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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석산의 서양 철학사 - 더 크고 온전한 지혜를 향한 철학의 모든 길
탁석산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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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렵습니다. 쉬운 철학, 누구나 할 수 있는 철학이란 없습니다. 왜냐하면, 철학은 이론이기에, 체계가 있어야 하고, 주장에 대한 정당화가 필요하며, 글쓰기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일단 소설 읽듯이 한 번 편하게 읽고, 다음에 정독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지도의 좌표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 줍니다. 철학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생각이 어디쯤 있는지를 알려 줍니다. _10p.
우리는 왜 철학사를 공부해야 할까?
이 책을 읽기 전에 이 질문부터 생각해 봐야 했다. 640페이지에 달하는 그야말로 벽돌책, 늘 철학에 관심이 있었고 얕게나마 다양한 책들을 읽어왔는데 '서양철학사'를 읽는 날이 오게 될 줄이야! 저자는 '철학사 없이, 철학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이성과 논증의 학문, 하지만 서양에서 철학은 신비주의, 연금술, 마술 등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왔다고 한다. 계몽주의 이후 오컬트 영역까지도 두루 다루었다고 하니 고대, 중세, 르네상스를 지나 근대와 현대에 이르는 서양 철학의 2500년사를 한 번에 읽기엔 버겁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전문 철학을 훈련하기 위해 읽는 책이 아닌 만큼 책의 흐름대로 관심을 가지고 흐르듯 한 번 읽어내고 나면 조금 더 관심이 가는 분야가 생길 것이다. 첫 일회독에서 유독 넘어가지 않는 페이지들은 눈으로 읽고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듯 읽고 다시 한번 읽어보니 '오!' 하고 보이는 부분들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이 한 권의 책이 철학에 대한 세세한 분야를 다루기엔 워낙 방대한 시대를 다루고 있다 보니 철학사에 오른 이름난 철학자들의 다양한 세계와 인간의 본질, 존재, 지식, 가치 등을 질문하고 고민하며 쫓아가다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조금은 더 선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보다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서양철학사> 에 관심이 있었던 분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을 보면 철학자란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과 함께 신비 전문가, 연금술사, 마술사, 꿈 해석가라는 뜻도 있습니다. 즉 흔히 생각하는 철학자의 의미도 있지만,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마술사라는 뜻도 갖고 있습니다. 철학자와 마술사라니, 이상한 조합으로 보이지만, 서양 철학의 역사로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19세기까지도 신비를 다루는 책 이름에 〈철학〉이 종종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서양에서 철학은 거의 언제나 오컬트와 함께했습니다. 그러다가 18세기 계몽주의가 오컬트를 미신으로 낙인찍어 학문에서 추방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서양 철학의 역사를 살피려면, 철학과 오컬트를 함께 다루어야 합니다._17p.
사람이 도덕법칙에 따라 행위를 할 때만, 자연은 외부에서 오는 목적인 인간 문화에 이바지합니다. 인간이 도덕법칙에 따라 행위를 한다면, 자연은 도덕 완성의 부분이 되겠지요. 칸트는 인간이 없다면, 자연은 한갓 야생일 터이고, 쓸모없는 사물이며, 최종 목적이 없다고 합니다. 즉, 인간만이 도덕법칙을 적용할 수 있기에, 목적과 관련해, 스스로 도덕법칙을 제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제정으로, 인간은 자연의 마지막 목적이 되며, 그 마지막 목적은, 인간의 도덕성 완성입니다. _412p
과학이 철학을 대체하는 시대에 철학은 돌파구를 모색합니다. 실체가 아니어서 전에는 홀대하던 현상을 새롭게 조명합니다. 이는 본질을 부인하는 결과를 낳고, 20세기 철학은 본질 부인이 대세가 됩니다. 이분법이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정신과 몸, 본질과 속성, 주관과 객관, 개인과 사회, 관념과 대상, 이성과 감정 등 모든 분야에서 전복이 일어납니다. 미국에서는 삶을 도외시하고 언어 분석에 집중합니다. 철학은 삶에 대해 말하지 않고, 언어에 대해 말합니다. 신비주의는 에소테리시즘이란 이름을 얻는데, 과학을 적극 활용합니다. 과학을 바탕으로 지구, 환경, 생명 등의 논제를 통해 세력을 확장합니다. 과학과의 결합으로 시대에 맞게 변신에 성공합니다._464p.
마르크스주의는 계급을 시점으로 보지만, 페미니스트는 젠더를 시점으로 봅니다. 즉, 같은 이론을 바탕으로 하지만, 문제로 삼는 시점은 다릅니다. 페미니즘이 시점 이론을 택하는 이유는, 남성의 편파와 왜곡된 시각에 새로운 빛을 쪼여 바로잡기 위해서입니다. (중략)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상처를 주는 바는, 지식이 아니라, 지식으로 포장한 무시이며, 또한 객관성이 아니라, 객관성이 주장하는 바라고 말합니다. _6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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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