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바뀌는 건 몸으로 체득하는 일이지만, 책을 사고 읽는 일로 깨닫기도 한다. 내게는 <창작과 비평>가 바로 그런 ‘환절기’의 필수 도서목록. 점심 시간에 교보에 가서 사다. 이명박 시대를 ‘3대 위기’로 규정하고 있는 특집이 우선 눈길을 끌고, 20대 ‘아해’들의 좌담과 백낙청 선생의 ‘포용정책2.0을 향하여’도 들춰보게 된다. 김철과 황종연의 문학적 민족주의 비판에 대한 ‘원로’ 김흥규 선생의 글도 눈에 띤다. 연세가 꽤 되셨을 것인데, 자신의 문학연구의 출발점이자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우려했는지, 이론적 반격의 서슬이 꽤나 단단하다. 어서 읽고 리뷰를 쓸 것. <문학과 사회> 봄호에는 한강의 신작 소설에 대한 작가대담이 실려서 교보에 서서 들춰봤는데, '비평가' 강계숙과 '소설가' 한강이라는, 나에게는 두 사람이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두 사람 모두 예전보다 훌쩍 키가 커진 것 같았다.  

이준구 교수의 홈피에서 눈에 익은 안병길 박사의 책. 역시 이준구 교수의 서평에 힘입어 사다. 참여정부 초기 임혁백 교수와 정치개혁연구실에서 일했다고 하는데, 참여정부의 지향했던 정치개혁의 방향을 우회적으로 읽어낼 수 있으리라 짐작이 됐다. 첫 머리의 추천사에는 이준구, 임혁백, 정준표 등 무려 세명이나 동원됐다. 저자가 뒷표지의 짤막한 ‘주례사’로는 성에 차지 않은 모양. 누군가의 평가처럼 내가 ‘도저한 리버럴리스트’라면 ‘자유민주주의’ 라는 언어에 육친적 친화력을 느낄 만도 한데, 그렇지 않은 것은 ‘자유민주’를 자처한 자들이 남긴 트라우마일까. 하여간, “대통령도 모르는 자유민주주의 알기”라는 부제를 보니 MB 비판을 바닥에 깔고 있을테고, 문득, 참여정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간들은 왜 이리 책 내고 담론을 개발하는 것을 좋아하나.(3월 9일, 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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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03 2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5-06 00: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든사이 2010-05-06 20:11   좋아요 0 | URL
방금 전에 리뷰 이메일로 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