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의 교양을 읽는다
박기찬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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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1954년 출간된 ‘경영의 실제’에서 “우리의 사업은 무엇이어야만 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이라는 통념을 거부했다. 오히려 기업의 목적은 사회적 기여에 있고,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드러커의 주장은 50여년이 지난 지금 기업을 정의하는 하나의 상식이 됐다. 포드자동차·IBM 등에서 경험하고 관찰한 것을 토대로 쓴 그의 책은 경영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드러커는 현대 경영학의 기초자다.

경영학은 1911년 프레데릭 테일러가 ‘과학적 관리법’을 출간하면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학문으로서는 1백년이 채 안되는 역사다. 테일러는 노동시간을 분할해 효율적인 작업이 이뤄지도록 한 시간 관리법을 도입했다. 그의 생각은 훗날 비인간적 노동을 상징하는 ‘테일러리즘’으로 유명해졌지만 ‘경영의 시대’는 바로 그것에서 비롯됐다. 테일러의 등장 이후 오늘날 마케팅·브랜드·고객 관리·로드맵 등의 경영학 용어들은 거의 일상용어가 됐다. 경영학은 글로벌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학문이 됐다.

국내 경영학자 다섯명이 펴낸 ‘경영의 교양을 읽는다’는 경영학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저자들은 1백여권에 달하는 경영학의 고전 가운데 핵심적인 저작 30여권을 소개하고 있다. 해당 저작이 출간된 배경과 핵심 아이디어, 주요 내용, 현대적 시사점, 저자 소개까지 다채롭게 펼쳐 보인다. 7백여쪽에 달하는 분량으로 현대 경영학의 역사에 대한 소백과사전이나 마찬가지다. 다른 다이제스트북과 달리 고전의 핵심 논리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이 책의 미덕이다.

저자들은 경영학의 역사를 세 단계로 분류했다. 테일러의 등장과 관료제 연구를 통해 경영학의 기초를 닦은 사회학자 막스 베버, 경영 관리 기법을 도입한 프랑스의 앙리 파욜 등은 경영학의 창시자들. 이들의 등장으로부터 1970년대까지는 초기 경영의 시대다. 석유파동 이후 일본 기업의 미국 진출이 두드러지면서 70년대와 80년대는 미국 기업들이 경영전략을 고민하던 시기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된 90년대 이후 경영학은 현대 학문의 총아로 떠올랐다.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라’는 모토를 내건 프라할라드와 게리 하멜의 ‘미래를 위한 경쟁’은 이 시기의 대표작.

이 책이 보여주는 경영학의 궤적은 기업들의 흥망사에 그치지 않는다. 급변하는 환경에 대처하는 기업의 전략은 개인에게는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지침이 되기도 한다. 지금은 기업만이 아니라 가정에도 경영이 도입되는 시기다. 책의 제목처럼 현대인들에게 경영은 이제 필수적인 교양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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