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
최갑수 지음 / 보다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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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자, 여행작가, 에세이스트, 시인 최갑수 작가. 20년 동안 여행을 하며 글을 쓰고 여행 사진을 찍는 여행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해외로 나가자니 불안하고 이젠, 예전처럼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 하고픈 마음도 들지 않는다. 휴가철이면 해외로만 돌리던 눈길을 국내로 돌려보니 국내에도 가보지 못하고 아름다운 곳이 참으로 많다. sns에 올라오는 피드들을 보며 저장해두기도 하지만, 그때뿐인걸... 막상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그때 바로 이런 책이 필요하다.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의 출간 전 sns에 올라오는 출판사 피드를 보고, 최갑수 작가의 신작 에세이 소식인 줄 알았다. 그. 런. 데.... 꼭 가봐야 할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 50이라니! 이렇게 에세이 감성 물씬 나는 책표지라니. 책표지의 암태도의 기동삼거리 벽화가 이 책을 더욱 궁금하게 했던 것 같다. (책표지 칭찬해요!)

당일치기 하루 여행으로 서울 식물원, 한양도성, 강화도, 서산, 괴산, 부여, 원주를 비롯해 하루 더 여행 1박2일로 부산, 대구, 울산, 부안, 함양, 진주, 여수 등 평소 관심 있던 여행지들도 소개하고 있다.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책을 뒤적여 무작정 떠나보는 건 어떨까? 저자가 국내 취재 여행을 다니며 꼭 보여주고 싶은 곳만 골라 담은 「하루 여행 하루 더 여행」은 인터넷 검색만 하면 쏟아지지만 저자가 직접 걷고, 먹어보고 경험한 시간을 바탕으로 책에 수록된 살짝 레트로한 느낌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지가 궁금해지고 떠나고 싶어진다.

∨때론 한 장의 사진이 100매의 글보다 더 강한 여행의 유혹을 던진다고 믿고 있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볼 수 없다. 언제나 아쉬운 것이 여행이고, 그것은 우리가 다음 여행을 약속하고 열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여행을 그리워해야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엔 더더욱.

#하루여행하루더여행 #최갑수 #국내여행서 #대한민국대표여행지 #꼭가봐야할여행지 #국내여행서추천 #보다북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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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1~3 세트 - 전3권 (무선)
류츠신 지음, 이현아 외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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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휴고상을 수상하며 SF 거장으로 등극한 류츠신의 「삼체」 시리즈 개정양장본을 읽어보게 되었다. 평소 SF에 관심이 있었냐고? 판타지 소설은 종종 읽었지만 외계, 외계 생명체, 우주 등에 크게 관심이 있는 편은 아니었던지라,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읽어볼 수도 있겠지 했는데, 예쁜 책이 읽기도 좋다고 했던가? 전 3권의 책은 1부-삼체문제, 2부-암흑의 숲, 3부-사신의 영생으로 이어지고 책의 두께도 뒤로 갈수록 거대해지는 이야기를 암시하는 것처럼 점점 두꺼워짐을 볼 수 있다.

나는 SF에 전혀 문외한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면 일단 1권부터 맛보기로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과학계 학자들의 의문스러운 죽음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왕먀오를 찾아온 군 관계자와 형사, 그를 안내한 곳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알 수 없지만 어디선가 일어날 무엇을 대비해야 한다고, 어쩌면 의미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대비는 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막연한 정보만을 듣고 나오게 된다. 취미처럼 찍던 필름 사진, 사진 현상을 하면서 사진 위에 드러난 숫자에 의문을 가지게 되는데, 심지어 이 숫자들은 시간이 줄어드는 것처럼 그 숫자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선위페이가 하던 V장비를 장착하고 하는 게임인 'www.threebody.com'에 접속하게 된다. 온통 어두컴컴한 황무지, 붉은빛을 발하는 산봉우리 두 개가 무너져 내리며 나타난 글자 '삼체' 게이머가 실체를 경험하는 것처럼 추위와 더위, 고통을 느낄 수 있으며 게임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마음대로 멈출 수도 없다. 난세기, 항세기, 탈수, 양성자, 전반사, 멀티스레드 등 왕먀오가 게임을 접속하는 회수를 거듭할수록 삼체의 실체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 같지만 태양이 규칙적인 운행을 하지 않았던 게임 속 세계, 그리고 그 주기를 계산하기 위해 분주했던 게임 속 인물들이 그의 생각에서 떠나질 않는다. 마음으로 흠모하던 양둥의 죽음, 그의 어머니를 찾아가 보라는 과학의 경계 선위페이의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자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냥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되고 양둥의 어머니 예원제(천체물리학 전공)를 찾아가게 된다.

뜻밖의 인물, 예원제는 문화대혁명의 광기 속에 모든 것을 잃고 그저 은둔해 조용히 살기를 원했지만 그녀가 파고들었던 과학이 어쩌면 호기심이나, 치기로 시작된 전파가 외계 문명과 닿았고 그 답을 받은 예원제는 그들의 힘으로 문명을 바꾸고자 한다. 외계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신호를 쏘아 올린 예원제. 외계 생명체는 정말 있는 걸까? 게임인지 현실인지 300페이지 즈음 드러나기 시작하는 외계 생명체의 등장, 점점 흥미진진... 삼체문제는 이제 전 세계가 함께 돌파해야 인류 최대의 문제가 되었다.

"인류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너희는 벌레다!"

사실 1,2권을 꽤 재미있게 읽었다는 분들의 서평을 꽤 많이 읽었던 터라, 1권은 무난하게 읽을 거라 생각했다. 전문적인 과학 용어들은 스토리와 함께 가벼이 넘기며 읽다 보면 일상이 점점 우주로 커져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구로 향하기 시작한 삼체 문명, 지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SF 소설 어렵지 않아요. 삼체로 시작해보아요. 이어서 2부 암흑의 숲을 읽을 예정이다.

인류 전체의 역사 역시 우연입니다. 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중대한 이변이 없었으니 운이 아주 좋았지요. 하지만 행운도 결국엔 끝나는 날이 있습니다. 아니, 끝났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세요. _27p.

게임을 시작했다. 그는 여명이 밝아오는 황야에 서 있었다. 천지가 온통 어두컴컴한 암갈색이라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멀리 지평선에서 서광이 비쳤고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거대한 소리와 함께 저 멀리 대지 위로 붉은빛을 발하는 산봉우리 두 개가 무너져 내리면서 황야 전체에 붉은빛이 퍼졌다. 하늘과 해를 가렸던 먼지가 가라앉고 나서야 왕먀오는 하늘 높이 우뚝 솟은 글자를 볼 수 있었다.

'삼체'

그다음 로그인 화면이 나왔다. 아이디를 '해인'으로 입력하니 바로 로그인이 되었다. _63p.

이 세계가 당신들의 정보를 받았다.

나는 이 세계의 평화주의자다. 내가 먼저 당신들의 정보를 수신한 것은 행운이다. 경고한다. 대답하지 마라! ...(중략)... 우주는 황량하지 않았다. 우주는 공허하지 않았다. 우주는 생기로 충만했다! 인간은 우주 끝까지 눈길을 주었지만 가장 가까운 항성에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다. _308p

이렇듯 많은 사람이 인류 문명에 철저히 절망해 자신의 종을 증오하고 배반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과 자손을 포함한 인류를 멸망시키는 것을 최고의 이상으로 삼은 것이 지구 삼체 운동의 가장 놀라운 부분이었다. _357p.

"지구인과 삼체인의 기술 수준 차이가 클까, 아니면 메뚜기와 우리의 기술 차이가 클까? 나는 자네들이 이 문제를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군." ... (중략)... 보라, 이것이 바로 벌레다. 벌레의 기술과 우리의 차이는 우리와 삼체 문명의 차이보다 훨씬 크다. 인간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이것들을 박멸하려고 했다. 각종 살충제를 비행기로 분사하기도 하고 천적을 키워 뿌리기도 하고 알을 찾아 없애고 유전자 변형으로 번식을 근절하기도 했다. ... (중략)... 이 긴 전쟁은 인류 문명과 늘 함께했고 아직까지도 승패가 결정 나지 않았다. 벌레는 멸종되지 않았을뿐더러 예전처럼 여기저기에서 횡행한다. 그 수도 인간이 나타나기 전보다 줄어들지 않았다. 인류를 벌레로 보는 삼체인은 벌레는 한 번도 정복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_ 439~440p.

_4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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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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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행복하게, 행복하게 살쪄갔어요. 제 군살은 어머니하고 다정한 주위 사람들한테 받은 사랑의 덩어리예요. _284p.

음식을 먹으며 살찔 걱정을 하지 않고 먹었던 게 얼마나 될까? 살아가는데 먹는 즐거움을 빼고 살아갈 수 있을까? 먹는데 돈을 들이고 또 그렇게 먹어서 오른 살들을 빼려고 돈을 쓰고... 다이어트에 치열했던 이삼 십대엔 열심히 먹고, 또 그만큼 살을 빼기 위해 열심히 돈을 썼다. 그럼 돈을 쓴 만큼 만족스러운 몸이 되었을까? 외모는 마음에 들었을까? 만족이란 건 언제쯤 하게 되는 걸까?

한 성형외과 의사는 외모를 바꿔서라도 자신이 행복해질 수 있다면, 한 사람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성형을 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의사의 인터뷰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한 시골마을에서 대량의 도넛에 둘러싸인 채 자살한 소녀 유우. 그녀의 죽음에 대해 인터뷰하는 과정은 화자들의 독백 같기도 하고 읽는 이에게만 하는 고백 같은 글로 느껴졌다. 수많은 방송매체에선 더 날씬하고, 더 아름다운 사람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 모습들 보면서 비교 대상은 점점 더 높아만 지는 외모강박사회,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저렇게 아름답기만 하다면 내 삶도 조금 더 반짝였을까? 이런 생각 꽤 자주 했더랬다. 내가 큰 불만이 없는 외모라 하더라도, 주변에서 평가하며 가만히 두지 않는 사회, 과연 바람직할까? 미나토 가나에의 글은 일상과 사회에 깊이 닿아 있으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그 주제에 대해 주체가 되어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는듯하다. 어쩌면 누구나 도넛의 동그란 가운데 구멍으로 볼 수 있는 만큼의 행복만을 보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가장 맛있는 건 다른 사람은 모르는 도넛 한가운데. 하지만 그걸 아는 사람은 도넛을 만든 적 있는 사람뿐이죠. 걔의 진짜 기분 같은 건 분명 아무도 모를 거예요. 있는데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도려냈으니까. _94p.

너한테는 요코아미가 어떤 이미지냐? 뚱보 빼고 세 개를 꼽아 본다면? 천성이 어둡다. 피해의식이 강하다. 비뚤어졌다. 응, 나도 옛날에는 똑같은 이미지였어. _109p.

결국 학교뿐 아니라 세상 전반이 어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걸로 사람을 판단하게 돼. 그래, 외모. 미인이냐, 아니냐. 잘생겼냐, 못생겼냐. 키가 크냐, 작냐. 날씬하냐, 뚱뚱하냐. ... (중략)... 외모로 성격까지 단정 짓는 경우가 있잖아? _ 146p.

시력이 나쁜 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만 외모가 나쁜 건 어떤 지장을 주는데? ... (중략)... 세상은 안 변해. 인생, 하물며 인격 형성이나 인간관계 확립에 다대한 영향을 미치는 학창 시절은 길지 않고. 그러니 재빨리 성형을 하는 편이 낫다. 이 흐름이 옳아? 그래도 아직 시력이 나쁜 사람이랑 마찬가지라고 생각해?_147~148p.

놀림당하는 쪽에 득이 없을 때는 애정으로 놀린다고 말하면 안 돼요. 놀린 쪽이 재치 있는 말을 했다면서 만족할 뿐이라면 그건 괴롭힘이죠. 자기 기분이 좋아지려고 타인의 존엄을 짓밟는 거니까 그렇게 판정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_256p.

"도넛은 간식일 뿐만 아니라 마법의 도구이기도 하거든."

엄마는 이렇게 말했어요. 도넛 구멍 너머로 저를 보면서. 엄마는 계속 말했어요.

"자기가 보고 싶은 풍경을 떠올리면서 구멍 건너편을 보는 거야. 그러고 나서 그 도넛을 먹으면 구멍 너머로 그런 풍경이 현실이 돼. 그러니까 소원이 이루어지는 건데. 엄마는 도넛을 못 먹으니까 유우가 먹어줄래?" _264~265p.

우리 모녀한테는 뭐가 부족했던 걸까?

뭐가 결여돼 있었던 걸까?

나한테 뭐가 있었다면 유우를 잃지 않아도 됐을까?

나는 앞으로 이 구멍 너머에서 뭘 봐야 살아갈 수 있는지. 모른다면 하다못해 이 구멍을 막아줄래. _293p.

#조각들 #미나토가나에 #심정명 #비채 #김영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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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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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에서는요, 골목 냄새가 나요. _47p.

몇 백 원씩 용돈을 받던 시절, 학교 앞 컵 떡볶이, 동네 길가에 허름했던 짜장 떡볶이, 조금 더 성장해 중고등학생이 되면서 떡볶이, 만두, 계란, 깻잎, 어묵이 푸짐하게 들어간 떡볶이 등 성장과정에도 떡볶이에 대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떡볶이를 안 먹어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냉동실에도 바로 꺼내 물만 부으면 끓여 먹을 수 있는 떡볶이가 늘 구비되어 있다. 입맛이 없거나 매콤한 게먹고 싶을 때면 생각나는 떡볶이, 한 달에 2~3번은 먹는 편인데 아주 가끔 신상 떡볶이를 구입하게 되면 일주일에 1~2번 식사 대용으로도 먹게 된다.

치킨처럼 끊을 수 없는 떡볶이의 매력. 10명의 소설가가 떡볶이 소설집을 출간했다. 떡볶이를 주제로 풀어낸 다양한 이야기는 작가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고 매력적인데, 읽으면서 취향의 작가를 발견하게 되고 맛있는 떡볶이 한 접시를 놓고 먹으며 단편 하나씩을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동식 작가의 #컵떡볶이의비밀 은 배꼽을 잡으며 읽었고, 김서령 작가의 #어느떡볶이청년의순정에대하여 는 직업상 웃을 수밖에 없었던 한 은행원의 삶이 무참히 스러진 이전과 이후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딱 잘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 분명 있다. 그저 장난처럼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도가 지나칠 경우 어느 정도까지 거절 의사를 표시해야 하는 걸까? 김의경 작가의 #유라TV , 정명섭 작가의 #좀비와떡볶이 , 조영주 작가의 #둘이먹다하나가죽어도모를떡볶이 는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읽었던 작품들이기도 했다. 순한맛부터 아릿하고 정신없이 매운맛까지 때론 피식 웃음이 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도 이내 착잡하고 무거운 마음이 되기도 했던, 하지만 따스함도 있었던 떡볶이 소설집. 애정 하는 떡볶이처럼 애정 하는 소설집이 될 것 같다.

처음 나만 떡볶이가 여섯 개란 걸 알았을 땐 그저 억울했지만,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많은 교훈을 얻었다. 그 결과 지금 난 컵떡볶이가 여덟 개였고, 우리 반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늘었고, 아빠의 생일 선물도 훌륭하게 해냈다. 이런 게 바로 전화위복이란 걸까? _22p.

"남자들이 다 그렇잖아. 마음 줄 거 다 줬는데 그리 안 받아주니 회까닥 돈 거야. 딱해라, 딱해. 젊은 놈이. 그 늙은 어매는 어쩌누?"

경찰들은 모든 CCTV를 살폈어요. 은행에서 나는 철규 씨에게 내내 웃었고 심지어 원룸 건물 앞, 망치가 든 루이비통 가방을 감싸 안고 나에게 바짝 붙어 섰던 그날 밤에도 CCTV 속 나는 웃던걸요. 나는 온 힘을 다해 그가 원룸 건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어야 했는데. 웃다니. 애초에 철규 씨에게 살인죄가 적용되지 않았어요. 상해치사였어요. 살인과 상해치사가 어떻게 다른 건지 나도 이번에야 알았는데 순간적으로 격분해 우발적인 범행을 저지르면 살인이 아니라 상해치사래요. 그런 말... 나는 처음 들었어요. _44~45p.

"나는 나의 메뉴판을 가진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대학원뿐 아니라 모든 공간에서 우리는 개인이 아닌 타인을 중심으로 한 삶을 살아가고, 혹은 타인에게 그 공간의 욕망을 중심으로 살아갈 것을 강요합니다. _77p.

오랜 시간 습관적으로 먹방을 보던 나는 '가학적'이라는 점에서 먹방은 성 착취 영상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 생각의 끝에는 불법 촬영을 당한 효나의 영상을 다운로드받는 사람들과 함게, 대용량의 떡볶이를 먹는 유지에게 슈퍼챗을 던지는 화면 밖 구독자들이 떠올랐다. 그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었다. _127p.

오후 세 시는 어중간한 시각이었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아니 브레이크 타임일 수 있었다. 병원을 오가다 봤다. 이 집엔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다. 어쩌면 지금이 그 시각일 수도 있었다. 대부분의 분식집엔 브레이크 타임이 없었다. 특히 사장이 혼자 하는 가게거나, '끼니'처럼 가족이 운영하는 곳은 더더욱 그랬다. 조금이라도 더 일해야 벌 수 있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건 알았지만 해환은 안타까웠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그렇게까지 해야 할까. _259p.

#당신의떡볶이로부터 #김동식 #김서령 #김민섭 #김설아 #김의경 #정명섭 #노희준 #차무진 #조영주 #이리나 #수오서재 #떡볶이소설집 #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추천소설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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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 다정하고 강한 여자들의 인생 근력 레이스
이정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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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덕후가 되면서 힘을 기르고 강해진다는 것에 대한 답을 서서히 찾아가고 있다. 지금의 답은 이렇다. 힘을 기른다는 것은 나를 기른다는 것과 꼭 같은 말이다. 특정 운동의 효과와 효능은 있을 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건강한 나'를 찾는 것이다. _22p.

마르고 날씬한 근육질의 몸을 가지고 싶다. 50kg 미만대의 몸무게를 가져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듯 자리 잡았다. 어릴 때부터 뚱뚱은 아니지만, 통통 정도의 체중을 늘 유지하고 있었고 키가 자라는 만큼 몸무게도 함께 늘어만 갔다. 시간이 흘러 십 대, 이십 대 때의 사진을 보면 그렇게 통통하지도 않은 정말 표준 체형이었는데, 사실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을 정도로 '살'에 대한 강박에 시달렸던 것 같다.

삼십 대 후반이 지나 사십대가 되면서, 꽤 자주 아팠다. 몸무게가 줄어드는 만큼 자주 무기력하고 병원 갈 일이 많았으며, 여름이면 한두 번씩 호되게 아파 이제 그만 아팠으면...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기도 했다. 지금은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보다 살아남기 위해,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위해 '근력'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아마도 건강한 노후를 위해 필수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kg에 의존하는 '살까기'가 아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 하고, 근력, 체력이 왜 필요한지를 직접 경험한 저자의 글은 체험을 바탕으로 한 자신의 이야기라 설득력 있다. 「근육이 튼튼한 여자가 되고 싶어」 다이어트를 늘 생각하고 있다면, 내 몸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보았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체력도 떨어져가는데 끈기도 없는 자신을 탓했다. 바꿔 생각하자. 체력이 떨어지니까 끈기가 사라지는 거다. _63p.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근육이 늘었다! 30대 즈음부터 노화에 접어드는 인간의 몸은 생각보다 빨리 변한다. 여성은 노화가 시작되면서 1년에 약 6퍼센트의 근육이 자연적으로 소멸한다고 한다. _247p.

"내 돈 병원비에다만 쏟고 죽을 수는 없지."

생존을 위해, 미래를 위해, 근육 통장이 가장 든든하다. 어릴 때부터 근육과 근력 저축에 익숙하지 못했던 여성들이여, 하루 빨리 근육 통장과 근력 적금을 개설하자! _327p.

#근육이튼튼한여자가되고싶어 #이정연 #웅진지식하우스 #웅진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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