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츠다 리스트 - 술과 공간 그리고 오사카,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마츠다 아키히로 지음 / 용감한까치 / 2024년 4월
평점 :

#마츠다리스트 #도서협찬
#마츠다아키히로
한국과 일본은 닮았지만 많이 다르다. 그리고 다른 점에서 무언가 의미 있는 걸 발견해 내는 게 바로 여행일 것이다. 같은 동양권 문화를 향유하는 나라로서 닮은 부분도 분명 있겠지만, 여행하는 내내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놀라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많이 낯선가? 익숙하면 여행이라 할 수 없다. 낯설면 낯설수록 좋다. 그러니 진짜 일 본에서 더 많이, 온몸으로 낯설어하길 바란다. 요우코소._53p
_
어쩌다 여행자를 만날 때면 꼭 하는 당부가 있다. "쫄지 마라.” 미리 세워 두었던 계획이 틀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좋지만, 앞서 말했듯 현지에서는 어떤 '라이브'한 일이 생길지 모를 일이다. 계획과 다른 일이 갑작스럽게 생길 수도 있고, 처음 보는 곳에 가서 생전 들어보지 못한 음식을 먹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결코 쫄지 않기를 바란다. 미지의 공포는 비록 무섭지만 새로운 즐거움을 준다. '현지에서 부딪혀 보는 여행'이 선사하는 색다른 신선함과 재미를 그대로 느껴보기를 바란다.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욕이 나올 정도로 맛이 없다 해도 그 또한 언젠가 애틋한 추억이 될 것임을 잊지 말기를._196p.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 (이하 오사사)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마츠다 부장님, 여행 관련 유튜브를 주로 시청하다 보니 간혹 여행지 현지에 사는 이들의 관련 영상이 뜨곤 하는데, 일본 부동산을 소개하는 영상으로 처음 보게 되면서 알게 된 부장님! 말씀도 참 잘하시고 무엇보다 맛집을 어쩜 그리 많이 아시고 술을 맛깔나게 드시는지, 술을 정말 마시지 못하는 '알쓰'체질인지라 술을 잘 드시는 분들이 부러운 1인이었는데... (영상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진짜 진짜~ 맛있게 드신다.. 술을!!)
오사카에 사는 중년 오지상 '마츠다 부장'이 그동안 혼자 알던, 동료들과 다니던 맛집 리스트를 공개했다! 하이볼, 나마비루, 진토닉, 소다와리, 카라구치 등등 사케로 시작해서 사케로 끝나는 오사카의 밤을 이야기하는 오지상의 다이어리는 술과 음식, 그리고 인생을 함께 여행하는 에세이이기도 하다.
"밤은 짧아! 걸어, 마츠다상!" 고독하지 않은 애주가 마츠다 부장의 미식 세레나데는 페이지를 넘기며 읽어가다보면 시원한~ 맥주라도 한 캔 들이켜고 싶어지게 된다. 오사카에서 꼭 먹어야 하는 복어요리, 세이로무시 냄비요리, 악어 스테이크, 일 년 예약이 꽉 차있다는 일본 평점 1위의 이자카야 등등 여행자들은 알지 못하는 '진짜 오사카 미식 기행'은 수록된 사진과 대화 글만으로도 이미 풍성하게 행복해지는 기분이 든다.
에세이에 함께 구성된 대화는 유튜브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 TV'채널의 해당 점포 관련 영상에 나온 대화를 재구성했다고 한다. 몇 년 전부터 꽤 많은 영상을 봐와서인지... 책을 읽는데 영상이 재생되는듯한 기분이 드는 기분이 이래서였구나~ ^^ 오사카 사람이 소개하는 술과 요리가 있는 이야기. 잠들지 않는 미식의 도시 오사카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지금 읽어보자. 마츠다 부장의 입담에 푹~ 빠져들게 될지도, 그러다 오사카행 비행기표를 결제하게 될지도..ㅎㅎㅎ
보통 복어는 겨울에 먹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겨울에 복어를 찾는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복어는 여름에 먹어야 제맛을 알 수 있는 생선이다. 복어는 봄이 찾아올 즈음인 3월부터 두 달 동안 산란기를 겪는데, 수컷 복어들은 이때를 위해 겨우내 열심히 나름의 준비를 한다. 곧 다가올 산란기를 위해 시라코, 즉 정액 덩어리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데,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영양분이 시라코에만 몰려 정작 몸에는 영양분이 부족해 진다. 이런 연유로 겨울에 먹는 복어는 영양도 맛도 부족하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먹지 않으려 하는 여름에 복어를 즐기러 다닌다. 한여름에 들른 복집에는 겨울보다 사람이 없지만, 고수는 고수만이 알아본다._41p.
갑자기 문득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모르겠을 때, 지금까지 살아본 길과 앞으로 가야 할 길의 방향이 서로 모호해질 때 나는 츠루하시를 찾는다. 한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나에게는 비유하자면,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다. 편의 시설도, 시원한 에어컨도 없는 오래되고 좁은 한인 타운 시장이지만, 이것저것 구경하며 걸으면 어지럽던 마음이 진정되고 내 뿌리가 선명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뿌리가 선명해지면 고민은 답을 찾기 마련이다. 어느 방향으로 가지를 낼지 고민이 되는 것은 뿌리가 모호해졌기 때문이니까. 이곳에서는 나, 마츠다 아키히로, 전명호의 뿌리가 다시금 고스란히 자리를 잡는다. 머리가 맑아지는 동시에 오랫동안 나를 괴롭혀온 고민이 단번에 씻겨나간다. 앞으로 내가 가야 할 길과 방향이 츠루하시 시장 골목 위로 뚜렷하게 그려진다._181p.
계획한 대로 척척 진행되는 완벽한 여행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결국 여행은 라이브이고, 사람은 완벽할 수 없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하고 분초를 나눠 상세하게 계획한다 해도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예상치 못한 것들의 습격을 버텨내야 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그럼, 여행은 무섭고 힘든 거냐고? 아니, 그 반대다. 언제나 계획이 틀어지고 기대하지 않은 일이 불쑥 찾아오기에 여행은 즐겁다. 일상에서는 잘 겪어보지 못할, 이를테면 '미지의 공포'를 여행에서는 틈만 나면 겪는다.
그래서인지 여행하면서 겪은 경험은 언제나 잊지 못할 최고의 추억으로 기억된다. 그것이 좋았든 나빴든 간에.
음식도 그렇다. 시간 내고 돈 내서 마음먹고 온 여행에 누구나 다 간다는 유명 맛집을 예약했으니 최고의 여행인 것 같은가? 나는 빼곡히 적어온 그 많은 맛집 리스트 중 하나 정도는 과감히 지워보라고 권하고 싶다. 적어도 한 끼는 여행서에 소개되지 않은 현지의 '아무 곳'에 가봤으면 한다. 현지인만 가는, 바꿔 말하면 굳이 여행자는 가지 않는 곳이야말로 여행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_191p.
여행이란 평범한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을 가져보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닐까. 여행을 하는 목적은 모두 다르겠지만 평소에는 할 수 없는 경험(그게 좋은 경험이든, 힘든 경험이든)을 기꺼이 몸소 체험하고 느껴보고자 여행길에 오르는 건 다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음식도 평소와는 조금 다르고 특별한 것을 먹어봐야 하지 않을까?_297p.
#용감한까치 #오사카에사는사람들 #오사사 #544 #마츠다부장님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오사카맛집 #오사카여행 #여행에세이 #book #여행에세이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