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레드 에디션, 양장) - 아직 너무 늦지 않았을 우리에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백영옥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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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우리에게 선물하는 건<br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br />똑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을<br />바꾸게 하는 힘이 아닐까.<br />시간은 느리지만 결국<br />잎을 키우고, 꽃을 피우고, 나무를 자라게 한다.<br />나는 그것이 시간이 하는 일이라 믿는다. /p14


20대 중반즈음 이었나?  어린시절 보던 만화들을 DVD로 구입해서 쉬는날이면 집에서 틀어놓고 보곤 했었다.  <빨강머리앤> <키다리아저씨> 그리고 지브리 애니메이션 영화 몇 편.... 어린 시절 추억어린 향수를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그 당시엔 어린 마음에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주인공들을 응원하는 마음뿐이었는데, 성인이 되어 다시 보니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무뚝뚝하고 가끔은 너무나 미웠던 마릴라 아줌마, 답답스러울 정도로 묵묵했던 매튜 아저씨.  그런데 그들의 앤을 향한 애정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요,

뭔가를 즐겁게 기다리는 것에

그 즐거움의 절반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즐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즐거움을 기다리는 동안의 기쁨이란

틀림없이 나만의 것이니까요. /p42


마음의 친구는 어떤 존재일까.  과연 어린 시절의 우정이 가장 순순한 관계일까.

어린 시절의 우정이 꼭 마음의 친구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살면서 자연스럽게 끊어지거나 소원해지는 관계도 많고, 새롭게 맺어지는 관계들은 점점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세상엔 생각보다 다양한 우정이 존재한다. /p83


블로그를 시작하며 닉네임을 고심하다 떠올랐던게 빨강머리앤 이었다.  그녀처럼 매사 긍정적이고 밝게 바라 볼 수 있다면.... 이라는 마음이 컸던 시기를 보내고 있었던지라, 빨강을 까망으로만 바꿔서.... 지인들 사이에선 '앤양'으로 더 통하고 있다.  백영옥작가도 그렇지 않았을까?  인간관계에 실패하고 소설가기 되겠다는 오랜 꿈에서 멀어지면서 힘들었던 시기 앤을 다시 만나기 시작하면서 문장으로 옮겨 문장으로 다시 만나면서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  가끔 그 어떤것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 시기가 있다.  분명 사랑하는 가족들, 지인들,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내 안의 자존감은 내 문제일테니... <빨강머리 앤>이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는 삶은 살아 볼 만하다고, 수다쟁이 그녀와 함께 하다보면 내가 당면한 현실의 문제들이 조금은 옅어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꿈과 현실, 그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나는 이 질문에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우리의 삶이 두부를 자르듯 명확히 잘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은 분명하다.  살면서 어떤 종류의 고통을 참을 것인가.  그것을 결정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할 수 있다. /p170


시간이야말로 우리가 사는 세상의 거의 전부가 아닐까, 시간은 죽도록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하게도 만들고, 정말 싫어했던 사람을 좋아하게도 만든다.  사랑이 타이밍이 아니다.  타이밍 자체가 사랑이다.  누가 더 많이 사랑하고, 누가 더 오래 사랑하느냐의 문제가 많은 연인들을 시작하게도, 이별하게도 만든다.  그래서 앤과 길버트의 사랑을 보며 나는 이렇게 되뇌곤 했던 것이다.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다고. /p219


사람들은 과거는 절대 바꿀 수 없다고,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과거도 바뀔 수 있다는 걸 이젠 안다.  정확히 말해 과거의 '의미'는 내가 '현재'를 어떻게 살아내느냐에 따라 변한다.  나는 과거가 뒤바뀐 사람들을 줄곧 관찰해왔다.  성취가 실패로, 상처가 성숙으로, 행운이 불행으로, 분노가 기쁨으로 말이다.  /p328


마흔이 되고나니 너무 나이가 들어버린 것 같고, 앞으로 살아야 할 삶이 조금은 겁이나 가끔 입밖으로 소리내어 말하곤 한다.  한숨 섞인 푸념처럼.....그럴때마다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있다.  "넌 아직 젊으니 살아갈 시간도 많아, 니가 하고 싶은걸 시간이 허락 하는한 많이 경험하고 해봐라."  환갑을 넘겨 칠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엄마에겐 난 언제까지 엄마의 딸이고 어린 자식이겠지...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어린 딸이라는 느낌보다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동지로 느끼고 있다고 느낀건, 엄마의 젊은 사고방식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엄마라고 왜 걱정 되지 않겠는가...  앤이라면 지금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었을까?  아마도 엄마가 해주신 이야기랑 크게 다르지 않을것 같다.  가끔 과거의 시간들을 그리워 할 때도 있지만, 지금은 현재의 삶을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가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지만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을 이야기 해준 백영옥작가의 글을 읽으며 몇 년후 다시 읽었을때 다가올 감상이 조금 기대되기도 했다.  생각난김에 DVD를 꺼내 봐야겠다.  더위가 기승인 요즘, 앤과 함께 해보는건 어떨까?  앤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이들에겐 추억과 향수를, 그녀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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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구르미 그린 달빛 1~5시리즈 세트(전5권)
열림원 / 2015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구르미 그린 달빛]은 전 5권으로 구성된 장편소설이며, 조선시대의 역사적 배경 위에 써 내려간 ‘픽션’이다.

저자 윤이수는 ‘작가의 말’에서, 지난 2013년 봄날 창덕궁을 찾았다가 차마 못 다한 생이 서러운 효명 세자(孝明世子)―본명은 ‘이영(李?)’이다―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고백한다. 효명 세자는 조선 제23대 국왕인 순조(純祖)의 맏아들로, 19세 때부터 병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대리청정을 했다. 비록 22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비운의 인물이지만, 그 이름처럼 효성스럽고 명민했다고 전해진다. 짧은 생애였으나 세도정치를 억제하고 왕권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문학과 예술에서도 남다른 업적을 남겼다. 그리고 이와 같은 그의 성정은, 가상임에도 소설 곳곳에서 실감 나게 구현되고 있다. 또한 당시의 시대적 갈등, 세권 다툼은 소설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을 더하는 플롯으로 작용한다.


언제부턴가 지인들 사이에서 들리기 시작했던 <구르미 그린 달빛>, 하지만 5권이라는 분량이 부담스러웠고 언젠가 읽겠지? 라는 생각에 미루고 미루다.  7월 생일을 맞아 지인들께 선물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왜!!! 이 책을 이제야 읽은거지?  5권이라는 분량이 무색하게도 책을 들고 앉으면 시간 가는줄 모르고 책장이 넘어간다.   조선시대 실존했던 인물인 효명세자 (이영)의 짧은 생.  을 역사적 배경 위에 써내려갔다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홍라온이라는 남장 여주의 활약과 조연들의 활약으로 물흐르듯 흐름을 이어간다.



홍라온, 저 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밝은 해를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함께 있으면 주위가 환하게 밝아지는 느낌.  어떻게 하면 저렇게 구김살 하나 없이 웃을 수 있는 것일까?

한 번도 불행한 일 따위는 겪어본 적 없는 사람처럼.

처음 저런 모습을 보았을 땐 아주 잠깐 강샘도 했더랬다.  라온의 밝은 모습이, 티없이 환하게 웃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여 괜스레 샘이 나고는 했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저리 환히 웃을 수 있는 것은 행복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오히려 정반대.  남들보다 더 많이 힘들고, 더 많이 아팠기에 웃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치 이쯤은 가볍게 툭툭 털어버릴 수 있다는 듯이.  /p333  구르미 그린 달빛 1권

지금까지 라온에게 삶이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견디며 인생의 길을 한 발 한 발 어렵사리 내딛는 것.

그러나 궁에 들어와 방연을 만나고 화초서생과 재회하는 사이, 사는 것이 진실로 즐거워졌다.

어느 사이엔가 라온은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p58  구르미 그린 달빛 2권


운종가 거리에서 삼놈이로 불리며 담배가게 한켠에서 고민상담을 들어주고 내놓는 해결책마다 잘 들어맞아 더욱 유명세를 타게된 홍라온.   대가댁 도령의 연서를 대필했다가 상대가 만나자는 이야기에, 대신 나갔다가 화초서생 (이영)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자신이 연서를 대필했던 상대가 궁에서 귀하디 귀한 명온 공주였을 줄이야.... 그사이....라온은 동생 단희의 병세가 악화 되면서 큰돈이 필요하게 되고, 마침 그녀에게 궁의 환관이 되면 큰 돈을 선불로 줄 수 있다는 이야기에 환관이 되려고 마음먹고.... 환관이 되기 위한 과정을 지혜롭게(?) 넘기고 환관이 된 라온. 의 궁에서의 생활은 순탄치 않다.  



하지만 채 생각이 여물기도 전에 깨닫게 되었다.

왕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하여, 마음을 잘라냈다.

여린 새싹처럼 돋아나는 사람의 감정을 철저히 베어버렸다.

그렇게 마음의 잔가지마저 깨끗이 도려낸 이후, 영은 모든 것에 무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제 곁에 잠들어 있는 라온을 보는 순간, 마음이 동요했다.

평온했던 일상이 뒤틀리고, 냉정했던 사고가 성난 짐승처럼 날뛰었다. 

처음에는 그저 귀여운 어린 아우 정도로 생각했던 녀석이었다.

자신을 화초서생이라 부르는 녀석의 맹랑함이 싫지 않았다.

두고 보는 재미로 온종일 붙어 있어도 심심하지 않아 자주 찾고는 했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정이 들었고 이제는 하루라도 보지 못하면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녀석으로 인해 무심했던 심장에 마음이 생겨났다.  /p260  구르미 그린 달빛 2권


은밀한 남자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 라온.   어머니와 동생 단희를 위해서 눈감고 딱 3년만 궁에서 지내기로 마음먹었지만, 운명의 수레바퀴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굴러가지 않고,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그녀의 인생은 조금 더 고단해 지는듯하지만 궁에서 만나게 된 병연과 외척세력의 수장인 김조순의 손자인 이조참의 윤성과의 만남으로 네 사람의 인생은 어떻게 굴러가게 될지 궁금해 지는 마음에 책장이 넘어가는걸 멈출수가 없었다.  아버지인 순조가 외척세력에 휘둘리면서 약해진 왕권을 강화하고 싶었던 이영.  지나치게 똑똑하고 영민했던 세자를 배척하려 했던 외척세력들.  그들간의 숨가뿐 움직임도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간다.



살아가지 않고 살아가야 했다.  외롭지 않고 외로워야 했다.  한 줌 바람이 되고 싶었다.

세상을 부유하는 구름이 되고 싶었고, 티끌 같은 먼지가 되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싶었다.

그러기에 마음 둘 곳도, 기댈 곳도 두지 않았다.  세상에 미련 두지 않은 채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 내 삶에 그 녀석이 뛰어들었다.

홍라온, 사내의 모습을 했으나 사내가 아닌 녀석, 온종일 그림자처럼 내 곁을 맴돌던 녀석이 귀찮았다.

성가셔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차마 쫒아낼 수가 없었다.  내 곁에서 떨어지라고 소리칠 수가 없었다.

녀석이 내게 건넸던 죽 한 그릇 때문이었을까?  녀석의 온기가 조금씩 나를 침범해왔다.  /p113  구르미 그린 달빛 3권


자로잰듯 정확하고 날카로운 성정의 이영.  그가 라온의 등장으로 조금씩 변화해 가면서도 왕권강화를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 효명세자의 너무도 짧은생.  이 책을 읽으며 역사속 그가 살았던 시대의 배경이 궁금해졌다.  한국사에 대해 너무나도 아는게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차에 마주한 조선시대라 역사에 조금더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가졌다고 할까?  참 고마운 책이네...



외척들은 겨우 한 걸음 떼어냈다고 생각했는데, 대비께선 또 다른 외척을 들이라 하고 있었다.

힘으로 힘을 견제하는 것.  그것이 정치라고 하였다.  그들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잘 해야 바른 왕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영이 생각하는 정치는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가 생각하는 왕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우뚝 설 수 있어야 했다. 

그래야 비로소 진정한 왕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외척을 방패 삼아 또 다른 외척을 상대하는 그런 왕은 되고 싶지 않았다. /p245  구르미 그린 달빛 4권


여인의 몸으로 거짓 사내 행세를 하고, 환관이 되어야 했다.  참으로 가혹한 운명.  그 저주받은 운명이 이젠 라온에게서 정인마저 빼앗아갔다.  그럼에도 그녀는 웃고 있었다.  행복하다 말하고 있었다.  윤성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라온이 말을 이었다.

"이처럼 그분의 곁을 지킬 수 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윤성이 단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단단한 믿음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의가 저리도 굳건할 수 있단 말인가.

윤성은 갈대처럼 흔들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배워왔다.  언제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돌아서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아니었다.  영을 향한 라온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이제는 세자의 등 뒤에서 그를 지켜볼 수 없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전히 그를 사랑했다.  아니, 전보다 더 깊이 연모하고 있었다.....<중략>

라온의 진심, 그녀의 마음은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 지독한 연모가, 그 견고한 신의가 윤성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지금까지 알아온 모든 것들이 뿌리째 흔들렸다.  /p326~327  구르미 그린 달빛 4권


조용히 라온을 지켜주는 병연,  월하노인의 팔찌로 그녀를 자신의 마음에도 묶어두고 싶었지만 이미 이영에게로 향한 라온의 마음을 알기에 곁에서 조용히 오라비처럼 지켜주는 역할을 자처한다.  윤성은 홍라온이 역적의 자식이었던 것을 알고 그를 이용해 사건을 키울 생각이었지만 라온을 몇 번 만나보며 그녀의 투명함과 올곧음에 계획을 수정해가며 그녀를 지키고 싶어졌고, 이영을 향한 마음을 자신에게 돌리고 싶어졌다.  이 두 남자는 이영의 어릴적 배동으로 성장해가며 다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한 여자로 인해 다시 서로를 마주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운명. 


 언제나 그랬다.  삶은 고통이었고, 무심한 하늘은 그들 편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살아보려 발버둥 칠 때마다 이리 무참히 짓밟혔다.  백성이란..........백성의 삶이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내는 것이라 하지만......너무 버거웠다.  견딜 수 없을 만큼 힘겨웠다. /p389~390  구르미 그린 달빛 4권


잠시 윤성을 바라보던 라온은 검지를 추켜세웠다.

"우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

"세월이 약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월이 약?"

"네, 그 사람이 없으면 당장 죽을 것 같고 미칠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괴로운 마음도 잊힐 거라고 하셨습니다."

".................."

라온의 말에 윤성은 고개를 떨어뜨렸다.

사랑은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었다. 느닷없이 나타나 미처 대비할 여유조차 주지 않은 채, 멋대로 깊은 흔적을 새겼다.

뜨겁고, 아프고, 괴로웠다.  아무리 태연한 척 애를 써도 지워지지 않은 연의 인.

"정말 세월이 흐르면 이 고통이 사라지겠습니까?"

"지금의 고통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아프고 괴롭더라도 견디십시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 아픈 마음도 비워질 겁니다." /p456


라온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할 때마다 검지를 세우며 "우리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이라고 하는 부분도 곧 드라마 방영이 예정되어 있어서인지 점점 3D화 되어가는 책읽기를 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김유정이 홍라온의 역할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되는건 책에 묘사된 모습들과 그녀의 모습이 묘하게도 어울리는 기분이었달까?



<font color="#888888"></font>

"저하께서 하고 싶은 대로 하십시오.  저하께서 달이 되신다면 저는.....저하의 곁을 맴도는 구름이 되렵니다."

"구름?"

"홍운탁월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진정으로 아름다운 달빛이란 달 스스로 빛나는 것이 아니라 구름이 그려내는 달빛이라 하였지요.  저하를 빛내드릴 수 있는 구름이 되렵니다.  지친 저하를 포근히 감싸 안을 수 있는 그런 구름이 되고 싶습니다.  언제까지고.... 저하께서 밀어내실 때까지 저하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렵니다." / 구르미 그린 달빛 5 / 홍운탁월 p206



"..............성가신 녀석."

어둠 속에서 지켜보던 병연의 입에서 불퉁한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아쉬울 것은 없었다.  온 마음을 다해 연모하였으니, 안타까울 것도 없었다.

저리 무사하도록 지킬 수 있었으니, 그러나 내 몫이 아닌 사람, 그것이 아플 뿐이다.

그것이 아주 조금 서러울 뿐이다.

하지만 욕심내지는 않으리라.  이번 생에서 아니 된다 하면 다음 생을 기다리면 될 터.

다음 생에서도 내 몫의 사람이 아니라면..... 그다음 생을 기다릴 것이니, 그러니 너는........행복해라.

"아무 시름없이 행복해라, 홍라온."

돌아서는 병연의 입가에 쓸쓸한 미소가 걸렸다. / 구르미 그린 달빛 5 / 홍운탁월 p267~268


짧은 생을 살다갔던 효명세자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여서, 갑작스레 그의 죽음이 등장 했을땐 당황스러웠지만 뒤의 이야기가 너무 자연스럽게 풀려서 한나라의 왕이 아닌, 달이 되어 어둠속에서 외척세력들을 지켜보며 라온과 행복하게 살다가 온 생을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녹아들어, 마지막까지 흐뭇했던 <구르미 그린 달빛>   읽어가는 책의 권수가 많아질수록 등장인물들에 빠져들게 되고, 박보검, 김유정 주연으로 곧 시작될 드라마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병연과 윤성의 역할도 중요한데 찾아보니 잘 모르는 배우들이라... 좀 걱정은 되지만 잘 하겠지? 그럴거야.... 믿고 봐야지....) 진정,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에 책으로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안 읽으신 분이 계시다면, 꼭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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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문구 - 매일매일 책상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일상 문구 카탈로그
다카바타케 마사유키 지음, 김보화 옮김 / 벤치워머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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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따라 "이 작업에는 이게 아니면 안 돼!" 하는 것들이 있다.  물론 나도 고급 만년필의 좋은 점을 모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상에서 자주 쓰는 평범한 문구의 팬으로서 책상에서 매일 맹활약 중인 늠름한 문구들에 경의를 표한다.  그래서 평소 특별하게 언급되지 않는 그것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나의 필수 아이템 중에서도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는 실용적인 문구에 초점을 맞췄다.  매일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다.


문구는 문자를 기록하는 것이 기본적인 기능이기 때문에 언어와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도구에는 목적에 맞는 선택 기준이 있다.  고사양 물건이라 하더라도 쓰임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 보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문구는 오늘 퇴근하는 길에 살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만약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다면 문구점에 들러 당신에게 꼭 맞는 아이템은 무엇인지 찾아보길 바란다. / 시작하며



연필, 색연필, 노트등을 사용하게 되면서부터 내가 사용하는 제품외에 다른 문구들에 더 관심과 시선이 가게 되고, 조금더 내게 맞는걸 찾고 싶어 학창시절엔 줄기차게 드나들었던 동네 문방구.  요즘은 작은 문구점들은 거의 사라지고 대형 문구점들만이 살아남았는데 일본엔 독특한 덕후들도 많은것 같지만 이런 유용한(?) 덕후의 책을 반기는 국내팬들도 많을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용돈으로 학용품을 구입하기 시작한게 중학생즈음 부터였으니 근 30여년 가까이 다양한 문구를 사용했고, 미처 사용하지 못한 제품들도 많다.  그래도 문구점을 지나칠때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어가서 한참을 서성이게 되는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지 않았을까?  지금도 필통, 책장, 박스등엔 개봉도 하지않은 문구제품들, 노트, 펜, 등이 쌓여있지만 아낀다는 명목하에 자주쓰게 되는 문구류는 따로있다.  개인적으론 JETSTREAM 볼펜, 빅볼, 동아수성펜등이 그렇다.  빅볼 볼펜은 저렴하게 구입해서 여기저기 손닿는데 놓고 자주 사용하고 있고, JETSTREAM 은 필사 할 때 애용중이다.  노트와 맞는 펜이 따로 있는것 처럼, 노트와 펜의 궁합도 중요하다 생각되서 그때그때 바뀌긴 하짐나 필기감등을 고려했을때 제일 유용한 제품이랄까?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을 작가가 직접 그렸다고 하니, 문구에 대한 애정이 담뿍 묻어남을 느끼게 된다.  제품하나 하나 직접사용해보고 전문가스러운 코멘트까지 그의 글을 읽다보면 이 제품은 나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제품들도 몇 몇 있다. 

 

 




내가 몰스킨을 애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책등 때문이다.


마치 '도서'같다는 말은 단지 다른 수첩들처럼 책의 겉모습만 흉내 냈다는 뜻이 아니라, 기록을 주로 하는 노트로서 쓰기 좋고 내구성이 우수하다는 뜻도 내포한다.  그리고 다 쓰고 난 후에는 한 권의 책처럼 어색하지 않게 책장에 꽂아둘 수 있다.  비록 사소한 메모일지라도 기억의 책갈피로서 의미를 갖는다.  착상과 아이디어가 적혀 있다면 더더욱 사용이 끝나고 다른 어떤 책보다 나에게 중요한 '도서'가 된다. /P039


사용을 고려했던 제품들의 상세 설명을 만날때면 더 자세히 읽게 된다.  올핸 스타벅스 다이어리를 유용하게 사용중인데 몰스킨과 콜라보하여 만든 다이어리라 몰스킨 하나를 통채로 잘 쓰고 있다.  이 다이어리를 쓰면 쓸수록 드는 생각이 제대로 된 노트하나를 구입해서 시작해볼까? 라는 생각..  사실 일반 수첩을 구입하는데 비해 비용이 좀 들기때문에 구입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일하면서 정리할 내용도 꽤 늘어나고 있으니 일과 개인적인부분으로 나누어 기록을 시작해보는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몰스킨 북저널도 구입해놓곤 작성하다 넣어놓고 작성하다 넣어놓고를 반복했는데, 다시 꺼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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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덕후들에겐 이 책을 읽으며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을것 같고, 내가 가진 문구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보기도 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가 직접 스케치한 세밀한 문구 스케치와 그와 관련한 글을 읽다보니 어느덧 형광펜을 들고 앉아서 줄도 그어보고 저자가 그린 그림을 보고 내가 사용했던 제품이 맞는지 찾아보기도 했으니까... 지금 내 주변에 자주 사용하는 문구들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는건 어떨까?  저자의 문구에 대한 애착이 새삼 고마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현재 내 주머니 속에 있는 극히 일부를 꺼내 펼쳐보았다.  '궁극'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엔 의외로 평범한 물건들이었을지 몰라도, 하나같이 내 꿈을 현실화시켜주는 슈퍼 아이템들이다.  여기서부터는 당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달려 있다.  이 책에 나온 문구가 별반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지금 주변에 있는 문구들로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기분이 들었다면 성공이다.  그리고 바라건대, 그 흔한 문구들에 숨어 있는 관계자들의 애정과 정성을 깨닫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다. /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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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질문들 - 일러스트 다이어리북
미라 리 파텔 지음, 이재경 옮김 / 반니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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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가는 여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시작하는 질문을 찾는 거죠.

이 책의 각 장은 삶에 대한 명언과

그것이 던지는 질문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질문들을 매개로 격언의 감성을 삶에 적용해보세요.


이 책에는 정답도 오답도 없어요.

아무도 평가하지 않아요.

그저 자신에게 솔직하면 돼요.

이 책이 거울이 되어줄 거예요.


시작하세요.

끝까지 해보세요.

 

 



서점을 방문할 시간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 하루에 한 번씩은 사이트별로 온라인 서점을 돌아보곤 한다.  어떤 책들이 출간되었는지 궁금한 마음에 놓치지 않고 챙겨하는 일이기도 한데, 우연히 <나를 찾아가는 질문들> 이란 일러스트 다이어리 북에 시선이 자주 멈추곤 했다.  5년다이어리를 쓰다가 잠시 멈춘 상태기도 했지만 컬러풀한 색감에 오프라 윈프리가 선택한 단 한권의 다이어리북! 이란 문구가 호기심을 더 더~ 자극했던것 같다.  컬러링북인가? 생각될 정도로 화려한 색감, 질문에 답을하고, 칠을 해보기도 하면서 나만의 책을 만들어가는 다이어리.  필통에 잠자고 있던 색색의 펜도 꺼내고, 조카의 색연필까지 빌려서 잠들기전 조금씩 작성했던 다이어리가 지금은 머리 맡에 잠들기전 한번씩 들춰보게 되는 일기장이 되었다.


 



의외로 많은 질문들을 만났고, 생각지 못했던 질문을 마주하면서 '나'에 대해 깊이 있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던것 같다.  어떤 질문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게 답이고 앞으로의 방향이 아닐까?  질문의 중요성에 대해 한번씩 생각하게 되는이 이 다이어리북은 그런 생각을 뒷받침 해주었던것 같다.  이런 질문을 해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이 질문엔 어떻게 답을 해야할까?  정답이 아니면 어쩌지? 하고 생각했던 것들이 조금씩 다이어리 북을 채워가면서 조금씩 옅어져가고 나만의 답을, 나만의 인생을 채워가는 경험을 하게 됐다.  색연필을 들고 칠하면서 생각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내 마음대로 끄적이고, 낙서도 하고.... 생각이 복잡하고 힘들었던 날, 꺼내들고 시작했던 다이어리 였는데, 지금은 종종 꺼내보게 된다.  책장을 넘기다 만나는 명사들의 짧은 문구들, 그리고 어느날인가 내가 작성했을 글들, 생각나는 것들을 여백에 끄적이다보니 정말 나만의 비밀일기가 된 기분이랄까?  그런데, 정말 오프라 윈프리가 이 한 권의 다이어리북만 선택했을까?  그녀는 어떻게 채워갔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혼자만 써보고 싶은 다이어리북이기도 했지만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성해봤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던 일러스트 다이어리북 이었다.  마음 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 이 다이어리북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서두를 필요도 없고, 반짝일 필요도 없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될 필요도 없이.

/버지니아 울프



본 포스팅은 인터파크도서 활자중독 1기 서평단 활동으로 체험도서와 굿즈를 제공받아 지극히 개인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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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셀프 트래블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1
박정은.전혜진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은 온전히 나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니 나만의 로망을 실현하는 것을 잊지 말자.  단, 런던의 짖궂은 날씨를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박정은


런던의 흥미로운 장소는 대부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꼼꼼히 살펴봐야 발견할 수 있다.  번잡한 메인 거리가 아닌 평일 오후 여유로운 공원이나 골목길을 산책하고, 대표적인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아닌 작은 갤러리를 둘러보고, 유명 백화점이나 브랜드숍이 아닌 스트리트 마켓에서 빈티지, 앤티크 물건을 구경하다 보면 런던이 어떤 도시인지를 알게 된다. /전혜진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있어서 일까?  파란색 책표지를 마주하고 있는것만으로도 두근거리는 <셀프트래블> 시리즈.  이번엔 런던이다!   사실 가이드북은 휴대가 용이해야한다는 점이 중요하지 않을까?  여행계획을 할때도 필요하지만 여행지에서 가이드북을 휴대하고 다니려면 필요한 정보만, 알차게 들어있는 책이 절대적으로 실용적이니 말이다.  그런면에 있어서 셀프트래블 가이드북 시리즈는 여행준비를 하는데 있어 베스트 오브 베스트!라 하지 않을수가 없다.


도보 루트로 구성된 이 책은 여핸자들이 천천히 도시를 느끼며 걷기를 권하는 일정으로 짜여져 있지만 필요에 따라 추천일정들을 조금씩 변경해서 자신만의 일정을 짜 볼 수도 있고, 여행일정들중 원하는 일정으로도 편집이 가능하니 일정작성에 많은 참고가 될 듯 하다.

무엇보다도 여행지에서 필요한 교통,  관광지 입장시간, 날씨, 그리고 현지의 다양한 문화체험들을 팁!으로 실어두고 있으니 출발전 꼭 참고하자.



중간중간 실려있는 사진들은 여행을 하며, 여행지로서의 런던에 대한 매력을  보여주는듯 하다.  안개, 잦은비, 크게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곳이지만 화창한 날을 자주 만날수 없다는게 흠?  적당히 흐린 날도 좀 오래보면 지겨울테고 특히나 여행을 하는데 있어 비는, 정말이지 반갑지 않은 손님이니 말이다. 



Part 1 버킹엄 궁전에서 트라팔가 광장까지

Theme 1 묶어서 보면 좋은 박물관

Part 2 내셔널 갤러리에서 코벤트 가든까지

Theme 2 오리지널로 즐기는 런던 뮤지컬

Part 3 영국박물관에서 테이트 모던까지

Theme 3 오후의 휴식 애프터눈 티 

Part 4 런던 타워에서 버로우 마켓까지

Theme 4 런던의 새로운 랜드마크 현대 건축물

Part 5 베이커 스트리트에서 말리본 하이 스트리트까지

Theme 5 런던의 스타 셰프 제이미 올리버 VS 고든 램지

Part 6 주말에는 스트리트 마켓

Part 7 런던에서 떠나는 영국여행 


All about London 지도에 묶여있는 커다란 묶음 속에 작은테마들은 여행일정을 짜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다.  눈으로 보고 즐기고, 빠질수 없는 먹거리에, 그 지역에서 꼭 챙겨봐야할 테마까지... 이런 여행이라면 한번쯤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여권만 들고 훌쩍(?).  셀프트트래블 시리즈를 이용한 사람이라면 이젠 꼭 챙겨보게 되는 Special Guide / Special Chapter 깨알같은 유용한 정보들은 여기에 다 있으니 여행전 꼭! 체크 해야할 사항은 여기에서~ 폭염과 장마비를 오가는 요즘.  곧 더 뜨거운 여름이 다가올테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더 설레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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