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거 봤어? - TV 속 여자들 다시 보기
이자연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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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어제그거봤어 ?

 

<어제 그거 봤어?>라는 제목은 콘텐츠 홍수 속에서 우리가 자주 하는 질문이다. 이렇게 멋진 걸 봤는지, 이렇게 시대착오적인 게 아직도 살아남은 걸 알고 있는지 당신에게 콕 집어 물어보려 한다. 동시에 수많은 이야깃거리 중 특정 콘텐츠를 우리 대화의 메인 화두로 꺼내겠다는 선전포고이기도 하다. 한 꼭지가 끝날 때마다 질문을 덧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혜로운 시청자로서 콘텐츠를 통해 당신의 역사와 주변 환경을 다시 점검하고 수정할 여지를 들여다보기 바랐다. _프롤로그

 

첫 시작 글인 '시트콤 하이킥 시리즈' 하이킥 시리즈에는 책상이 없다.라는 제목을 보고 갸우뚱했는데 글을 읽다 보니 당시 크게 생각하지 않았던 영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의도적이었을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던가? 이렇듯 저자는 그동안 흘리듯 보아왔던 예능, 드라마, 다큐, 애니 29편을 골라 돋보기를 들이대었다.

 

1장 여전히 화면 안에 살아남은 것들

2장 잘 살고 싶은 마음이 퍼져나갈 때

3장 나는 이걸 사랑이라 부르고 싶어

4장 남성 중심 문화를 거부하는 여자들

 

저자는 지난 7년간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AROUND>와 밀레니얼 주거문화 매거진 <디렉토리>에서 콘텐츠 에디터, 여성 생활 미디어 <Pinch>에서 대중문화비평 'TV언박싱'을 연재, 현재 <한겨레신문>에서 온라인 커뮤니티 속 MZ 세대 여성들의 문화현상을 사회적으로 분석하는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순차적으로 읽었지만, 모르는 영상에 대해서 읽으면서는 크게 공감되지 않았고, 자신이 보았던 영상부터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꼭지의 글이 끝날 때마다 '다음의 물음표'라는 질문을 만날 수 있어 글을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도 가져볼 수 있다. 단순히 흥미로만 생각했던 영상들에 의도치 않았거나, 어쩌면 의도했을 장치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던 <어제 그거 봤어?>는 영상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글이다. 사라져 버린 TV 속 여자들의 이야기, "진짜 변화는 이야기가 끝났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이야기가 아닐까?

 

모든 가구를 한 곳에 둘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왜 책상이 없는지'보다, '왜 화장대가 책상보다 우위를 차지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연출의 세계에서 인물의 성격으로든 서사의 개연성으로든 있어야 할 게 사라졌으니 이유를 찾아야 했다. 담은 아주 명료하다. 화장대의 기능을 떠올려 보면, 여자라면 당연히 꾸미길 좋아할 거라는 믿음이나 혹은 그래야 한다는 통념이 서사적 논리를 뛰어넘어 TV 안에 살아남은 것이다. 인물의 배경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여성의 특성'일 것이라고 뭉뚱그린 게으른 판단으로 말이다. 책상의 부재는 단순히 가구 한 점 모자란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학습, 사유, 성장, 발전, 상상 등 이토록 많은 단어가 책상에 담겨 있다. _021p. #시트콤하이킥시리즈

 

<짱구는 못 말려>시리즈에서 짱구와 절대적으로 더 긴 시간을 보내는 건 엄마 미선인데, 그 역사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빠 형만뿐이라니, 게다가 미선은 왜 자신의 자아를 되찾는데 형만의 냄새를 빌려야 했던 걸까? 미선의 이야기가 완전히 배제되고 삭제되었다. (···) 애니메이션에서조차 조명해 주지 않는 주부의 삶을 보니, 우리 주변에 다음으로 미뤄지고 배제되고, 지워지는 여자들이 그제야 주마등처럼 스친다. _50~51p. #짱구는못말려

 

나는 어떨 땐 미성년자의 그늘을 못 벗어나다가 또 어떨 땐 어엿한 성인이 되어야 했다. 엄마의 구미에 맞추느라 혼란스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인생의 선택권은 내가 아닌 엄마 손에 있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분노가 자랐다. 결정도 후회도 만족도 모두 내 것이 아니었다. _ 124p. #안녕드라큘라

 

#이자연 #에세이 #에세이추천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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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
김옥선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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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서협찬 #설레는건많을수록좋아


아빠는 행복하게 살다 갔을까? 후회하진 않을까?

살아생전 아빠는 늘 나중에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오빠 군대 제대하고, 내가 대학에 가고, 너희들이 결혼하면, 나중에 정년 퇴임하면, 손주들 안으면, 나중에 준비가 다 되면, 나중에. 나중은 없고 완벽한 준비란 없다. 그저 미완성된 오늘이 반복될 뿐이다. 식탁에 놓인 아빠의 안경을 보면서 내 삶의 방향을 정했다. 후회 없는 삶을 살겠다고. _ #prologue


제약이 많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했던 이십 대 초반, 우연한 계기로 만나게 된 더티와 그래쓰는 훌쩍 떠났던 여행으로 자신들이 정말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했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 열심히 일했지만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했고, 훌쩍 떠났던 여행지에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을...


다음에, 나중에 하며 미루기만 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을 보며 '지금의 삶'을 행복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자고 생각한 그녀들의 여행은 매 순간이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들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의 친절, 아름답게만 보였던 사진 속 여행지의 현실은 너무도 달랐다. 그렇게 몇 년을 신나게 유튜버 여행자들로 활동하다 번아웃이 왔다. "내가 왜 여행을 가야 하지?" 엎어진 김에 쉬어가라 했던가? 그즈음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해외여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유튜버 '여락이들'로 활동 중이기도 한 이들의 영상을 책을 다 읽고서야 찾아보게 되었는데, 어쩜! 책을 읽을 때의 느낌과 다르지 않아서 활자들이 영상으로 살아움직이는 느낌였달까? 올여름 유독 뜨거웠던 그들의 여행이야기 <설레는 건 많을수록 좋아>를 읽으며 여권을 준비 중인 그들의 최신 영상을 보며 '곧 새로운 여행이야기를 영상으로 볼 수 있겠는걸?'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요즘, 이렇게 책으로나마 읽을 수 있는 여행 에세이가 있어 고맙고 감사한 계절, 여행에 목마른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통통 튀는 여행 에세이다.


여전히 부족한 우리는 여행을 통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_100p.


"기사님은 돈을 버는 이유가 뭐예요?"

갠지스강 근교에 도착해서 땀을 비 오듯 흘리는 기사님을 보니 나도 모르게 이런 질문이 튀어나왔다. 실례가 되는 질문인 것 같아 노심초사하고 있을 때 생각하지도 못한 대답을 들었다.

"나의 좋은 죽음을 위해서." _139p.


누구나 완벽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건 편하다. 지금도 해결되지 않는 어떤 상황에 불만이 생기면 '저 사람은 저렇게 하는 게 더 좋은가 보다'라고 생각하며 넘기려고 한다. 그러면 마음이 자유로워진다. 자유로움은 파리가 가진 가장 큰 예술성이자 에펠탑의 상징이다. _170p.


여행을 떠나야 하는 이유를 잃어버렸다. 나도 내가 왜 여행을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매번 이유를 그럴싸하게 만들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전혀 모르겠다. 현실이 너무 싫어서 벗어나고만 싶었다. (···) 22살의 나로 돌아가 그토록 힘들어하던 주방 한가운데에 서 있는 것만 같았다. _284p.


"나는 불편한 게 좋아."

"불편한 게 왜 좋아요?"

"안 불편하려면 무조건 해내야 하잖아. 그것도 빨리."

(···) 그래. 나는 그래서 여행이 좋았다. 여행지가 좋은 게 아니라, 여행지에서 겪는 모든 과정이 좋았다. _294~295p.


#여락이들 #김옥선 #여행에세이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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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목소리를 듣는 것이 우리의 정의다 - 버닝썬 226일 취재 기록
이문현 지음, 박윤수 감수 / 포르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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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지금이목소리를듣는것이우리의정의다

#버닝썬226일취재기록 #이문현


우리가 기억하는 '버닝썬'은 어떤 사건인가? 클럽에서 일어난 단순 폭행 사건? 하룻밤 술값으로 수천만 원씩 쓰는 VIP들의 이야기? 아니면 연예인의 성매매·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3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진 지도 오래다. 대중의 관심이 잦아들자 언론은 가장 먼저 시선을 돌렸고, 경찰과 검찰, 그리고 정부도 이 사건에서 슬그머니 발을 뺐다. (···) 성범죄를 막기 위해 발의되었던 '약물 성범죄 처벌 개정안'도 결국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그들이 원하는 세상이, 다시 왔다.

(···)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피해자였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이라도 물어야 한다.

"왜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습니까?" _프롤로그


2019년, 버닝썬에 분노했던 국민과 하루가 다르게 커지는 사건들을 보며 이번엔 뭔가 다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 유흥업소에서 벌어진 단순 폭행 사건인 줄 알았는데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던 마약, 약물 성범죄, 미성년자 출입, 탈세, 경찰 유착 의혹 등 하루가 다르게 보도되는 소식에 기대했다. 이번엔 다르겠구나.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건 선해 보였던 연예인이 그 사건의 중심에 있었고,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가 너무도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음에도 '약물 성범죄 처벌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었다.


왜?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을까?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여세를 몰아 추적하고 몰아갔다면 사건의 주요인물들을 처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의도적으로 피한 것일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잊혀 그저 그렇게 묻어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을까? 이문현 기자가 기록한 사건 기록 일지 형식의 글은 2018년 12월 28일 김상교 폭행 사건으로 발단이 되기 시작해 2019년 8월 10일까지, 226일 동안 취재기록이자 반성문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났을까? 사건이 벌어졌고, 증거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왜 묻히고 의혹을 받던 전직 경찰은 무죄 선고를 받고, 중요한 법안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폐기되었을까? 흥미로 관심을 가졌다가 조용히 묻혀버린 건 우리의 잘못일 것이다. 사건이 벌어지고 시간이 지난 지금도 어딘가에선 제2, 제3의 버닝썬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 않을까? 끝까지 그들이 처벌받는지, 지켜보고 소리 내었어야 했다. 우리의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과연 안전할까? 버닝썬 게이트는 아직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조사 다 했어, 문제없어."

(···) 버닝썬 취재도 이렇게 시작됐다. 경찰은 모든 것을 부정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확인을 해준 것만이 '사실'이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의 기사를 거짓이라고 했다. 우리는 그들의 오만한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취재를 이어갔다. 이 사건의 핵심은 송진원의 무차별적인 폭행이 아니었다. 폭행 사건 이후 벌어진 경찰의 정당하지 않은 공권력 집행과 그 이유, 그리고 경찰의 '독직폭행'의혹이 우리가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의 본질이었다. _86~87p.


1998년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GHB는 2001년 마약류로 등재됐지만, 수사기관은 20년째 GHB 범죄, 정확히 말하면 'GHB 사용 의심 범죄'에 대해 손을 놔버렸다._151p.


하루 30만 원 매출을 올리는 찌개 집 사장님에게는 엄격하게 적용하는 법이, 왜 클럽에는 느슨했을까. _183p.


#박윤수 감수 #인문 #사회정치 #포르체 #버닝썬게이트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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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단어 - 생활견 키키와 반려인 진아의
임진아 지음 / 창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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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오늘의단어


키키와 진아는 함께인 시간이 소중하기에 하루를 성실히 관찰합니다. 어제는 어떤 단어가 머물렀을까, 오늘 우리에게 다가온 단어는 무엇일까 신경 씁니다. 같은 하루가 주어져도 같은 하루를 살지 않습니다. 각자의 계절에는 서로를 닮은 분위기가 담겨 있을 뿐이지요. 키키와 진아, 둘의 단어들을 통해 사계절을 만나주세요. 그리고 오늘의 계절을 바라봐 주세요. 내일은 어떤 모양일지 상상하면서요. _6~7p.


"오늘은 어떤 단어를 골라볼까?"

오늘의 단어를 찾아 떠나는 작은 모험


『오늘의 단어』는 2020년 시(詩) 큐레이션 앱 '시요일'에 연재했던 만화 「키키의 산책 - 우리가 아는 단어」와 새로운 만화와 짧은 글을 추가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생활견 키키와 반려인 진아가 사계절, 오늘의 단어를 찾아가며 적어내려간 이야기들은 그저 매일 같게만 느껴지던 일상을 한 번쯤 돌아보고 생각하게 된다.


여름의 단어, 가을의 단어, 겨울의 단어, 봄의 단어 계절 순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앗! 이건!!!' 하는 페이지를 만나기 시작하면서부터 단어와 마음에 닿는 문장들을 독서노트에 옮기고 생활 속 내가 떠올리는 단어들을 찾아보기도 한다. 하루의 빈칸을 채워가듯 작은 기쁨을 위해 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야기가 쌓여, 일상이 계절이 되고 계절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진 『오늘의 단어』는 마음이 몽글해지는 기분이 들어 문득문득 펼쳐보고 싶은 책, 오늘 나의 단어는 무엇일까?


과일을 마주할 때 느껴.

'드디어 여름이 왔구나' 하고.

좋아하는 과일을 질릴 때까지 먹고 싶지만

계절은 질릴 시간을 주지 않지.

그러니까 부지런히 먹어야 해!

챙겨야 할 게 참 많은 계절. _ #과일


매실은 다음 계절의 나에게 보내는 선물! _ #여름의과일


'다음'은 꼭 '아직'을 닮은 단어 같아. _ #다음에할까


나는 자신의 색을 그저 놓아버리는 단풍 색이 좋아.

여름 내내 푸르던 색에서 많은 걸 체념한 듯한 색. _ #단풍색


매일 찾아오는 밤은 나를 위해 쓰는 시간 _ #밤


#임진아 #그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추천 #창비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서노트 #문장필사 #코즈모갤러리 #FLIP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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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역사 3 - 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 땅의 역사 3
박종인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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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땅의역사3



책을 쓴 나 자신과 이 책을 읽어주길 바라는 독자분들의 몸과 영혼, 물질적 토대와 정신적 기반을 규정하고 있는 역사 이야기다. 그런데 이 책은 수험서로는 불량하고 교양서로는 불온하다. 이 땅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잔뜩 삐뚤어진 이야기를 이 책은 담고 있다.


『땅의 역사』는 조선일보에 '박종인의 땅의 역사'를 연재 중이기도 하다. <TV조선>에 같은 제목의 역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으며 잊히고 은폐된 역사를 발굴해 바로잡아 온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서재필 언론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30년차 베테랑 여행문화 전문기자 박종인의 '직시하는 사실의 역사만이 미래를 만들 수 있다'라는 신념으로 집필해 온 그의 글을 땅의 역사 시리즈로 읽어볼 수 있다.


『땅의 역사』 1. 소인배와 대인배들

『땅의 역사』 2. 치욕의 역사, 명예의 역사

『땅의 역사』 3. 군상 ;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

『땅의 역사』 4. 진실과 비밀


<땅의 역사 3. 군상(群像) 나라를 뒤흔든 사람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알게 모르게 왜곡되고 은폐되어온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가는 '군상의 민낯'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오랜 시간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인물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승자를 위한 역사, 패자는 말이 없다는 말은 역사의 기록에 제일 크게 반영되지 않을까? 시대적 배경만 다를 뿐, 사람이 사는 방식은 비슷하고 저마다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에 같은 시대를 살면서도 각기 다른 선택과 행동으로 다양한 갈래로 발전되어 왔고 살아가고 있다.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땅의 역사 세 번째 이야기는 각자의 삶으로 역사가 된 이들의 이야기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고 빠져들 수밖에 없다. 사실 역사엔 젬병이고, 시대순으로 알자니 복잡하고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서평단 활동을 하며 우연히 읽게 된 <땅의 역사>를 읽으며 이렇게 흥미롭게 역사 이야기를 통해 공부했더라면 손놓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려운 시기를 회피하지 않고 선택하고 살아낸 이들의 이야기, 오늘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일이 아닐까? 역사의 벽이 높게만 느껴진다면 일독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듬해까지 사람들이 "강빈이 소현세자의 배필이었으니 전하의 자식"이라며 안타까워하자 인조가 이렇게 말했다. "개새끼 같은 것을 억지로 임금 자식이라고 칭하는구나!"(1946년 2월 9일 「인조실록」) 구추, 개새끼. 인조는 며느리를 개새끼'라고 불렀다. 실록에 유일무이하게 등장하는 '개새끼'다. _107~108p.


한 공동체가 다른 공동체의 안녕과 발전에 희생되는 시대에, 그 공동체의 많은 무리는 자유를 택하고 공동체를 택했다. 그 엄혹한 시대가 100년이 갓 넘은 20세기 초에 있었다. 지금 우리는 그로부터 불과 100년 뒤 미래에 산다. _189p.


#땅의역사 #땅의역사_군상 #박종인 #역사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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