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치 현대지성신서 1
G.F. 영 지음, 이길상 옮김 / 현대지성사 / 200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왼쪽의 그림은 메디치 가문의 문장이다. 다른 명문가와는 달리 여섯개의 둥근 알약이 그려진 소박한 이 문장의 기원은 확실치 않다. 이 둥근 것은 후추 혹은 저울의 추라고 추정하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다만 메디치가문이 금융업으로 부를 축적했다는 점에서 이런 설명은 약간의 이성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메디치 가문은 2명의 교황- 레오 10세, 클레멘스 7세-과 두명의 프랑스 왕비-앙리 2세의 왕비인 카트린 데 메디치, 앙리 4세의 왕비인 마리아 데 메디치-를 배출한 명문가이다. 메디치 가문은 그들의 경쟁자인 보르지아 가문의 음습함과 배신의 이미지대신 문화의 후원자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한 가문이 350여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예술과 문화의 영역에서 후원자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은 대단한 일이라 할 수 있다. 메디치 가문은 메세나 운동의 선구자였는지도 모른다.  그들이 후원한 위대한 예술가의 명단은 끝이없이 이어진다. 그들의 문화적 역량이 바로 유럽 르네상스의 실적표로 현재의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한 가문의 문화적 기부행위가 인류의 역사에 얼마나 만은 공헌을 하였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메디치 가문에 대한 개괄서로 볼 수 있다. 그러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따라 건조하게 흘러가는 책의 내용은 지루할 수도 있다. 메디치 가문의 행적을 보면 마치 소와 같은 느낌을 받는다. 천천히 느린 템포로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는 황소의 걸음은 우리에게 답답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 뒤에 매달린 수레에는 수십명의 인간이 타고 있다는 사실은 메디치 가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상징적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의 재벌 가운데서도 이런 가문이 나타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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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메트리오스 2004-10-12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문장의 기원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어떤 책에서 본 것 같습니다. 메디치 가의 조상 중 하나가 샤를 마뉴 휘하의 기사들 중 하나였는데, 괴물과 싸우는 중 괴물이 휘두른 몽둥이가 방패에 맞아 몇군데가 움푹들어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패인 부분을 본따서 만든 것이 저 문장이라고 하더군요(그냥 전설입니다...)

dohyosae 2004-10-12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또 새로운 것 하나를 첨가하게 되었습니다. 데메트리오스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