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커트밑의 극장
우에노 찌즈꼬 / 논장 / 1991년 11월
평점 :
절판


91년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출판계에서는 <논장, 너 마저...>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탄식은 논장이란 출판사는 80년대 운동권 학생들에게 사상적 자양분을 공급하는 출판사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출판사가 치마 밑을 다룬 책을 출판한다는 것은 보통 용기 있는 결단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도판의 야함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면 훌륭한 성에 대한 개론서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여기서는 도판으로 사용하는 것이 미국 의 유명한 속옷회사의 카탈로그를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하나는 제품의 이미지 이면서 다른 측면에서 그것은 소프트 포르노잡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섹스가 어떻게 상품으로 교묘히 포장되는가를 우리에게 암시하고 있다. 이 과정을 추적하는데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80년대 중반 <샘이 깊은 물>이란 잡지에서 에두아르트 푹스의 <풍속의 역사>를 발췌소개하면서 불어닥친 성을 사회사적 측면에서 이해하고자하는 접근방식이 열풍을 분적이 있다. 이 책도 물론 그 열풍의 마지막 타자였지만 잡지의 시대가 마감되고 비디오 시대가 활짝 개화하려는 시기에 나온 그 점이 못내 아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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