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를 합시다 새소설 6
배상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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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사연을 좋아한다. 뻔한 치정극의 일일 드라마가 시청률을 담보하듯 조회수를 올리는 데는 이런 사연이 최선이다. 어쩌면 게시판 이용자들은 알고도 속아주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치정극에는 언제나 복수가 뒤따르는 것처럼, 사연자가 고통을 준 대상에게 복수하는 후기를 올려야 열광에 가까운 지지 댓글이 달린다. 게시판 조회수에 목을 매야 하는 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 한다. 그러니까 가상의 고통을 만들고 가상의 복수를 하는 것, 그게 나의 일이다. _12p.

막장 사연의 장, 네이트 판에 빠져 살던 때가 있었다. 출근과 동시에 오늘의 탑 사연은 무엇인지 궁금했고, 요즘의 이슈는 무엇인지 매일같이 출석 도장을 찍어가며 사연을 읽어가던 때가 있었다. 내일도 아닌 타인의 고통에, 한탄에 사람들은 왜 열광하고 함께 분노하는 걸까? 그렇다고 그 사연들이 해결되는 것도 아닐 텐데... 하지만 반복되는 사연들을 읽어가다 보니, 사연이 돌아가는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통스러운 사연의 주인공들은 사연 당사자의 가까운 가족이나, 연인, 직장 상사, 동창 등 가까이 있는 사람 들었다. 마음을 바꿔 먹으면 당한 만큼 복수해 주면 될 일인데, '이 시기만 넘기면 괜찮을 거야.'' 나만 참으면 원만하게 넘어갈 수 있을 거야' 이런 생각들이 상대방의 행동을 정당화시켜주었던 건 아닐까? 우리는 대부분 참고 산다.

<복수를 합시다>의 화자인 병진도 학교폭력의 피해자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다시 만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던 동창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진지하게 복수를 생각하게 된다. 우연히 받게 된 쪽지를 통해 복수를 위한 온라인 모임에 참여하게 되고, 자신들의 상황과 복수를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하며, 실행에 옮겨 성공하게 되면 돈까지 준다고? 호기심에 참여했지만 온라인 대화를 통해 알게 된 타인들의 상황에 의견을 제시하며 자신의 상황도 돌아보게 되는 병진. '복수'라는 마음을 먹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좌충우돌, 병진의 복수 프로젝트는 성공했을까?

복수를 결심히지 않았더라면,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까?

용서를 할지 말지 택할 권리....

「힐링과 달리 복수는 격렬한 마음 씀이고, 복수에 성공해도 누군가를 상처 입혔다는 생각에 찜찜한 기분이 들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분노라는 감정이 존재하고, 복수라는 행동에 열광하려는 마음 역시 존재한다면, 우리의 삶에 그것들이 필요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니까요. 힐링은 지갑을 비게 만들지만, 분노는 우리 삶의 조건을 바꿉니다.」 _작가의 말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한 일이다. 실명조차 확인할 수 없는 '가상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사실'을 바라고, 사연자들의 '진짜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을 괴롭히는 남편, 아내, 시어머니, 연인에 대한 '진짜 복수'를 바란다. 게시판에 사연을 올린 사람들도 위로의 댓글을 '진짜 위로'라고 생각한다. _20p.

'원만한 해결'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잖아요. 결국은 말이에요. 고통을 감당해야 해요. 안 그럼 이 고통이 영원히 이어질 거예요. _128p.

오탈자 ; 232p. 15째줄

"제사 사장을 _ x

"제가 사장을 _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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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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