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증거
데이비드 피셔 지음, 형선호 옮김 / 김영사 / 1996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FBI의 범죄과학연구실Criminal Laboratory의 범죄수사에 관한 기록이다. 범죄의 과학적 수사는 우리 경찰의 영원한 과제이지만 작금의 현실을 보면 '대한민국은 좁은 땅이기 때문에 뛰다보면 범인이 잡힌다'는 소 뒷걸음질 치다 쥐잡는 식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시민들은 수준높은 미국의 범죄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 경찰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요즘 뉴스에 나오는 범죄 관련 소식을 보면 피의자의 임의동행이 폐지되고 변호사가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백은 재판에서 써 먹을 수 없다는 식의 미국식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찰은 이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지 못하였다.


이 책은 앞에서 저자가 말하듯이 '살인과 과학이 만나는 것'에 대한 기록이다. 얼마나 근사한가?  살인과 과학이 만나다니.... 화성연쇄살인산건의 초기 현장이 제대로 보존되어 있었고, 우리 경찰의 과학력이 5년만 선진화 되었어도 그 범인은 쉽게 빠져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는 체모/섬유, 지문/혈흔/DNA, 문서/필적/암호/발자국, 독극물/마약, 사진/비디오/거짓말 탐지기, 재료/성분, 폭발물, 총기/공구 등으로 나누어 범죄의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고 검토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범죄의 윤곽이 하나씩 드러나는 과정은 범죄는 과학이라는 그 말 자체를 실감하게 된다.


이 책은 과학적 수사방식을 설명하면서 박스 기사로 그 주제와 연관되는 사건을 집어 넣어 읽는 사람들의 흥미를 더욱 배가시킨다.  특히 체모/섬유편의 '키키 카마레나 사건'은 범죄의 현장이 멕시코임에도 이를 해결하는 사건 담당자들의 과학적 방법은 우리를 감탄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물론 폭발물 편에 언급된 유나 바머의 경우 그의 편지에 사용된 용어를 분석한 결과 그가 사회학이나 인류학을 전공한 사람이라고 추측했지만 그는 수학자였고 그에 대한 전반적인 인물구성이 실패했음에도 대략적인 윤곽이 지식인쪽으로 그려진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내내 생각한 것은 이제 우리는 범죄 수사에 박두만과 같은 경찰 보다는 서태윤 혹은 길 그리섬과 같은 사람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이런 것이 국제화가 아닌가....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콜린 윌슨의 잔혹, 살인의 철학


    노용면의 자살이냐 타살이냐


    카를 부르노 레더의 세계 사형백과


     유영찬의 법과학과 수사....등을 읽어 보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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