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
존 그린 지음, 노진선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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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편이다.  인생의 첫 과도기일지도 모르는 그 시절을 다양한 시각으로 만날 수 있는 성장소설.  나는 왜 재미있게 읽을 수 없을까?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는 『렛 잇 스노우』『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의 작가 존 그린의 신간이다.

작가, 책표지, 제목보다 눈길을 끌었던 건, '빌 게이츠 가족이 사랑한 책! 우리 가족 모두 함께 읽고 푹 빠져 버렸다.' 라는 문구에 이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하지만 삶이란 우리가 주인공인 이야기지 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나는 배워가고 있었다. 물론 우리는 자신이 작가인 척한다. 그래야만 한다. 12시 37분에 높이 달린 스피커에서 단조로운 삐 소리가 울리면 ‘이제 점심을 먹기로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종소리가 결정한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화가인 줄 알지만 실은 캔버스에 불과하다. /p9~10

그렇다면 이 연극에서 내 역할은 무엇일까?  조연이다.  난 데이지의 친구, 혹은 홈스 부인의 딸이다.  누군가의 무엇이다. /p10


주인공인 에이자 홈스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거북이는 언제나 거기에 있어』는 극도의 불안감과 강박을 가지고 살아가는 열여섯 살 에이자가 생각의 소용돌이에 빠져 내면의 갈등 속에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억만장자의 도망 소식이 전국을 뒤흔들고 실종된 러셀 피킷.  어린 시절 친구였던 데이비스의 아버지이기도 한 러셀에게 10만 달러의 현상금이 걸리며 에이자의 절친인 데이지가 이 현상금을 본인들이 받자며 강 건너 사는 데이비스를 만나러 가게 된다.



데이비스와 나는 별로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않았고, 심지어 서로를 바라보지도 않았지만 상관없었다고, 왜냐하면 함께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건 서로 마주 보는 것보다 더 친밀한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마주 보는 것은 누구하고 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세상을 보는 사람은 흔치 않다. /p17

진정한 공포는 무서움이 아니다.  아무런 선택권도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것이다. /p31


러셀 피킷의 실종으로 커다란 집에 남겨진 형제.  데이비스이 동생 노아는 아버지를 기다리며 자신이 비뚤어지면 돌아올 거라 생각하는지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하고 데이비스는 그런 동생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모르겠다.  러셀 피킷의 실종 단서가 될지 안될지도 모를 단서를 들고 경찰이 아닌 데이비스를 찾아간 에이자는 그들 형제가 안타깝다.  아직 부모의 보호가 필요해 보이는 노아.  아버지의 자산이 있어서 관리인과 가사도우미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아버지의 실종으로 다시 만나게 된 데이비스와 에이자의 사이엔 호감이 싹트기 시작한다.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가장 큰 무기는 생각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윌리엄 제임스

윌리엄 제임스에게 어떤 초능력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름을 선택할 수 없듯 생각도 선택할 수 없다.

생각에 대한 데이비스의 심정은 나와 똑같았다. 

내게 생각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다.  의식의 영역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p71

"전 제 생각을 통제하지 못해요.  그러니까 그 생각들은 진짜 내가 아니에요.  난 땀을 흘릴지 말지, 암에 걸릴지 말지,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레에 감염될지 말지도 결정하지 못해요.  그러니까 내 몸도 사실은 내 것이 아니죠.  이들 중 어느 것도 내가 결정하지 못해요.  외부의 힘이 결정하죠.  그러니까 난 그냥 소설 속 인물인 거예요.  내가 곧 환경이라고요." /p182


자신이 세균에 감염되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데이비스와 하는 키스에도 신경이 곤두서서 급기야 손 세정제를 먹기에 이르른 에이자는 데이비스를 좋아하지만 더 이상 가까이하는 건 힘들다고 생각하게 된다.  데이지의 팬픽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자신과 흡사한 캐릭터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상처를 받지만....   아빠가 실종될 경우 전 재산을 투아타라에게 상속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150년 이상을 살 수 있는 마법의 동물 투아타라를 연구하고 최상의 보살핌을 제공하기 위해 재단까지 설립했다는데, 경찰을 피해 도망가면서 남는 아들들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않은 걸까?  데이비스와 함께 올려다봤던 하늘, 이야기들... "마주 보는 것은 누구하고 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세상을 보는 사람은 흔치 않다."  에이자가 가진 강박과 불안감을 타인이 온전히 이해하긴 힘들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자신만의 몫일 테니까.  하지만 같이 바라봐 줄 수는 있지 않을까?  고치려 들지 않고 함께 곁에서 바라봐 주는 것만으로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큰 맥락의 사건은 데이비스의 아버지 실종이지만 에이자가 자신의 삶과 주변을 바라보며 이야기하는 글은 점점 빠져들어 에이자의 강박과 불안감은 개인차만 있을 뿐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살아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열린 결말!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글의 마무리가 너무나 좋았다.



단수 고유명사인 '나'는 늘 주위의 영향을 받으며 계속 살아 나갈 거야.

하지만 넌 아직 그 어느 것도 알지 못해.  너와 나는 데이비스의 손을 꽉 잡아.  데이비스도 우리 손을 꽉 잡지.  넌 그와 함께 같은 하늘을 올려다보고, 한참 후에 데이비스가 그만 가야겠다고 말하고, 넌 '잘 가.'라고 말하고 데이비스는 '잘 있어, 에이자'라고 말하지.  우리는 정말로 다시 보고 싶은 사람에게만 작별 인사를 하는 법이니까.  /p312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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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로니아공화국
김대현 지음 / 다산책방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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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로니아 공화국 대통령 김강현이다.
"나는 시민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최선을 다하여 헌법을 준수하고 보호하며 보존할 것을 블루토피아 아래에서 엄숙히 선서합니다."
2028년 7월 7일, 쏟아질 듯 눈부시게 빛나는 멋진 날이었다. 나는 파랗고 하얗게 빛나는 '블루토피아'깃발을 왼손으로 꼭 움켜쥐고 아로니아 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을 향하여 오른손을 높이 치켜든 채 굳은 맹세를 했다.
빌어먹을! /p11


해가 바뀔수록 사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만족을 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정말 행복하지 않은 걸까?  <나의 아로니아 공화국>은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꿈꾸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나라를 만들어가는 신명 나는 이야기이다.  2028년 아로니아 공화국의 대통령 김강현의 선서로 시작하는 글은 그의 어린 시절과 아로니아 공화국을 오가며 진행된다.  친구들과 만화방에서 놀던 시절, 동구 만화방 텔레비전이 박살 나서 돈을 모아 텔레비전을 구입해주자고 의견을 모았지만, 결론은 강현이 친구들의 돈을 갈취해서 모금의 대부분을 채웠는데, 아버지인 동국건설 김기천 씨에게 그 현장을 들켜 그동안 돈을 갈취했던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사과하고 돈을 다 물어주게 된다.  시간이 흘러 만약 그때 아버지에게 그 현장을 들켰던 건 행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다짐은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순간의 감정에 사로잡혀서 죽는 날까지 무르거나 되돌릴 수 없는 맹세는 결코 하는 것이 아니다.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다고 무조건 해서는 결단코 안 된다. 멍청하게도 그날 나는 맹세의 엄중한 의미를 정말로 몰랐다. /p74
김대중 정권은 어이없게도 그들의 더러운 코를 대신 풀어준 셈이었다. 기업은 망해도 재벌기업 회장들과 자식새끼들과 일가붙이 나부랭이들은 망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은 갈 곳을 잃고 길거리를 헤매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재벌기업 회장들과 자식새끼들과 일가붙이 나부랭이들은 갈 곳을 잃거나 헤매지도 않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지도 않았다. 사재를 털어서 기업을 살리고 노동자들과 함께 기업 구조를 개선하여 공적자금이 들어간 자신의 기업을 국가에 헌납하는 아름다운 기업인들을 바란 것은 결코 아니었지만, 그래도 시늉이라도 바라며 일말의 양심을 기대했다면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는 자의 착각이었을까? 착각은 무슨, 어리석은 민중이지. 자본은 양심이 없다. 결코 자본은 아량과 관용과 선의라는 단어들과 양립할 수 없다. /p92
익숙한 것은 사람을 무심하게 만든다. 무심한 것은 사람을 외면하게 만든다. 외면하는 사이는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 지나온 동안 수영과 나는 누나였고 아내였고 또한 남편이었다. 지민이 태어났고 어머니가 자리를 지켰고 우리는 언제나 가족이었다. 사람들은 가족을 영원할 것처럼 말한다. 틀렸다. 부모 자식은 비가역적일지 몰라도 부부는 떨어지면 깨지는 그릇이다. 언제든지 되돌릴 수 있는 가역적인 관계. 부부는 믿음이라는 약속으로 끊임없이 서로를 신뢰해야만 유지되는 잠정적인 관계일 뿐이다. /p143


아버지에게 끌려다니게 된 무림합기도에서 만난 첫사랑 수영.  그녀를 위해서 성당을 다니고 공부에 관심이 없었던 강현은 그녀와 같은 대학을 다니기 위해 열심히 외운다. 그저 외워서 법대를 나와 검사가 되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른 굵직한 사건들은 '아로니아 공화국'이라는 국가의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이야기한다.  검사로 살아가며 부와 권력 때문에 스러져간 국민들의 삶을 보면서 미련 없이 검사직을 내려놓는다.   참 어이없는 시대를 살아온 우리가 아닌가...

나는 자랑스럽게 이야기한다. 아로니아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시민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추구한다. 시민은 늘 항상 언제나 국가권력보다 무겁고 소중하며 우선돼야 한다. 오로지 이것만이 아로니아가 존재하는 이유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허투루 여기는 국가는 국가로서 자격이 없다. 시민의 존엄과 자유와 행복을 나 몰라라 하는 국가는 국가로서 존재 이유가 없다. 자격이 없고 존재 이유가 없는 국가는 반드시 사라져야 마땅하다. 잘라서 말한다. 아로니아 시민은 곧 아로니아 국가 그 자체다. /p151~152

"세상에 태어난 일은 행복한 일이지만,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좋든 싫든 꼼짝없이 한 국가의 국민이 된다는 사실은 불행한 일이죠. 저는 선택하지도 않았는데 쓰레기들이 장악한 국가의 국민으로 길들여진 채 평생 의무를 지고 권리를 찾아다니며 허둥지둥 살아야 한다면 슬프고 불행한 일 아닌가요? 저는 제가 선택한 재밌고 신나는 국가 아로니아를 만들 겁니다. 제가 살고 제 자식들이 살고 또 그 자식들이 살아갈 재밌고 신나는 국가를 직접 만드는 일은 정말로 멋지지 않나요? 이렇게 멋진 일을 하지 않는 건 제 자신에게 죄를 짓는 거죠." /p261


검사직을 내려놓고 집에서 쉬던 중 송성철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큰놈 하나 작은 놈 하나' 서류를 주고 간다.  신나게 놀겠다던 어른들이 바다 한가운데 나라를 만들겠다고 한다.  이야기글 듣다 보니 묘하게 설득되고 '큰놈 하나 작은 놈 하나' 프로젝트에 동참하겠다고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다.  과연 국민들이 평등하게 행복한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천문학 적인 돈이 들어가고 나라 간의 외교 문제도 걸려있다.  한. 중. 일 간의 미묘한 외교 문제를 아내인 수영과 딸 지민으로 인해 돌파구를 찾게 되고...

"넌 아로니아를 만들겠다는 나에게 가타부타 말을 안 했어. 그리고 에크로피아에 들어왔고 하호하오츠바를 했고 아로니아를 만들었지.... 왜 허무맹랑했을 나에게 아무 말도 안 했어?"
수영이 몸을 일으켜 앉았다. 나도 일어나 수영의 어깨를 감쌌다.
"너니까... 네가 하겠다고 하니까... 너잖아. 뭐가 더 필요한가?" /p411


처음엔 모 작가의 글과 비슷한 분위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갸웃 했는데 읽다보니 김대현 작가의 글에 빠져들게 된다.  무조건 행복하고 재미있게 사는 나라를 만들고 싶었던 김강현과 그의 사람들, 하지만 마지막 즈음 아내인 수영은 아로니아 공화국을 없애겠다고 한다.  행복을 강요받는 사람들이 과연 진정 행복하겠는가? 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이 힘들고, 싫어서 떠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간히 듣게 된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해외에 내보내 그곳에서 자리잡기를 유도하는 부모들도 있다.  사실 가끔 생각한다.  이 나라가 참 살기 힘든 나라가 아닌가 하고, 조카들이 살아갈 10년후, 20년 후는 지금보다 나아졌으면 하는 생각도 더불어...  국가를 바꿀 수 없어서 국가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발적이지만 경쾌하다.

언제나 살았고 어디서나 살았던 사람은 국가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산다. 세상의 사람은 영원하고, 사람이 만든 국가는 영원하지 않았다. 지나온 세상의 역사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영원하지도 않은 국가를 영원하다고 믿는 것은 헛되고 터무니없는 아집이다. 사람과 사람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추잡하고 초라하고 조잡스러우며 너절하고 파렴치하고 무능력한 국가가 왜 필요한가? /p412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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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소화 - 삼시 세끼, 무병장수 식사법
류은경 지음 / 다산라이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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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우리는 건강한 음식, 우리 몸이 원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각종 인스턴트식품과 가공식품은 당장 혀를 즐겁게 할지는 모르지만, 소화 기관을 편하게 하지는 않는다. 무분별한 육식은 덩치를 크게 만들고 힘을 주는 것 같지만, 소화 중에 독소를 내뿜어 장내 세균들의 균형을 심각하게 어지럽힌다. 그런데도 단지 맛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음식들을 먹어야 할까? /p275

 

 

이 삼십 대만 해도 건강에 신경을 쓰는 부모님이 크게 와닿지가 않았다.  하지만 내가 사십 대가 되고 부모님 연세가 칠순이 다 되어가시다 보니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시면서 부쩍, 건강에 신경을 쓰게 된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순 없을까?  <벤저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보면서 노인으로 태어나 아기로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일단 부피가 작아서?  라고 생각했던 건 몸집도 커졌는데 나중에 사후 나를 돌봐줄 사람이 없다면 몸집이라도 아기처럼 작은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노년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나이가 되었다.)

병원은 건강을 책임지는 곳이 아니다.  병원은 단어 그대로 '병이 있는 집'이란 뜻이다.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 아니라, 병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공간일 뿐이다.  그러므로 병원만 자주 가면 건강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다..... (중략).... 다시 말하지만, 약과 병원은 여러분의 건강을 책임지지 않는다.  스스로 식사 방법을 바꾸고 영양 상태를 개선하지 않는 이상, 질병의 원인은 사라지지 않는다.  /p6~10
빌 클린턴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존 맥두걸 박사는 육식을 가리켜 '단백질 많은 식품이 아니라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는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그렇다. 육식은 질병과 고통, 그 자체를 먹는 행위다. /p45

 

 

얼마 전 허리를 다치셔서 시술하고 오신 엄마가 병원에서 우유랑 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했다고 잠깐이지만 부쩍 고기를 챙겨드셨던 적이 있다.  하지만 평소 채식, 생선을 좋아하시는 엄마가 고기를 억지로 매일 조금씩 먹는 건 좀 힘드셨는지 금세 식단을 바꾸셨다.  <완전 소화>에는 이렇게 육식에 관한 이야기가 꽤 자주 등장한다.  꼭 육식을 해야 하는가, 동물들을 살찌우기 위해 좁은 곳에 가두고 억지로 사료를 먹여 잔인하게 살해한걸... 죽은 동물의 사체를 꼭 먹어야만 단백질을 섭취하는 걸까?  저자 류은경 대표는 과일과 야채로도 충분히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그러한 사례들이 꽤 있고 그러한 사례를 들어 체계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한식 위주의 자연식 밥상을 꼭꼭 씹어서 침으로 완전히 소화시키면 역류성 식도염이나 위염 같은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오전에 과일식을 하고 점심과 저녁에 현미 채식을 꼭꼭 씹어 먹게 하고, 힐리언스 선마을을 운영하는 이시형 박사도 인공 첨가물과 강한 양념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식 밥상을 30분 동안 식사하게 한다. 오랫동안 꼭꼭 씹어 먹기는 완전 소화의 첫 번째 단추다.

건강을 위해서 식전 과일 하나를 먹어보라고 권하고 있다.  과일, 채소에도 고기를 섭취해야 먹을 수 있는 단백질 등이 충분히 있으며 식전 30분 전에 먹는 과일은 그 어떤 영양제보다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기도 했으며 지금도 많은 이들이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부쩍 피로함을 느끼던 요즘이었는데 들쑥날쑥 생각날 때만 먹는 영양제들은 크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과일이라도 상관없다.  입에 맞는 과일로 식전 1개씩 챙겨 먹어보자.  또는 과일만으로 며칠간 먹어도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냥 읽다가 밑줄 그어가며 읽기 시작했고 어느새 엄마랑 토론을 하고 있었던 <완전소화> 건강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맞는 건강관리법을 찾아서 시도해보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는데 과자, 인스턴트식품을 줄이고 과일을 먹는거라면 온 가족이 시도해 볼 수 있는 건강법이 아닐까?  류쌤이 추천하는 건강식단도 있으니 가볍게 식전 30분 과일 1개부터 챙겨먹어보자.  (우리 가족은 오늘 아침부터 시작했다!)

식전 과일 불로장생. 식전에 먹는 과일이 건강한 노후를 보장한다.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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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설레는 마음
이정현 지음, 살구 그림 / 시드앤피드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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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에세이를 즐기지만, 계절 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고 선택해서 읽는 책들도 계절에 맞춰 출간되는 기분이 들어 신간을 기꺼운 마음으로 읽는 편이다.  처음 만나는 작가일 경우 대부분 제목이나 책표지를 보고 반하게 되어 들여다보고 읽고 싶어져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함부로 설레는 마음> 은 이정현 작가의 두 번째 책이라고 한다.  책표지의 그림도 살구님의 일러스트로 감성이 뿜뿜 넘치는 책이라 생각됐는데 이름만 보고 여자 작가의 글인 줄 알았는데 남자 작가! 



봄도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어떤 계절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금'이라는 것만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계절이 되는 게 아닐까요.

우리의 지금이어서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입니다 /p011

산다는 건 때로는 아무렇게나 쓰인 잡문같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그래서 좋은 걸지도 모른다.  흘러가는 대로 쓰이는 글처럼, 머리가 쓰는 건지 손이 쓰는 건지도 모르는 그런 글처럼, 꾸밈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거니까.....(중략).... 산다는 건 그렇게 쓰인 잡문이어서 아름다운 걸지도 모르겠다.  /p048

빨라야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걸까.  여유가 있는 사람이 빠를 수 있는 걸까.  둘 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허겁지겁 살아가는 우리도 나중의 여유를 위해서 이러는 걸까.  나중이라는 단어가 얄궂다.  삶에 나중이라는 계절이 있을까.  /p059

계절에 설레다 / 추억에 설레다 / 사랑에 설레다 / 사람에 설레다 이렇게 구성된 글은 살아가며 깊이 있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는 글은, 스쳐가는 우리의 삶을 타인만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나'를 들여다보게 한다.  설레임, 애틋함, 무심코, 함부로 이러한 단어들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이지만,  조화를 이뤘을 때의 파급력은 단어 하나, 이상의 효과를 보게 되는 것 같다.  이정현 작가의 글을 읽으며 때론 지나간 사랑이, 시간이 애틋했고 현재의 시간을 다시금 생각해보기도 했다.  타인을 사랑할 수 없는 이유가 '나'자신을 온전히 들여다보고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곤 있었지만 막상 최근 읽은 책들을 통해 다시 확인하다 보니 바꾸려고 노력하기보다 나의 상태가 어떤지 인지했으니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라며 자기 위안을 하기도 했던 글이었다.



아홉은 어떤 의미일까.  실은 그 다음에 오는 숫자나 크게 다름이 없는데도 자릿수를 꽉 채우지 않고 머무른다.  "이렇게 좋은 구성이 십만 구천구백 원"!" 어렸을 적 친구들과 티브이에 나오던 홈쇼핑 광고를 따라 하며 장난을 치던 기억이 떠오른다.  아홉, 뻔뻔한 숫자 같지만 또 그걸 보는 사람은 속내를 알면서도 굳이 따져 묻지 않는 숫자.  익숙해져 밉지 않은 숫자.

사람이 가지고 살아가는 마음도 꼭 그렇다.  자주 아홉에 머물러 있곤 한다.  가득 찬 마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구나 하며 지나가기도 한다.  채우고 싶지만, 그랬던 적도 있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 마음이랄까.

누구나 아홉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나만 비워두고서,

하나를 채우지 못해서.

누군가 그 하나만 채워주기를 바라면서.

가끔은 누군가의 하나가 되기도 하면서. 그렇게들 살아간다.  /p175~176

 설렌다.  그러다가 애틋해진다.  짧게 보는 것일수록 애틋하다.  첫눈이 설레는 건 눈에서 비가 될 수밖에 없었던 계절의 기억 때문일까.  언젠가 봤던 클리셰투성이의 연속극 때문일까.  오늘 같은 날은 손을 잡고 있고 싶다.  녹아내리는 눈보다 중요한 사실은 첫눈이 없는 해는 없다는 거라고, 그러니 애틋한 것에도 이렇게 함부로 설렐 수가 있다고. 

(중략)

나는 자주 너에게 함부로 설렌다.  분명 우리가 애틋해지는 날도 진부한 클리셰처럼 찾아오겠지만, 지금은 서로에게 소복하게 쌓이고 싶다.  나는 당신에게 첫눈이 될 테니.  당신은 함부로 설레어도 괜찮다.  /p208~209


소설, 고전, 인문 분야보다 에세이를 선호하는 이유는 타인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슷한 글은 있어도 같은 글은 하나도 없듯이 그들이 이야기하는 삶이 자신의 경험과 시간을 토대로 쓰인 글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하나의 인생이 아닐까?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고, 그만큼의 경험을 쌓으며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글로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선보이기도 하면서 오늘도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오늘도 글을 쓰고 있을 이정현 작가의 다음 글이 기대된다. 



산책길에 꽃을 닮은 마음씨를 만나듯, 나의 글과 생각도 지나가는 누군가의 삶을 무심코 행복하게 만들기를

잠깐이라도 미소가 번지게 하기를.  /p283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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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들에게 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 - 여성범죄 전담 형사가 들려주는
이회림 지음 / 청림Life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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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날이 갈수록 이유 없는 범죄가 늘고, 조심해야지 하지만 언제 어디서 피해를 입을지 알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혼자 사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그 피해는 더 심해지고 있는듯하기도 하다.   여자라서 두려운 일상의 모든 순간,  너무도 많다.  밤길, 지하철, 택시, 공중화장실, 주차장등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혼자라는 이유로 타깃이 되기도 한다. 



"지금부터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이 칼로 찔러버리겠다." 

이렇듯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극도의 위협을 감지할 때 나타나는, 몸과 정신이 얼어붙어 꼼짝도 못하는 부동의 상태', 즉 '얼어붙기'는 인간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방어기제 중 하나인 것입니다....(중략)....인생의 많은 길목 중에서 위험을 만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 위험이 닥쳐올지 모릅니다.  바로 그러한 위험에 직면했을 때 눈앞의 상황을 올바르게 인식해야 합니다.  위험을 올바르게 인식하는 능력, 그 위험에 지혜롭게 대처하는 능력, 이것이 바로 진정한 용기입니다.  /p58~61

많은 사람들이 사람을 보는 눈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대체로 얼굴 생김새만 보고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수준입니다.  저 또한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자부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사람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겉으로 좋은 행동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동기까지 좋은 법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만약 누군가 다른 사람들을 잘 돕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 그가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도 다른 사람을 돕는지 살펴봐야 그 속마음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람들과 있을 때의 얼굴이 혼자 있을 때의 행동과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p78


기억도 가물가물한 어린 시절 동네 할아버지로부터 당했던 성추행의 기억이 내게도 있다.  옛날엔 온 동네 사람들이 서로 집안의 밥그릇 개수까지 알고 지내던 시대라,  집안 어른들과도 친하고 온 가족이 다 아는 집이어서, 예뻐해 주시나 보다 했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고 약한 아이에게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다.   어른들에게 뭐라 말하기도 이상해서 언제부턴가 그 집엔 심부름도 가지 않았고 피해 다녔던 기억이 있다.  학창시절엔 버스에서 이상한 아저씨들이 엉덩이를 만지기도 하고 비비적대기도 했는데, 그게 무서워서 바짝 얼어 도망치듯 내리거나 그냥 울어버리기도 했던 기억도... 이렇게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들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허락은 기억은 없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켜야 한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택시기사가 살인, 강도, 성폭행. 추행, 아동과 청소년에 대한 성폭력, 마약 복용 등의 중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택시 운전 자격을 취소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통안전공단은 매년 택시기사들의 범죄 경력 조회를 경찰에 의뢰해 자격에 미달하는 기사들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p165


여성 범죄 전담 형사인 저자 이회림은 본인도 한 사람의 생존자로서, 그리고 살아오며 위험했던 순간을 지나오고 형사 생활을 하며 현장에서 경험한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러한 범죄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상황별 대응법과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기초 호신술, 호신술의 잔기술등 위기의 상황에서 알아두면 좋을 호신술들을 알려주고 있다.  범죄를 예방해서 위험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피해를 당했다면 피해자 간 아닌 '생존자'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마음의 균형을 잡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미친놈들에게 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 제목이 과하다고 생각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범죄자는 사악한 모험가다.  범죄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악한 모험을 한다.  범죄자는 자신이 설계한 사악한 모험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라면 주저하지 않고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가는 족속들이다. /p85  나쁜 짓에 있어서 누구보다 몰입하는 사람들, 이런 범죄자들과 1대 1로 마주했을 때, 정말! 정말!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고 강조한다.  책에 등장하는 사례보다 더 많은 경우의 범죄들이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빈번하고 많이 일어나는 사건들을 예시로 이야기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쯤, '나'의 안전을 위해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미친놈들에게 당하지 않고 살아남는 법>  이다.



가부장적인 문화에 익숙해진 대다수의 남성들은 이러한 미투 운동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여성들이 느껴왔던 불편함에 비하면 남성들은 이제 막 불편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함을 서로 나누고 그 원인을 찾아 고치고 바꿔가자는 것이 미투 운동의 목적입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와 각계각층에서 함께 용기를 내어 시작한 미투 운동 덕분에 대한민국은 마치 최면에서 막 깨어난 것만 같습니다.  각성한 사람이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듯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미투 운동 이전의 사회로 퇴보할 수 없습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어도, 누구도 피해 사실을 맘 편히 언급할 수 없는 사회에서 용기를 내어준 분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냅니다. 

#metoo #withyou   /p292~293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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