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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조직깡패세계의 검은 내막
데이비드 E.캐플란 외 / 일월서각 / 1991년 1월
평점 :
품절
세계 3대 범죄조직으로는 마피아, 삼합회, 야쿠자를 꼽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범죄를 기업화하는데 성공하였다는 점이다. 범죄의 기업화를 통해 합법적인 돈세탁은 물론이고 그 돈을 이용하여 정치가들에게 뇌물을 제공하여 자신들의 안전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일본 범죄집단 야쿠자에 관한 책이다. 야쿠자의 성립에서부터 이들이 어떻게 발전하게 되었는가를 추적하고 있다. 일본에서 야쿠자의 역사는 흑룡회와 같은 극우단체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이들은 범죄로 벌어들인 막대한 검은돈을 세탁하여 일본 우익 정치가들의 돈줄이 되어줌으로서 자신들의 정책을 정치에 반영하기도 한다. 이러한 야쿠자의 활약은 일본 정치의 투명성에 절대적인 걸림돌이 된다. 연전에 사회당의 무라야마가 총리가 되어 일본 정치를 개혁하려 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국민들의 찬성에 아랑곳하지 않는 우익정치가들 때문이기도 했다.
이렇게 일본의 폭력집단인 야쿠자는 정치집단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
에 정치적인 문제에 우익의 선봉대로 투입되기도 한다. 정신대 문제나 교과서 문제 특히 천황제 문제를 건드리는 사람들은 그들의 공공연한 협박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들 야쿠자조직은 50년대와 60년대 일본의 활황기를 통해 자본을 축적한 뒤에 70년대에는 동남아시아와 미국의 서부지역까지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이 과정에서 야쿠자 조직은 한국의 정가와도 연결이 되기도 하였다.
일본 야쿠자의 정신 세계의 접점에는 1930년대 만주로 세력을 확장하던 극우주의자들과 연결되어 있다. 특히 정부의 지원을 받던 조직적인 정치깡패집단인 <현양사玄洋社>의 창립자인 두산만頭山滿-도야마 미쓰루-를 자신들의 존경하는 우두머리로 생각한다. 이 현양사는 일본 내에서 좌파와 정치적 반대자에 대한 공공연한 테러를 자행하였을 뿐 아니라 조선으로 진출하여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일도 저질렀다. 이러한 단체가 자신들의 뿌리라고 생각하는 야쿠자의 세계는 일본국가가 할 수 없는 일을 대신하는 대행자의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야쿠자는 패전후 미 점령군에 의해 일시적으로 탄압을 받지만 미.소 냉전으로 인해 다시 부활하게 된다. 결국 이들은 80년대 미국 서부지역에 필로폰을 공급하는 최대의 조직으로 발전하게된다.
이 책은 야쿠자의 80년대까지의 활동까지만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시기는 한국의 정치과정에서 가장 왕성하게 일본의 막후와 한국정치인들이 접촉하던 시기이다. 우리 정치의 천박함은 어찌보면 정치와 폭력이 혼합된 일본 정치의 다른 모습일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절대 절명의 진리는 단 하나였다.
*야쿠자란 화투의 8.9.3의 패의 일본어 발음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