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게릴라전사 1 - 일월총서 94
R.B.에스프레이 / 일월서각 / 1989년 6월
평점 :
품절


게릴라guerrilla란 단어는 전쟁을 뜻하는 스페인어guerra와 지소사-illa가 결합된 말로 정확한 뜻은 정규전이 아닌 작은 전쟁을 의미한다. 게릴라전의 시초는 역사가 시작된 이래 약한자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전법이었다. 이 게릴라전법은 소수의 인원으로 지역단위에서 독자적으로 이루어질 때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전법이었다. 멕시코 혁명 당시 판쵸 비야의 게릴라집단이 소규모 지역적 공격을 중단하고 통합적 전면전을 시도하다 오브레곤의 정규군에게 패배한 사건은 게릴라전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게릴라전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말대로 물로 비유되는 지역적 기반과 물고기로 표현되는 게릴라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중요한 것이다. 


이 책은 고대의 게릴라전쟁에서부터 현대의 베트남越南전쟁까지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아쉬운 점은 게릴라전의 백미인 중국보다 호치민의 베트남전쟁을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하며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당시 미국이 처한 상황이 베트남전쟁의 늪에서 헤매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히 게릴라의 역사를 기술한 책이라기 보다는 게릴라전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어찌보면 반게릴라전략을 수립하는 참고서 역할을 하는 자료인지도 모른다.


게릴라전에 대한 방대한 자료와 그것을 이용해 하나의 거대한 전쟁사를 기록한 에스프레이의 노력은 정말 책을 읽는 사람에게 감탄을 금할 수 없게한다. 하지만 번역상의 오역과 실수인지 무지인지 모를 인명, 단어의 몰이해한 번역은 좋은 책을 읽는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 책을 구입했을 당시 이런 문제점을 편지를 통해 보냈지만 아무 소식이 없었다. 이런 책은 자료적인 가치도 있기 때문에 다시 재번역하여 출판할 가치는 있다고 본다. 물론 지금은  공산주의와 민주주의의 첨예한 대립이 야기시킨 냉전시대도 끝난 마당에 게릴라전에 대한 책을 많은 자본과 공을 들여 재번역해야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면 할말은 없다. 하지만 요즘 체첸이나 러시아, 미국의 9.11테러, 아랍과 이스라엘간의 끝없는 투쟁, 중국의 티벳西藏자치구에서 벌어지는 독립투쟁과 같은 사건을 보면서 이제 세계는 전면전의 시대에서 게릴라전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느낄 수 있다. 게릴라전의 본질과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만한 개론서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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