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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이야기 - 코르토 말테제
휴고 프라트 지음, 홍은주 옮김 / 북하우스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휴고 프라트Hugo Pratt를 만난 것은 인터넷 상에서였다. 어느 잡지에서 삽화로 나온 만화잡지의 제목을 보고 인터넷을 여행하던 가운데 그의 그림을 만났다. 처음 그의 그림을 보았을 때의 느낌은 고우영화백의 서양판 그림인 것 처럼 느껴졌다. 굵직한 터치며 생략적인 화면 구성이 너무나 유사했다. 그리고 짧은 영어실력으로 읽어가는 도중에 코르토 말테제Corto Maltese란 단어를 접하게 되었다. 선원모자를 쓴 단호한 얼굴의 모습. 그리고 얼마후.... 그의 만화를 만나게 되었다. 이런 만화를 접한다는 자체가 어찌보면 시대의 변화속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 가운데 하나가 아닐지.
처음 읽었던 책은 시베리아 횡단열차. 러시아 혁명을 배경으로 시베리아 철도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였지만 나를 사로잡은 인물은 폰 웅게른 슈테른베르크 남작이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그의 일생은 한마디로 열정과 광기가 얽힌 삶이었다. 이런 사람을 알게해준 프라토에게 은총이 있기를...
그리고 나머지 책들을 다 구입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구입한 책이 바로 켈트 이야기였다. 신화와 현실, 가공의 세계가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진 세계는 어찌보면 보르헤스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줄거리가 헐리우드로 건너갔을 때 얼마나 세속적으로 변모할 수 있는지.... 지금 한국의 만화시장은 일본의 감각적인 만화가 거의 장악하고 있다. 그 틈새에서 이런 만화가 생존하기란 솔직한 이야기로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런 만화도 서가에 진열되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지금 우리의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는 너무 호사스런 사치일까? 나머지 시리즈도 조만간 다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