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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字의 역사
아츠지 데츠지 지음, 김언종/박재양 옮김 / 학민사 / 1994년 10월
평점 :
품절
漢字는 전 세계 언어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형상문자이다. 한자를 보다보면 그것은 글자가 아니라 그림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아주 당연한 것이리라. 그림의 추상화를 통해 하나의 상징체계로 변화한 한자의 세계는 인간의 추상능력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처럼 보인다.
한자의 세계는 사물에 대한 주관과 객관을 버무린 추상의 세계이다. 하지만 동양 삼국 가운데 한자에 대한 반감은 우리가 가장 왕성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이야 그렇다 치고 일본은 가나라는 문자 자체가 원래 불완전한 모습으로 태어난 관계로 한자가 없다면 그 글자 체계가 성립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은 한글이란 가장 완전한 체계의 문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표현이란 차원에서 한자를 경시할 수 있다. 동음이의어와 같은 경우 외국인이 아닌 한 한국인이라면 대화하는 가운데 문맥을 통해 완벽하게 소화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언어적 연상의 차원에서는 한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일본사람이 저자이기 때문에 한자에 대한 경외심이 담겨있다. 가나 자체가 한자의 부분을 취해 만든 것이기에 한자는 일본인에게 자신들이 사용하는 글자의 근원을 찾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리라. 그렇다면 한자의 미래는 어떠할까. 컴퓨터 시대를 맞이하여 한자는 대단히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었다. 저장 용량에서 한자를 따라갈 문자는 없다. 하나의 글자가 여러 가지로 표현되는 한자의 위력은 불편함보다는 정보의 위치에서 엄청난 위력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한자는 디지털 시대에 필요불가결한 문자가 아닐까.
*중국의 간자체는 초서체를 변형한 것이다. 이는 전서.예서.해서.행서.초서로 이어지는 한자의 간략화 과정의 최종단계이다. 이것은 한자가 가진 장점이면서 약점일 수도 있다. 한글의 최종단계는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