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당무가 르 삑씨에게 보낸 편지]
아버님전상서, 기쁜 소식을 알려드리겠나이다. 이가 하나 또 나왔습니다. 아직 그 나이는 아니지만 조숙하게 사랑니가 나는가 봅니다. 원컨데 그것이 하나로 그치지 않을 것이며, 또한 저의 착한 행실과 정진으로 아버님을 만족케 해드릴 수 있기를.
[르 삑씨의 회신]
홍당무 앞. 바로 네 사랑니가 나오고 있을 무렵, 내 것이 하나 흔들리기 시작했단다. 결국 어제 아침에 뽑히고 말았다. 이리하여 네 이가 하나 더 나오면 네 애비 이는 하나 없어지는구나. 그럼으로써 세상도 변함없고 우리 식구 이의 총수는 여전하니라.
-삼중당 문고 155 金鵬九역 홍당무 가운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