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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와의 결혼 - 20세기범죄실화시리즈 1
존 더닝 / 자유문학사 / 1993년 7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모두 5권으로 구성된 범죄실화에 관한 이야기 가운데 첫번째 권이다. 여기서는 모두 11건의 범죄를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기술하고 있는 범죄의 대부분은 유럽에서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콜린 윌슨이 적극 권장하여 책으로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범죄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양으로나 질로는 독일의 범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뉴 게이트 연보'처럼 범죄를 모아놓은 카탈로그와 같은 것이 아니다. 여기에는 다양한 범죄를 방대한 자료의 정리를 통해 재구성된 사건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추리소설에서 보는 것과 같은 범죄의 기발함은 없다. 대신 유럽 각국의 특징있는 범죄가 존재하고 있다.
독일의 치밀함, 영국의 정중함, 프랑스의 치정과 이탈리아의 격정이 민족성과 어우러진 범죄의 특성이다. 이 책은 77년에 유럽에서 간행되었다고 한다. 그 시대에 이런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책을 쓴다는 자체가 놀랍기만 하다. 우리는 1986년부터 1991년에 걸쳐 일어난 화성 연쇄 살인사건 조차도 제대로 재구성할 만한 자료가 변변치않은 현실에서 이런 책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5권에 모두 58건의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1권에서 4권까지는 유럽의 범죄를 5권은 미국의 범죄를 다루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80년대 이후의 범죄를 맛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 책은 겉표지의 조야함으로해서 언뜻보면 길거리 리어커에서 덤핑으로 파는 싸구려 소설처럼 보이기 때문에 쉽게 손이 갈 수 있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한번 읽기 시작하면 범죄의 바다속에 한동안 묶여있어야만 한다. 그만큼 겉모습에 비해 재미있는 책이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일본번역서를 재번역한 책에서 숙명적으로 나타나는 인명과 지명 그리고 살인 도구의 명칭들의 생소함은 여간 주의해서 읽지 않으면 정확한 뜻을 알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점만 제대로 교정하여 산뜻한 새모습으로 다시 나온 다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며 범죄란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평범한 것이며 범죄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한 것이란 진리를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