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국 지구를 위한 답을 찾을 것이다 - 지구와의 공존을 모색하는 가장 쉬운 기후 수업
김백민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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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우리는결국지구를위한답을찾을것이다

 

제가 책을 마무리하고 있는 이 시점에도 기후 위기가 지나치게 과장되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와 있습니다. 또 지구온난화가 사기극이라는 좀 더 과격한 논조를 펼치는 책도 간간이 눈에 띄네요. 사람들은 왜 이렇게 기후변화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_ 시작하며

 

극지 전문가이자 기후과학자 김백민, 2014년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기후변화가 북극과 큰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해 학회의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현재진행형인 기후 위기에 과학자들의 예측과 발견은 어디까지 진행되었을까? 45억 년 전 시작된 지구의 기후변화의 역사부터, 생명체가 살게 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빙하시대가 도래하며, 인류가 추위와 싸우며 더 똑똑해지고 그로 인해 인류가 지구에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저자는 많은 질문을 던진다.

 

1. 인류가 영향을 미치기 전 지구의 기후는 어땠을까? 인류가 개인하기 전 지구의 기후는 얼마나 큰 폭으로, 또 어느 정도의 속도로 변해왔을까요?

2. 과학자들은 인류가 지구 온도를 얼마나 상승시키고 있는지 정말로 잘 이해하고 있을까요?

3. 최근 조사에 따르면 97% 이상의 과학자들이 산업혁명 이후 급격히 지구가 뜨거워진 데 인류의 책임이 크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란이 아직도 끊이지 않는 것일까요? 3%의 논리는 정말 비과학적이고 전혀 귀 기울일 필요 없는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중요한 메시지가 있을까요?

 

저자는 이 책에서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자료를 보여주고 함께 생각하는 방식으로 집필했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꽤 디테일한 자료에 놀라지만, 기후를 알고 싶지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는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기후를 제대로 알고 미래를 살아갈 우리의 후대를 위해 지금 바로 알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홍수, 폭염, 태풍, 가뭄이 지구 온난화 때문? 코로나19는 화석연료 사용 증가 추세를 막았을까?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이 답일까?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 지구의 온도가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있다... 등등 직접 체감하는 기후변화들이 참 많다.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기후 위기, 지금 우리 모두가 일독해야 할 책인듯하다.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화석연료 시대의 종말에 앞서 기후 위기 극복과 국가적 에너지 대전환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느냐가 새로운 에너지 혁명 시대에 살아남는 관건이 될 것입니다. 지금으로서는 어떤 형태로 에너지가 전환될지, 어떤 기술이 가장 핵심적인 자원이 될지는 아무도 정답을 알지 못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국가는 다양한 기술이 서로 시너지를 내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가장 효율적인 국가 에너지 체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_300p.

 

보이지 않는 것,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지나친 공포를 낳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려고 노력해야 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미래를 합리적으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말입니다._마치며

 

#김백민 #기후위기 #기후변화 #환경보호 #환경문제 #기후위기책 #제로웨이스트 #업사이클링 #친환경 #환경책 #추천도서 #블랙피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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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박상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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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복고풍요리사의서정

 

'라 레뿌블리까 삼탈리아나 La Repubblica Tiamtaliana'는 세계지리를 포기한 사람만 아니라면 모두 아시다시피 50년 전 이탈리에서 독립한 이오니아해의 작은 섬나라다. 이탈리아 옆의 삼탈리아라니, 우연의 일치겠지만 한국말로 하면 나라 이름이 말장난 같다. 그러나 이 나라의 이름은 라틴어 'amor insula(사랑의 섬)'에서 파생되었고, 불가산명사 앞에 붙는 부정관사 'Ti'가 더해져 'Tiamtaliana'가 된 국명이라고 빅데이터 백과사전에 잘 설명되어 있다. _7p.

 

<이원식 씨의 타격 폼>, <말이 되냐>, <15번 진짜 안 와>, <예테보리 쌍쌍바> 그리고 에세이 <사랑은 달아서 끈적한 것>의 저자 박상 작가의 신간 <복고풍 요리사의 서정> 순전히 제목에 이끌려 호기심에 읽기 시작한 소설이었다. 50년 전 이탈리아로부터 독립한 이오니아 해의 작은 섬나라 삼탈리아, 폐쇄국가라는 삼엄한 경계를 뚫고 밀입국에 성공한 원식이 요리사가 되기 위해 정진했던 한국에서의 시간과 헌책방에서 우연히 읽게 된 조반니의 책을 통해 '궁극의 레시피'를 찾으러 떠난 삼탈리아, 두 개의 시공간에서 교차로 진행된다. 여행을 떠나며 들고 갔던 시집 몇 권이 삼탈리아 사람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고, 심지어 한국의 시가 인기라고 한다! 시심이 가득한 삼탈리아 사람들과의 만남에 등장한 심보선, 조연호, 신영배, 진은영, 김민정, 허연, 함기석, 최승자, 이현호, 이승훈, 최규승, 이용임, 신영배, 성동혁, 진은영 시인들의 시집과 시의 등장은 '이 작가 뭐지?' 뭔가 있어 보여! 그런데 또 웃음코드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져서 전혀 이상하지 않아.

 

시가 모든 자본을 잠식한 나라 삼탈리아, 시를 읽지 않는 한국, 탈 한국을 선언한 이원식이 궁극의 레시피를 찾아 떠난 '삼탈리아' 에서 그가 찾고자 하는 궁극의 레시피를 찾을 수 있을까? 가상의 나라에서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살아숨쉬는듯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삼탈리아에서 만나는 인물들이 묘하게 한국의 인물들과 오마주되는 듯한 느낌! 소설 같은 나라, 이탈리아 옆 삼탈리아라니, 진짜 이런 나라가 있나? 의심이 들 정도로 너무 리얼한 주석에 '삼탈리아'라는 나라가 궁금해질지도 모른다. 정말 아무런 기대 없이 읽었는데, 너무 유쾌하게 읽었던 소설. 시작될 긴 여름 시원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뭐야, 삼탈리아어잖아.'

묘하게 꼬아놓은 글씨체일 뿐, 조금만 집중하면 알 수 있는 삼탈리아어를 놔두고 섣불리 신비로운 고대 언어나 암호문일 거라고 생각한 나 자신이 바보 같았다. 나는 그것과 유사한 것을 알고 있었다. 신비롭거나 못 알아듣는 언어로 보이지만 조금만 집중하면 알 수 있는 언어. 그게 바로 시였다. 음악은 움직이는 시였고, 도서관의 책들은 고요히 앉아 있는 시였다. 멋진 요리는 접시에 플레이팅 된 시였고. _33p.

 

나는 차에서 내려 그와 포옹한 뒤, 배낭에 든 시집들 중에 고민하다 조연호 시인의 『저녁의 기원』 초판을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 농사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그의 저녁이 이 시집으로 인해 편안해지길 기원하면서. 그러나 그걸 받아 든 그는 눈에 띄도록 어깨를 움찔하며 말을 더듬었다.

"이······ 이러 수가! 이건 삼탈리아 물가로 6억 리아에 거래되는 비싼 책이오. 빠그히의 가장 큰 헌책방에도 원본이 딱 한 권밖에 없고 자물쇠가 채워진 진열장에 보관할 정도인데, 실물을 만지다니 심장이 멎을 것만 같군그래. 한국과 무역을 하지도 않지만, 한국 사람들도 잘 모르는 데다 이런 오리지널 초판은 정말 구하기 힘든 시집 아니오? 심보선 신작 시집도 받았는데 이런 귀한 것까지 염치없이 덥석 받을 수는 없소."_73p. (6억리아 = 약 7억 8천만 원)

 

잡힐 듯 잡히지 않으면서, 내가 무엇을 찾고 있는 건지 헷갈리기도 하다가, 아주 작은 현상에서 바로 콧구멍 앞에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하는 그것. 그러나 그게 무엇이든 나는 찾아야만 했다. 궁극을 말이다. 반드시 무언가의 끝판일 그것. 끝에 다다르면 끝난다. 원하는 건 그것이었다. 나는 시작했고, 끝나야 한다. 끝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끝에 달해야 한다. _252p.

 

"내가 왜 '가끔'이라는 말을 좋아하는 줄 알아요?"

"웃길 때까지 하는 반복성 개그 아니었나요?"

"인생은 찰나 같은 점들의 연속선이에요. 시공간의 흐름 속에서 인간이라는 미약한 존재는 그 소스 코드에 가끔 인식되고 가끔 연결될 뿐이잖아요. 만약 그 가끔 오는 순간들을 우리가 놓친다면 인생은 정말 찰나가 되어버리죠. 훅 가는 게 아니라 사라지고 마는 거예요. 나머지는 모든 것에 드문드문하더라도 그 가끔 오는 연결에는 항상 간절해야만 해요." _287p.

 

#박상 #작가정신 #소설 #한국소설 #추천소설 #소설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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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장사의 진짜 부자들 - 성공하는 작은 식당 소자본 배달시장의 모든 것
장배남TV.손승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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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배달장사의진짜부자들

 

우리나라 배달 시장 규모는 20조 원까지 성장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배달 시장의 성장 속도는 전 세계적 현상이 되었다. _31p.

 

2020년 배달 창업을 준비할 때 일목요연하게 배달 시장을 이해를 시켜주는 책 한 권이 우리나라에 없었다. 여러 서점을 돌아다니고 인터넷을 뒤져도 발견할 수 없었다. 시장 규모는 커지는 것이 눈에 보이는데 아직 그에 관련된 현상이나 시장의 구조, 시장의 요구 사항을 짚어낸 책이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것이 이 책의 집필 동기이다. _75p.

 

8평짜리 작은 공간을 얻어 생애 첫 가게를 연 후 7년이 지난 지금 300여 개의 직가맹점 오픈과 10여 개의 브랜드를 기획한 프랜차이즈 본사의 대표인 임형재(장배남TV), 창업컨설팅 분야 온 오프라인에서 창업 컨설턴트로 활발히 활동하다 2014년 중국으로 건너가 외식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책을 읽기 전 책의 저자들 이력을 읽다 보니, 이 책! 뭔가 있겠다는 촉이 온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가속화된 언택트 시대, 홀영업 시간,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 홀 영업에 제제가 길어지면서 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창업 컨설팅을 하고 있는 저자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을 읽으며 매장을 운영하며 느꼈던 부분을 보완해 볼 수 있기도 했다. 리뷰 별점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고, 손님의 무리한 요구도 응할 수밖에 없는 장사지만, 그래도 해야 할 수밖에 없다면 그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참고해봐도 좋을 것이다.

 

배달 창업이 궁금하거나 준비하려는 사람

시작했지만 수익이 나지 않아 고민인 사람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배달 메뉴 선정부터, 이익 단가 계산, 배달업체 별 수수료, 매출을 극대화하는 노하우, 작은 배달 식당으로 매출 극대화하기 등 기존에 매장을 운영하며 배달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소자본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장배남TV #손승환 #소자본배달시장 #배달창업 #리드리드출판 #경제경영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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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카먼 마리아 마차도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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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극악한범죄

"사람은 괴물이 될 수도 있고, 양처럼 무장비가 될 수도 있지. 사람들은 ㅡ 아니, 우리는 ㅡ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야. 저울을 이쪽으로 혹은 저쪽으로 기울이는 건 아주 간단해. 그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야, 스테이블러." _136p.

 

카먼 마리아 마차도는 2014년 단편 <예쁜이수술>발표, 2017년 이 단편이 실린 소설집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를 출간했다.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여성의 몸과 욕망을 목소리한 이 소설집은 신인작가의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출간 첫 주에 3쇄를 찍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예쁜이수술>, <특히 극악한 범죄>, <여덟 입>, <현실의 여자들은 몸이 있다> 인상 깊었던 단편들의 제목을 꼽아보기도 했고, 읽은 지 한참이 되었지만 지금도 생생하게 이미지로 떠오르는 단편들이다. 내 몸은 나의 즐거움과 행복을, 오롯한 나의 선택을 존중받아왔던가? 나의 몸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으며 욕망에 충실했는가? 매 단편마다 독창적이고 관능적이지만 한편 생생한 이미지와 스산한 고통의 흔적을 경험하게 되는 글이다. 소설 한 편 한 편이 각자의 이야기로서 단단한 힘을 가지고 있어 더욱 매력 있게 느껴졌던 소설집이기도 했다.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글은 많았지만, 이처럼 독창적이고 대담한 상상력을 경험할 수 있는 책은 처음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책표지 천선란 소설가의 추천사를 옮겨 적으며 며칠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던 서평을 마무리한다. 궁금한 마음이 든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소설은 저 너머의 세계를 그린다. 굳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혹은 보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었던 숲 너머를. 그곳에 숨겨져 있던, 이를테면 레즈비언, 여성의 육체적 쾌락, 폭력, 그리고 주체성을 가진 몸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가 차마 듣지 못했던 몸의 언어로 말한다. 몸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르기에 소설은 거칠고, 뜨겁고, 생생하다. 여성의 몸이 권리를 찾기 위해 내지르는 이 언어를 모두가 들어주기를 _ #천선란 (소설가)

 

#예쁜이수술

연인에게 극도로 비도덕적인 행위를 요구한 여자애에 대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남자는 그 일을 여자의 가족에게 알렸고, 여자의 부모는 딸을 요양원에 넣어버렸죠. 그 여자애가 어떤 변태적 쾌락을 추구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도 그래봤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아요. 간절히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유폐시킬 만큼 황홀한 것은 대체 무엇일까요?

남자애가 나를 알아챕니다. 어쩔 줄 몰라하는 게 귀여워요. 그 애가 내게 인사하더니 이름을 묻네요. 나는 늘 내 삶의 중요한 순간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었고, 지금이 내가 선택한 순간입니다. _16~17p.

 

#현실의여자들은몸이있다

방안에는 우리만 있는 게 아니었다. 페트라의 어머니가 손목에 핀 쿠션을 차고 드레스 근처에서 맴돌고 있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자 빛들이 모여 형체를 이루고, 이 방안에 여자들이 잔뜩 있음을 나는 깨닫는다. 그 소문의 영상에 나왔던 여자들처럼 이들도 투명하고, 여운처럼 아스라이 빛난다. 그들은 이리저리 떠다니며 서성이고 이따금 자기들 몸을 내려다본다. (···) 페트라의 어머니가 여자의 피부에 바늘을 꽂아 넣자, 순수한 금사를 꿴 바늘이 반짝거린다. 옷감도 바늘에 같이 꿰인다. 여자는 비명 한마디 없다. 페트라의 어머니는 여자의 팔과 몸통을 따라 촘촘하고 고르게 바느질하고, 피부와 옷감이 절개 부위의 양쪽 단면처럼 단단히 하나로 묶인다. _217~218p.

 

#Her_body_and_Othef_Parties #그녀의몸과타인들의파티 #북클럽피오나 #카먼마리아마차도 #엄일녀 #문학동네 #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온라인독서모임 #북클럽피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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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김금희 지음 / 창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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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쩔 수 없는 고군분투가 있다. 나는 나로서 살아야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더라도 역시 사람으로 살아야 하기에 어떤 권리라는 것이 있다, 고 김금희의 소설은 말하는듯하다. 어찌 된 일인지 더 힘들어져버린 이 고군분투를 김금희의 소설은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다. 지금, 그 지켜봄에서 발견되고 발생할 것들보다 더 절실한 '사건'도 없을 듯싶다. _ #황정아 문학평론가

_

 

나는 평소에는 크게 관심도 없는 사랑의 면면을 왜 이 여름 이렇게 고심해야 하나 생각했다. 리애씨도 선생님도 모두 나보다는 근 십수 년은 위인 여자들, 그러니까 더 늙고 경험 있는 연륜 있고 스펙 있는 여자들인데 인생의 중요한 마디마다 여전한 의문을 풀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듯했다. 어쩌면 신화에서 인간이 판도라 상자를 열었을 때 다 날아가고 남은 건 희망이 아니라 의문이 아니었을까.

_206p. #기괴의탄생

 

여름의 김금희, 책을 완독하고 나서야 책띠지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첫 장을 펼치면 '이 여름 우리가 가장 무르고 환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는 저자의 사인 문구를 먼저 만나게 된다. 매번 책장을 새로 펼치며 가장 먼저 읽고 책 읽기를 시작하게 된다. 7편의 단편을 모은 김금희 소설집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는 책에 수록된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기도 하다.

 

우리가 가능했던 여름 / 크리스마스에는 / 마지막 이기성 / 우리는 페퍼로니에서 왔어 / 기괴의 탄생 / 깊이와 기울기 / 초아

 

다양한 군상들의 이야기는 인생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다양한 '사건' 속에서 그럼에도 '나'로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읽는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생각과 감상을 갖게 하는 매력이 있는 글이 아닐까? 최근 소설가들의 단편 모음집을 한 권의 소설로 읽게 되는 빈도가 높아졌는데, 예전에 비해 단편을 읽는데 부담감이 줄어서 인지, 한 작가의 단편을 읽다 보면 그 작가의 작품에 대해 조금 더 친숙하게 느껴지게 되는 작가가 있는 반면, 이 작가는 쉽게 다가오진 않지만 조금 더 알고 싶은 작가가 있다. 내게 김금희라는 작가의 글은 가벼이 읽어야지,라는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글이 아니다. '미세한 마음의 결을 어루만지는 환한 문장들, 김금희라는 믿음직한 세계' 라는 문장처럼 조금 더 알고 싶게하는 소설집이었다.

 

햇볕이 부드럽게 목덜미를 쥐어 따뜻해졌는데, 가능하면 그것이 나의 무언가를 녹여주었으면 싶었다. 겨우 스물하나였던 나는 그게 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그런 내면의 균열이나 변화가 필요하다는 예감은 하고 있었다. 상해야 한다면 돌이킬 수 없게 상하고, 다쳤다면 그 다쳐버린 상태를 내보일 수 있는 무른 마음을 갖는 것. 하지만 그때는 그런 마음의 형질을 헤아릴 수가 없었고 너울처럼 나를 덮는 나쁜 상태를 이기기 위해서는 더 견고해져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_ 13~14p. #우리가가능했던여름

 

환자가 집안에 있는 건 슬픈 일이고 자기 자신의 삶에 근저당이 잡히는 셈이었다. 죽음이라는 채무자가 언제 들이닥쳐 일상을 뒤흔들지 몰랐다. 그게 자신의 죽음이라면 의식이 꺼졌을 때 자연스레 종료되지만, 타인이라면 영원히 끝나지 않는 채무 상태에 놓이게 된다. 기억이 있으니까. 타인에 대한 기억이 영원히 갚을 수 없는 채무로, 우리를 조여온다. 수년 전 엄마를 떠나보내면 느낀 것이었다. _83p. #크리스마스에는

 

그가 유키코에게서 마음이 정확히 왜, 어떻게 떠났는지는 끝내 다 설명할 수 없었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은 눈 오는 풍경처럼 온통 환하고 완벽한, 압도적인 충일함에서 시작하지만 일단 지워지기 시작하면 또 눈이 녹는 것처럼 불규칙하게 얼룩이 연쇄되며 진행되니까. _108p. #마지막이기성

 

"그래, 넌 어디서 왔니?"

기오성이 그렇게 말하며 물수제비를 떴고 조약돌은 얼마 가지 않아 잠겨버렸다.

"페퍼로니에서 왔어."

강선이 피자 박스를 구겨 접으며 말했다. 그러자 우리는 웃었는데, 강선이 웃을 일이 아니라 자기는 한국에 돌아와 애들이 자꾸 그렇게 물어서 그런 대답을 했다고 말했다. 페퍼로니 피자는 강선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_151p. #우리는페퍼로니에서왔어

 

#우리는페퍼로니에서왔어 #김금희 #소설 #창비 #김금희소설집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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