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 바투타 여행기 1
이븐 바투타 지음, 정수일 역주 / 창비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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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 바투타가 여행기를 기록한 시기의 이슬람 세계는 서쪽으로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동쪽으로는 중앙아시아에서 동남 아시아에 이르는 지역까지, 북으로는 서유럽의 관문인 세르비아에서 남으로는 동아프리카의 탄자니아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이었다.

이 방대한 지역은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이슬람이란 종교를 축으로 얽혀져있는 또 다른 세계였다. 이븐 바투타는 이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면서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하였다. 그의 붓을 통해 묘사되는 세계는 다양함과 조화가 어우러지는 세계였다. 이븐 바투타는 이런 모습을 통해서 알라의 위대하심을 간접적으로 전하고 있다. 하루 다섯번씩 일정한 시간이 되면 모스크의 첨탑에서 무에진이 <알라 아크바르...>로 시작되는 기도문을 낭송하면 제국의 모든 무슬림들은 메카를 향해 기도를 드리는 일체감을 통해 이븐 바투타는 제국의 영속성에 대한 자부심을 지녔을 만도 하다. 그의 이런 무슬림적 자부심은 곳곳에 관대함과 관용이란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븐 바투타는 국수주의적인 편협함에 사로잡힌 여행객은 결코 아니었다. 원의 지배하에 있던 중국에 입국하여 칸발리크의 시장에서 개와 돼지의 고기를 파는 모습을 보면서도 시종일관 그 문화적 차이의 다양함에 무게를 두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는 아주 차분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차분한 시각으로 곳곳의 무슬림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이 작품은 당시대의 글로 쓴 다큐멘터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이븐 바투타의 붓끝은 마치 헬드핸드카메라의 기록처럼 여정을 따라 조용히 움직이고 있다. 아랍어에 과문한 나로서는 그의 문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길이 없지만 아랍어의 음악적 요소를 상상하건데 정말로 아름다운 글로 씌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비스밀라Bismil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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