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화봉사 고려도경
김종윤 / 움직이는책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가 국사시간에 말로만 들어왔던 고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책이다.  송 나라 사신이었던 서긍이 고려에 와서 보고 들은것을 그림과 설명을 곁들여 지은 책이 고려도경이지만 여기에는 그림은 없다. 그점이 아쉬울 뿐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간 느껴왔던 이 책에 대한  지적인 궁금증은 해소되지만 중국인 특유의 거드럭거림이 눈에 거슬린다.  당시 송은 거란과 서하의 협공으로 고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중심의 중화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거들먹거리는 중국인들의 무례는 백양의 추악한 중국인에 나오는 장쾌문화의 유습이란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심정일까?


이런 거슬리는 점만을 제외한다면 한국의 중세에 해당하는 고려시대의 모습을 살펴보는데 아주 귀중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국력은 정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그만큼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도 그러하지만 당시 한.중.일 동북아 삼국은 서로 교류하는 과정에서 사신으로 파견된 자들은 귀국하여 자국의 왕에게 보고 들은 것을 보고서 형식으로 제출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였다. 이런 보고서는 정책을 입안하는데 참고가 되고 당시의 국제정세를 이해하는데 지표로 활용될 수 있었다. 이러한 정보를 통해 자신과 상대의 형편을 가늠해 보는 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형태였다. 그러므로 고려는 중국이란 거대한 이웃을 두고도 자주성을 함양할 수 있었다. 반대로 조선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사대교린이란 외교정책을 수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당시 세계 속의 고려라는 모습이 중국인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하고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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