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20세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1899년 <하퍼 앤 브라더스사>에서 역사 시리즈물의 하나로 간행된 책이다. 굳이 품절된 책에 대해서 글을 올리는 것은 1899년에 바라본 클레오파트라를 현재의 시각과 비교해 보아도 그리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1899년의 시점이 클레오파트라를 역사에 가깝게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버지의 영광>이란 뜻을 가진 클레오파트라는 역사상 모두 7명이 존재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유명한 클레오파트라는 7번째 여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여왕인 클레오파트라 7세를 통해 약 300여년에 걸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모든 것을 파악하려는 우리의 성급함은 시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의 이런 성급함은 조선시대의 멸망을 고종황제나 순종황제의 무능이란 수식어로 덮어버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라 하겠다. 이 책은 아주 오래전-한국 역사에서 1898년은 수구정책의 집행자였던 대원군이 사망한 해-에 출판되었음에도 매우 일목요연하게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역사를 볼 수 있게 하였다. 이집트의 지리에서부터 왕조의 건국 그리고 수도인 알렉산드리아와 클레오파트라 7세가 여왕으로 즉위하게 되는 과정은 우리에게 이 왕조에 대한 또 하나의 지식을 전해준다. 이 책을 읽으며 클레오파트라에 관한 몇 가지 다른 책을 읽어 보았지만 오랜 세월을 무색케할 정도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미국에서 출판된 오래된 책을 그대로 번역함으로서 지명이라든가 인명이 너무 영어식으로 번역되어 있어 약간 생경한 감을 주는 것이 굳이 흠이라면 흠이랄까... 이집트와 클레오파트라를 시작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