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심리분석관
로버트 K. 레슬러 & 톰 샤흐트만 지음, 황보석 옮김 / 미래사 / 1994년 1월
평점 :
절판


범죄를 수사하는데 있어서 현장을 직접 뛰는 수사관들이 있는 반면, 범인의 심리를 분석하여 범인을 검거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은 일종의 범죄 심리학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 심리학이란 우리가 많이 접하는 추리소설의 한 형태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미키 스필레인>이 창조한 <마이크 해머>와 같은 하드보일드한 탐정이 아니라 홈즈와 포와르와 같은  고도의 추리를 요하는 수사관인 것이다.


이 책에는 미국을 떠들석하게 하였던 연쇄살인범들이 등장한다. 사람을 살해한 뒤 자신의 피가 가루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살해자의  피와 장기들을 먹으려한 <리처드 체이스>, 자신의 살인을 억제할 수 없어 살인 현장에 자신을 제발 체포해 달라고 적어 놓은 <윌리엄 하이랜스>, 여배우 샤론 테이트를 잔인하게 살해한 샘의 아들 <찰스 맨슨>, 살인 대상자를 미행하며 사진을 찍어 놓고 살인의 환상을 극대하화한 <제롬 브르도스>,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에 겁에 질린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하비 글래트먼>...


란 말이 있다. 이 라틴어 경구는 인간은 인간에 대한 늑대다란 뜻이다. 이 말은 인간의 적은 인간 자신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종일관 떠나지 않은 생각이 바로 이 경구였다. 왜 인간은 인간 자신에게 잔인한가? 쉬바이쳐 박사가 아프리카 람바랄레에서 봉사활동을 할 때 유럽에서 일차세계대전이 터져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었다. 이때 그를 도와주던 원주민 하나가 조심스럽게 쉬바이쳐 박사에게 물었다고 한다. <유럽인들은 죽은 그 많은 사람을 다 먹습니까?> 아프리카 식인종에게도 자신들 나름대로의 살인의 법칙은 있다.


아프리카의 식인풍습은 자신과 싸운 상대 전사의 용감한 영혼을 승자가 흡수하는 의식인 것이다. 여기에는 적어도 상대에 대한 존중이 있다. 그러나 연쇄살인범들에게는 우리가 야만인이라고 경멸하는 아프리카 식인 부족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신상태만이 존재한다. 맹목적으로 죽이기 위한 살인만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아무런 조건도 없다. 무조건이란 단어외에는 이를 설명할 만한 어떤 근거도 없다. 우리는 이를 사회부적응이니 다중인격이니 하는 단어로 부르고 있지만 이들은 질이 낮은 저급한 살인자일 뿐이다.


이 책은 <살인자들의 인터뷰>란 이름으로 다시 출판되었다. 이번에는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