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과 작가들 - 위대한 작가들의 영혼을 사로잡은 음주열전
그렉 클라크.몬티 보챔프 지음, 이재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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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에게 술과 담배는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다. 담배는 안의 울분을 내뿜고, 술은 밖의 모순을 간직하게 한다. 그래서일까, 예술가들이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면 어떤 작품을 이 세상에 내놓았을까 궁금해 진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신의 아그네스'란 영화를 보면 정신과 의사와 수녀원 원장이 수녀원 정원에서 담배를 피우며 흰소리를 하는 장면이 있다. 두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들은 어떤 담배를 피웠을까 하는 소재를 놓고 두 여성이 희희덕 거린다. 베드로는 물론 시가, 바오로는 파이프...

마찬가지로 작가들은 어떤 술을 마셨을까 생각하며 상상을 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와인을 마시는 작가들은 약간 쁘띠-부르조아 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 포도주가 약간 고급이라고 생각해서일까? 반면 맥주를 마시는 작가들은 왠지 소탈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독일 작가들의 작품은 맥주와 함께하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생각하는 추리소설을 읽을 때는 싱글몰트 위스키가 제격일 것이다. 하지만 하드보일드한 탐정소설을 읽을때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버본을 마셔야할까? 프랑스 화가들의 그림을 볼 때는 무조건 압생트를 마셔야 한다. 진한 쑥과 파란색은 인상파와 입체파와 점묘파 등이 떠오르게 한다. 

도스토에프스키를 읽을 때는 무조건 보드카, 그것도 하얀 자작나무 상표가 있는 보드카가 제격이다. 추운 러시아의 작가를 읽으며 혈관 속으로 하얀 부동액을 넣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섬세한 여성 작가들을 읽을 때-캐서린 몽그랑같은 작가들에는 보드카 마티니 젓지않고 흔들어서 마시면 어떨까**

그레엄 그린의 권력과 영광은 무조건 메스킬이나 데킬라이다. 판쵸 비야의 전기나 자파타의 글을 읽을 때도 소금과 데킬라는 찰떡 궁합일지도 모른다. 스티븐슨의 보물섬을 읽을 때는 럼이겠지. 진한 럼을 상온에서 보관하여 마시면 대양의 열기와 뱃사람들의 고된 삶이 저절로 생각날지 모른다. 

*靑州從事 平原督郵란 말은 좋은 술과 나쁜 술을 말한다. 청주에는 제현齊縣이 있고, 평원에는 격현鬲縣이 있는데 좋은 술은 배꼽臍까지 내려가고 나쁜 술은 가슴膈에서 오르락 내리락 한다고 해서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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