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과 편지 - 성폭력 생존자이자 《버자이너 모놀로그》 작가 이브 엔슬러의 마지막 고발
이브 엔슬러 지음, 김은령 옮김 / 심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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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상처를 다시 끄집어내 쓴 저자는 훨씬 힘들었을 것이니 내가 비겁하게 책을 덮고 도망갈 수도 없었다. 딸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남편이 딸에게 저지른 일을 알면서도 방관하는 어머니, 그저 조용히 지나가기만 바라는 나머지 가족들,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를 보호하지 못하는 학교와 이웃. 어쩐지 기시감이 드는 것은 시간과 공간만 바꿔서 비슷한 일이 계속해 벌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_195p.

"그는 결코 내게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성폭력, 학대, 폭행, 방임, 가스라이팅....

삶을 무너뜨리고 고통으로 내몬 잔혹한 폭력의 시간들

그리고 그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담한 한 걸음.

엔슬러는 아버지에게 다섯 살 때부터 성폭력을 당했고 10대 이후에는 학대, 폭력, 가스라이팅 등 잔혹한 폭력에 시달렸다. 힘든 시간을 버텨낸 이브 엔슬러는 여성에게 가해지는 끔찍한 폭력을 근절하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이 되었지만 그 역시 시간이 지나도 절대 흐려지지 않는 과거의 상처로 평생을 휘청거렸다. 그가 심판대에 세워야 하는 가해지는 이미 31년 전 세상을 떠났으며 그가 딸에게 한 행동들에 대해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 책임을 회피한 채 세상을 떠난 가해자. 어떠한 법적 처벌도 할 수 없고, 사과조차 기대할 수 없는 아버지를 무덤에서 불러내 피해자인 자신 앞에 세우기로 결심하고 시작된 책이다.

친족 성폭력 피해는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는 만큼 쉽게 드러나지 않아 더 많은 피해자들이 오래, 더 크게 고통받고 있는 것이다.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밝히고 인정하며 진정한 사과를 하는 일을 상상하며 오랜 시간 묻어둔 진실을 생생하게 복원한 이야기는 때론 연극 무대의 독백 같기도 하고 어떠한 구절에선 그 고통이 너무나 생생해 페이지를 넘기기가 힘들다. 상상하여 쓴 글임을 알고 읽으면서도 가해자가 이야기하는 것만 같아 읽어내기 쉬운 글은 아니다. 읽으며 더욱 분노스러웠던 건 이 모든 상황을 방관한 그녀의 가족들이다. 한 개인의 인권을 이렇게나 무참히 짓밟고 죄의식 없이 생을 마감한 사람이라니....

엔슬러가 겪은 피해 내용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우리의 이야기다. 피해자가 진정으로 바라는 사과가, 사과의 태도가 무엇인지, '사과'의 의미에 대해 읽는 내내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다. 한 개인의 고통을 이렇게나 적나라하게 들여다보아도 좋은 것인지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읽었던 <아버지의 사과 편지>는 읽는 동안에도, 책장을 덮고도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부디 많은 이들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해봐야 할 우리의 이야기다.

사과란 무엇일까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사과는 겸허함이야. 잘못을 인정하고 무릎을 꿇는 일. 엄청난 자기 이해와 통찰이 요구되는 친밀함과 연결의 행위이기도 하지. 이 모든 일에 나는 부족했다. _30p.

에비, 나는 너를 강간했다. 의사 행세를 하는 아빠인 내가 너를 강간했고, 지금도 강간하고 있어. 관능적인 치료를 한다며 거친 손가락으로 너를 강간했다. 몇 번이고 거듭해서 네 몸을 뚫고 들어갔어. 네가 가장 아파할 곳으로 점점 더 깊게. 네 의지에 반해 억지로. 강압적으로. 너는 내가 소유한 국가, 내가 불법으로 점유한 대지였으며 전리품이었다. 이 대지와 그 땅에서 자라는 모든 것을 망친다 해도 난 아무 상관없었어. 내 소유이기만 하면 그걸로 되었지. 네가 깨지고 부서질수록 좋았어. 그래야 잡기 쉬우니까. 더 다루기 쉬우니까. _87~88p.

나는 네 몸에 대한 통제권을 빼앗아버렸다. 너는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했다. 너는 "예스"라고 말한 적이 없다. _180p.

#아버지의사과편지 #이브엔슬러 #김은령 #은유 해제 #심심 #여성문제 #사회정치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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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를 합시다 새소설 6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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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사연을 좋아한다. 뻔한 치정극의 일일 드라마가 시청률을 담보하듯 조회수를 올리는 데는 이런 사연이 최선이다. 어쩌면 게시판 이용자들은 알고도 속아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치정극에는 언제나 복수가 뒤따르는 것처럼, 사연자가 고통을 준 대상에게 복수하는 후기를 올려야 열광에 가까운 지지 댓글이 달린다. 게시판 조회수에 목을 매야 하는 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한다. 그러니까 가상의 고통을 만들고 가상의 복수를 하는 것, 그게 나의 일이다. _12p.

막장 사연의 장, 네이트 판에 빠져 살던 때가 있었다. 출근과 동시에 오늘의 탑 사연은 무엇인지 궁금했고, 요즘의 이슈는 무엇인지 매일같이 출석 도장을 찍어가며 사연을 읽어가던 때가 있었다. 내일도 아닌 타인의 고통에, 한탄에 사람들은 왜 열광하고 함께 분노하는 걸까? 그렇다고 그 사연들이 해결되는 것도 아닐 텐데... 하지만 반복되는 사연들을 읽어가다 보니, 사연이 돌아가는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운 사연의 주인공들은 사연 당사자의 가까운 가족이나, 연인, 직장 상사, 동창 등 가까이 있는 사람 들었다. 마음을 바꿔 먹으면 당한 만큼 복수해 주면 될 일인데, '이 시기만 넘기면 괜찮을 거야.'' 나만 참으면 원만하게 넘어갈 수 있을 거야' 이런 생각들이 상대방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주었던 건 아닐까? 우리는 대부분 참고 산다.

<복수를 합시다>의 화자인 병진도 학교폭력의 피해자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다시 만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던 동창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진지하게 복수를 생각하게 된다. 우연히 받게 된 쪽지를 통해 복수를 위한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게 되고, 자신들의 상황과 복수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하며, 실행에 옮겨 성공하게 되면 돈까지 준다고? 호기심에 참여했지만 온라인 대화를 통해 알게 된 타인들의 상황에 의견을 제시하며 자신의 상황도 돌아보게 되는 병진. '복수'라는 마음을 먹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좌충우돌, 병진의 복수 프로젝트는 성공했을까?

복수를 결심히지 않았더라면,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

용서를 할지 말지 택할 권리....

「힐링과 달리 복수는 격렬한 마음 씀이고, 복수에 성공해도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는 생각에 찜찜한 기분이 들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분노라는 감정이 존재하고, 복수라는 행동에 열광하려는 마음 역시 존재한다면, 우리의 삶에 그것들이 필요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니까요. 힐링은 지갑을 비게 만들지만, 분노는 우리 삶의 조건을 바꿉니다.」 _작가의 말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실명조차 확인할 수 없는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사실'을 바라고, 사연자들의 '진짜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을 괴롭히는 남편, 아내, 시어머니, 연인에 대한 '진짜 복수'를 바란다. 게시판에 사연을 올린 사람들도 위로의 댓글을 '진짜 위로'라고 생각한다. _20p.

'원만한 해결'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잖아요. 결국은 말이에요. 고통을 감당해야 해요. 안 그럼 이 고통이 영원히 이어질 거예요. _128p.

오탈자 ; 232p. 15째줄

"제사 사장을 _ x

"제가 사장을 _ o

#복수를합시다 #배상민 #자음과모음 #새소설 #새소설시리즈 #소설 #소설추천 #한국소설 #복수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바이맹 #바이맹서포터즈 #냥이코르크코스터 #티코스터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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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화집
처처칭한 지음, 장양 그림,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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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시작된 잠중록 시리즈. 조우정 출연 드라마화 확정으로 신이 나서 읽었는데, 시리즈의 완결이 나올 즈음 출연진이 대거 바뀌면서 드라마엔 흥미를 잃었... ㅠㅠ 개인적으론 이서백역할이 조우정이 맞춤이었는데, 왜왜!! 텐센트에서 <청잠행>으로 제작되어 방영을 앞두고 있다니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쯤에는 볼 수 있을 듯.

열일곱 소녀 황제하는 자신의 가족을 독살한 사건의 살해범으로 수배당하게 되고 몰래 장안에 숨어드는데 성공하지만 몸을 숨기려 올라탄 마차가 기왕 이서백의 마차. 황제하를 알아본 이서백은 신고하지 않을 테니 조용히 사라지라고 하지만, 황제하는 이서백만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란 걸 직감하게 된다. 그렇게 그의 왕부에 숨어들어 새로운 신분의 환관 양숭고로 지내며 사건들을 하나둘 풀어가기 시작하는데.... 내치려 했던 황제하가 사건 해결을 꽤 잘 해나가면서 이서백과 주변 인물들에게 조금씩 관심의 대상이 되어가고 그럴수록 이서백이 질투하는 듯한 모습이 조금씩 보이는 게 또 묘미!!

황재하의 첫사랑 우선, 재하가 사랑하게 된 이서백, 재하의 약혼자 왕온 이 네 사람의 관계만으로도 흥미진진했다.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조금은 무모한 선택도 할 줄 아는 사람들, 노력했으나 인연이 아니기에 포기도 할 줄 아는 사람의 뒷모습까지, 시리즈 내내 맹활약을 한 주자진의 캐릭터를 어느 배우가 맡을지도 드라마의 흐름을 이끌어가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앞서 일어났던 사건들이 하나씩 맞춰들어가며 마침내 진실에 마주하게 된 서백과 재하. 이 과정에서 두드러진 왕종실과 왕온의 활약이 이야기를 더욱 긴장감 있게 이끌어간다.

잠중록의 묘미는 재하를 중심으로 이서백, 왕온, 우선의 로맨스 라인과 사건을 수사하는 스릴러로 분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범인을 지목하는데 감이 좋다고 생각해왔는데 이런!!! 읽으면서 이 사람이? 얘가? 짐작하며 읽었지만 마지막장까지 그 무엇을 상상하든 이상을 보여줬던 이야기.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세세하게 묘사하는데도 지루함이 없이 글의 흐름이 매끄러워서 읽는 재미를 주었던 잠중록. 시리즈는 4권으로 끝이 났지만, 이서백과 황재하의 이후 이야기 3편을 만날 수 있었던 <잠중록 화집> 글로 읽었던 등장인물들의 주요 장면을 생생한 화집을 넘겨가며 읽는 건 책을 완독한 이들이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

2019년 잠중록시리즈를 읽으며 두근거렸다면, 2020년 <잠중록 화집>을 읽으며 새삼 두근두근!

​잠중록, 아직 읽지 않으셨다고요?

미스터리 사극 로맨스 잠중록 세트로 들이셔야 합니다. 진짜 강추!!

눈앞의 소녀는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과 원한을 짊어지고도 머뭇거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본래의 연약함과 온화함은 모두 깊이 묻어버리고 필사적으로 앞으로, 빛이 있는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오랫동안 잔잔하기만 했던 이서백의 마음에 순간 미세한 동요가 일었다. 마치 봄바람이 깊은 호수의 수면 위를 스치며 일으킨 잔잔한 물결 같았다. ... (중략)... “오늘부터 내 옆에 있기만 하면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걱정할 필요 없다.” _88p. #잠중록1

황재하가 억지로 웃으며 몸을 일으켜 나가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눈앞이 아득해지더니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스르르 주저앉았다.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이서백의 몸이 민첩하게 움직였다. 황재하가 탁자에 부딪히지 않도록 한 손으로는 탁자를 밀어내며 다른 한 손으로는 쓰러지는 황재하를 붙잡아 안아 바닥에 깔린 융단 위로 부착해 앉혔다. ...(중략)...

"송구합니다.... 전하 앞에서 제가 실례를 범했...."

"내 잘못이다." 우울한 음성이 황재하의 말을 끊었다.

"내가 잊었구나... 네가 여인의 몸이라는 것을."

"괜찮습니다. 저 또한 일찍이 잊어버린 사실입니다."

그 말에 이서백은 순간 가슴이 먹먹해 한참을 황재하 앞에 서서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다. _283~284p. #잠중록2

“사실 너는.....” 다시 이서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서백은 다음 말을 한참 머뭇거리더니 결국 입 밖에 내었다. “웃으면 정말 예쁘다.” _65p. #잠중록3

이서백은 황재하를 응시하며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껏 살면서 많은 사람과 거래를 해왔지만, 너와의 이 거래가 가장 남는 장사였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아직 제가 전하께 정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런데 어찌 벌써 남는장사라고 단정하십니까?”

“설령 네가 나를 돕지 못한다 할지라도, 내 인생에서 너와 만날 수 있던 것만으로 그 거래는 이미 충분하다.” 528p. #잠중록4

#잠중록화집 #잠중록 #처처칭한 #서미영 #사극로맨스 #미스터리사극로맨스 #이서백앓이 #청잠행 #arte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미스터리 #사극 #시대물 #고전물 #소설 #중국드라마 #중드 #일러스트 #로맨스소설 #장양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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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 - 하루하루 유연하고 경쾌한 마음으로
호사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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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고민은 교복 입었을 때나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슬슬 흰머리가 나는 시점에도 여전히 불투명한 미래를 끌어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을 줄이야. 후회 없는 선택은 없겠지만 덜 후회하는 선택을 하고 싶다. 세월이 흘러 쉰의 나는 진로 문제로 고민하는 마흔 언저리의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_079p.

꽤 오래전, 사회 초년생일 때 정말 애정 했던 포스트잇, 이 신기한 물건은 뭘까? 접착도 강하지 않고 필요에 따라 붙였다 떼었다, 가벼운 메모를 하기에도 좋고, 필요가 다하면 버리는데도 부담스럽지 않은 그래서 종류별로 참 다양하게도 사용했었던 포스트잇.

더 잘하라고, 더 할 수 있다고 부추기고 응원하던 삶에서 거리두기의 삶으로, 가까이하지 말라는 사회의 제약에 슬슬 지쳐가는 요즘, 코로나19가 이렇게 오래갈 줄 알았던가? 이럴 때일수록 유연하고 경쾌한 삶의 텐션 유지가 중요하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변화 없이 반복되는 일상, 이 시기를 활용해 나의 오늘과, 미래를 조금이나마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포스트잇처럼 필요할 때 붙였다 떼었다, 때론 과감하게 덜어내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삶을 하루하루 유연하게 살아도 좋지 않을까? 하루하루 애쓰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위로 에세이다.

마흔 언저리의 내가 서른 언저리의 후배들이 아이같이 느껴지는 것처럼, 쉰 언저리의 누군가는 이제 막 마흔을 맞이한 내가 철부지로 보일 것이다. ... (중략)... 서른이든 마흔이든, 우린 누군가에게 여전히 꼬꼬마일 것이다. 그러니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도, 실패했다고 속단할 필요도 없다. 우린 아직 살아갈 날들이 훨씬 많다. _022p.

흰옷을 입으면 얼룩이 생기는 건 피할 수 없다. 사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상과 단절된 무균실에 살지 않는 한 살다 보면 당연히 눈물 자국도 남고 찌든 때도 생긴다. 얼룩을 피하고 숨기는 게 답이 될 수는 없다. 이제는 실수와 상처의 흔적들이 생길까 전전긍긍하는 대신 얼룩을 솔직히 드러내는 용기를 가득 안고 살기로 했다. _058p.

'시간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는 브레이크 장치가 필요하다. 특별한 기억을 삶의 중간중간 심어야 한다. 강렬한 자극을 주는 경험은 뻔한 일상에 비해 촘촘하게 기억된다. _130p.

무기력은 나의 유기력으로 지우면 된다.

내 기분을 좌지우지할 힘이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원래 인간은 실수할 수밖에 없는 존재다. 돌아서면 또 금세 잊는다. 그 망각의 힘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을 살아가고 또 내일을 기대하며 살 수 있는 게 아닐까? _135p.

#포스트잇처럼가볍게살고싶어 #호사 #허밍버드 #에세이 #바이맹서포터즈 #바이맹서포터즈1기 #bymaeng #유채밭해녀냥그리드포스트잇 #동아Q3 #속건성3색펜 #Q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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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턴싱 - 조금 거리를 두어도 괜찮은 인간관계의 기술
임춘성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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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두라 합니다. 가까이하지 말고 가깝게 하지 말고, 모이지 말고 모으지 말고, 거리 두라 합니다. 손에 손잡고, 팔짱 끼고, 어깨 동무하고 살았는데, 하지 말라 합니다. 상황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요. 우리 모두 지키자고 그러는 건데요. 이전으로 돌아가 이전처럼 잘 살아보자고 그러는 건데요. 그러나우리 모두는 알고 있습니다.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이전처럼 살 수 없다는 것을요. _011p.

코로나19의 확진자가 다시 확산되기 시작하고, 거리두기를 하고 되도록 모임도 집에서 나오지 말라고 한다. 자영업을 하는 입장에선 시시각각 변화하는 이 시기가 참으로 어렵지만, 한편 앞으로 이런 사회의 모습에 적응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야기를 하고 부대끼며 마음을 이야기하며 살아오던 삶이 한순간 차단된 기분. 이럴수록 마음 챙김이 중요하다. 냉정하고 냉랭한 세상, 경제 상황의 변화, 질병의 확산 그에 따른 생활방식과 인식의 변화 등 변화를 재촉하는 세상에서 어떻게 나를 지킬 수 있을까?

'나를 지키는 것' 과 '나다움을 지키는 것'의 다름을 알고 있는가?

'나를 지키자'의 상대는 나를 다치게, 혹은 빼앗으려는 남이지만, '나다움을 지키자'의 상대는 나 자신을 이야기한다. 변화하는 세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나다움을 지켜내는 것. '거리두기' 디스턴싱은 스스로 선택에 의해서, 내 인생을 결정하고 나다움을 지키기 위한 거리두기이다. 다양한 시각으로 이야기하는 저자의 글은 거리 두기를 강요하는 지금, 자발적인 선택임에도 스트레스받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개인의 삶을 마음을 보다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글이다.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지금의 시간들을 통과하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의 모든 관계에서 나를 지키는 힘을 확보하고자 하는 책. 코로나 시대, 지금 읽어야 할 책이다.

‘디스턴싱’은 ‘거리두기’입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이든, 관계의 거리 두기이든, 육체적 거리 두기이든, 정신적 거리 두기이든, 조직이 하라고 해서, 상대가 하자고 해서 하는 거리 두기가 아닙니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서, 내 인생을 결정하고 나다움을 지키기 위한 거리 두기입니다. 진정으로 ‘나’를 지키기 위한 거리 두기입니다. 강력하게 강조하고자, 그래서 발음도 강렬한 ‘디스턴싱’입니다. _015p.

인간관계에서는 자신의 존재의미를 알아야 합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존재 그 자체로 의미를 인정해줄 사람은 가족, 그중에서도 부모님밖에는 없을것 같군요. 상대에게 자신의 존재 의미는 결국 존재의 가치, 즉 효용입니다. 효용을 꾸준히 지탱하고, 필요할 때 강화해야 버림바디 않습니다.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초장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비다. 지속적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겨놓기도 해야죠. _083p,

당신은 우아하게 세상을 살고 있나요? 당신이 가진 그 우아한 부분을 잘 쓰다듬고 충분히 가다듬어 맘껏 우아하고 표출하고 있나요? 당신의 우아한 그 특징을 남들이 제대로 우아하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나의 착한 점, 나름 멋진 면, 애쓰고 애쓴 우아한 부분을 세상과 남이 몰라주어서 억울한 때는 없었나요? 그래서 남과 세상 대할 때 우아함을 포기하거나 때려치운 적은 없나요?

저의 얘기입니다. 당신의 얘기일 수도 있겠죠.

이 책은 저와 당신에 대한, 저와 당신을 위한 책입니다. _271p.

#distancing #디스턴싱 #임춘성 #자기개발 #인간관계 #쌤앤파커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독서스타그램 #book #bookstagram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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