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이 교수형을 당해 처형되었다. 그 죽음의 동영상은 인터넷의 바다를 떠돌아 다니며 호기심과 만족과 적의와 결의를 양산하고 있다.

후세인의 지지자들은 후세인이 죽음을 결연하게 맞이하고 대처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그를 새로운 순교자로 추앙하고 있다고 한다.

오래 전에 험프리 보가트와 제임스 캐그니가 주연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다. 하지만 운명이 한 명은 가톨릭 사제(험프리 보가트)로 다른 한 명은 범죄자(제임스 캐그니)로 만든다. 하지만 이 둘은 자신이 살았던 그곳에서 만난다. 사제는 그곳으로 부임하여 아이들을 범죄에 빠지 않게 교화하고 가르치지만, 범죄자는 자신들의 충실한 예비군을 모집하기 위해 거리의 아이들을 유혹한다. 아이들은 무력한 신부보다는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범죄자에게 경도된다....결국 범죄자는 자신의 죄로 잡혀 재판을 받고 사형을 선고받는다.  그는 이 순간 신문기자들을 향해 외친다. 죽음의 현장에서 나는 당당할 것이라고...

거리의 아이들은 이 자극적인 기사를 보고 자신들의 우상인 범죄자가 죽음의 순간에도 멋있게 두목답게 처신할 것이라고 상상한다. 처형 전날 신부는 범죄자를 면회한다. 거기서 그는 자신의 친구인 범죄자에게 담담히 말한다. 내일 사형장에서 겁에 질린 모습을 보여달라고... 범죄자는 이런 제안을 단호히 거절한다. 하지만 신부는 설득한다. 너를 보고 있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고, 범죄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신부는 더 이상 설득을 포기하고 돌아선다.

범죄자는 아무말 없이 철창 안에서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를 보인다. 간수가 오고 그를 형장으로 데려간다. 이른바 데드맨 워킹이 시작된다. 기자들은 플레쉬를 터뜨리며 그이 일거수 일투족을 찍어댄다. 친구인 신부는 조용히 뒬르 따른다. 범죄자는 시종여유를 부린다. 하지만 사형실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그는 죽기 싫다고 발버둥을 친다. 그 순간 신부와 범죄자는 눈이 마주친다. 그 두사람 사이에 오가는 무수한 언어들...

다음날 신문에 그의 죽음에 대한 기사가 실린다. 기사의 촛점은 마지막 순간의 발버둥이다. 아이들은 그 기사를 보고 무척 실망한다.

사담 후세인의 죽음이 가져온 후폭풍의 기사를 보면서 생각난 이 영화의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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