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그 변혁을 꿈꾼 사람들
신정일 지음 / 이학사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萊庵 정인홍을 아십니까.

정인홍(鄭仁弘 1535∼1623

조선 중기 문신·학자·의병장. 자는 덕원(德遠), 호는 내암(萊庵). 본관은 서산(瑞山). 경상남도 합천(陝川) 출생. 조식(曺植)의 수제자이다. 1573년(선조 6) 학행(學行)으로 천거되어 6품직에 오르고 81년 사헌부장령에 승진하였다. 91년 정철(鄭澈)의 건저문제(建儲問題)를 계기로 동인이 남북으로 분열할 때 북인에 가담하여 영수가 되었다. 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합천에서 의병을 모집하여 성주(星州)에 침입한 왜군을 격퇴하였으며, 이해 10월 영남의병장의 호를 받았다. 이듬해 의병 3000여명을 모아 성주·합천·고령(高靈)·함안(咸安) 등지를 방어했으며, 의병활동을 통하여 그 고장에서의 강력한 기반을 다져 나갔다. 1602년(선조 35) 대사헌에 승진하였고, 이어 왜란 당시 화의(和議)를 주장하였던 유성룡(柳成龍)·성혼(成渾)을 탄핵, 사직케 한 뒤 홍여순(洪汝諄) 등과 북인정권을 수립하였다. 이후 북인이 대북·소북으로 분열되자 대북을 영도하였으며, 영창대군(永昌大君)을 옹립하려는 소북에 대항하여 광해군을 적극 지지하였다. 광해군이 즉위하자 대사헌에 기용되고 대북정권을 수립하였으며, 스승 조식의 추존사업을 적극 추진하였다. 그러나 이언적(李彦迪)·이황(李滉)의 문묘종사를 극력 저지하려 하다가 성균관 유생들에 의해 유적(儒藉)에서 삭제되는 등 집권을 위한 싸움으로 정계에 큰 분란을 일으켰다. 12년(광해군 4) 우의정이 되고 이어 영창대군의 제거, 인목대비의 유폐사건에 가담, 영의정에 올랐다가 23년 인조반정으로 참형되고 가산을 적몰(藉沒)당했으며, 끝내 복권되지 못하였다. 일찍이 이이(李珥)는 그의 좌충우돌하고 강의(剛毅)한 성품을 돌격장(突擊將)에 비유하였다. 저서로 《내암집》이 있다. -인터넷 사전에서 참조 -

위의 약력은 88세의 나이에 역적으로 몰려 처형된 사람의 간단한 일생의 기록이다.  읽어보면 내암의 삶은 실천적 유학자로서의 치열한 모습이 보인다. 하기사 조식 선생의 제자이니 오죽하였을까만은...하지만 이분의 이런 이력조차도 인조반정을 일으킨 사람들에게는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내암을  제일 먼저 처형하면서 광해주의 모든 허물까지도 덮어 씌웠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보듯 이 분의 삶이 그렇게 간단하게 폄훼를 당할 인물이 아님니다. 이분의 정치적 행보를 제외한 실천적 삶의 모범은 어찌보면 한말의 위정척사운동의 유학자로까지 이어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분은 단 하나 전통적 유학의 따름을 거슬렀습니다. 바로 이 점이 조선 유학의 역사에서 용납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분은 조선초 역신으로 매도된 정도전마저도 조선 후기에 복원이 되었지만 끝끝내 역신으로 남은 분입니다. 역사는 언제나 승리자의 편에서 曲筆되는 것이 대세입니다. 프랑스인들은 영국인들이 트라팔가 광장에 넬슨의 동상을 높이 높이 세워놓은 것을 가지고 자존심이 상해서 뭐라고 합니다. 그러나 자신들은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제국의 연합군을 무찌른 전투의 지명인 오스터리츠를 역의 이름으로 붙여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은 이것에 대해서는 모두들 한결같이 침묵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소유하지 못한자에게는 불공평하다고 합니다. 역사를 소유한다는 것은 아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여기서는 우리 역사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곳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은 역사책에서 거의 대부분 한줄 혹은 이름만이 간단하게 언급되는 분들입니다. 이들을 아는 것은 우리가 갖고는 있었지만 진정으로 소유하지 못했던 역사의 한 부분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꿈 꿔던 세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도 아니고, 구름위에 세우고자 한 노동자의 천국도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백성들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려고 했던 분들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물론 알고 있어야 하겠지요. 왜 죽는지 아는것, 왜 싸우는지 아는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역사의 한 부분이 되고 역사를 소유한 진정한 주인이 되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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