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가 예수의 발에 눈물을 떨구다 - 성서 속에 나타난 매춘과 종교적 순종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체스터 브라운 지음, 이원경 옮김 / 미메시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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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에서 아벨과 카인으로 시작하여  다말, 라합, 룻, 밧세바 그리고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비범한 아들, 통상적으로 돌아온 탕자로 알려진 우화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아벨과 카인의 이야기에서 저자는 '신은 역사의 명령에 반항하는 이들을 흠모하고 아끼며, 신이 그들을 위해 창조한 질서를 과감히 거슬러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 자들을 좋아한다'는 이스라엘 철학자 요람 하조니의 말을 강조한다. 그리고 다섯 명의 여성의 이야기를 서술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탕자의 이야기를 배치하여 '네 동생은 순종하지 않음으로써 살아있느니라. 반면 너는 불만을 억누른채 복종함으로써 죽어있느니라. 시키는 대로만 할 줄 아는 맹목적 숭배자를 과연 주님께서 원하실 거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아버지의 말로 끝난다.

이 책은 이 말을 실천한 여성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이 창녀인지 아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고대에는 매춘보다 간음을 더 큰 죄악으로 보았다. 그래서 간음한 여인은 돌로 쳐 죽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반면 현대의 관점에서 간음, 보통 간통이라 부르는 행위는 매춘이란 행위보다 도덕적으로 덜 비난 받는다. 그리고 많은 나라에서 아예 간통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매춘을 하다 걸리면 법률적 제재도 감수해야 한다. 그러기에 이런 텍스트를 이해할 때 현대의 잣대로 그 시대를 검토하다 보면 많은 오류를 낳을 수 있다.

신은 한분이지만 그분을 만날 수 있는 길은 여러갈래이다. 성아우구스티누스는 다양한 세상이 하나의 빛으로 모아지는 것을 주목했다. 하지만 성토마스는 하나의 빛이 다양하게 지상으로 투사되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똑같은 하나의 태양을 이렇게 다르게 보았던 것이다. 이 책도 보고 읽다보면 기존의 종교적 해석과 다른 것이 나오기도 하고 때로는 과격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절대자를 찾는 다양한 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이다.

하지만 진실로 중요한 것은 다양한 해석을 통해 하나의 모습을 구성하는 것이라 하겠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호르헤 수사는 예수님은 결코 웃지 않았다고 단정한다. 그리고 그 단정을 통해 예수님이 웃지 않았기에 우리의 즐거움은 죄악이라고 판단한다. 정말일까? 루카 19장 1-10의 자케오 이야기를 보자. 키가 작은 자케오가 예수님을 보기 위해 앞질러 달려나가 돌무화가 나무에 매달려 예수님을 기다리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아마도 예수님도 그런 자케오의 모습을 보고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이렇게 행간을 통해 우리는 성 베르나르가 말했듯이 거인의 어께에 올라타고 더 멀리 더 높이 볼수있는 것이다.

이 책도 보고 읽으며 내가 몰랐던 것을 알게하고 내가 알았던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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