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소란을 다스리는 철학의 문장들 - 2,500년 변치 않는 지혜를 새기기 위한 필사노트
제갈건 지음 / 클랩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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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글씨 쓰기를 주된 일로 삼았던 동양의 서예가들은 이렇게 말했다.

"글씨를 베끼는 것에는 다음의 3단계가 있다. 첫째는 글씨의 꼴을 베껴 써보는 것이다. 둘째는 글씨의 뜻을 베껴 써보는 것이다. 셋째는 등을 돌리고 써보는 것이다." 앞선 누군가의 글을 그대로 베껴 쓰다 보면 그 글에 담긴 의미까지 베낄 수 있게 된다 의미를 베끼는 일이 익숙해진 다음에는 구태여 다른 누군가의 글을 보지 않고도 나의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_7p.

눈으로 읽는 것을 넘어, 자신이 직접 읽은 문장을 옮겨 적는 필사의 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어휘력, 고전, 시 등 다양한 분야에 이르른 필사에 관련한 책들이 출간되어 있고 지금도 계속 출간 중이다. 개인적으로도 몇 권의 필사에 관련한 책을 소장하고 있지만 요일별로 골라서 필사해 볼 수 있는 <마음의 소란을 다스리는 철학의 문장들>은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기 전, 휘리릭 페이지를 넘기다 마음이 가는 문장을 필사하기도 하고, 때론 해당 요일의 문장을 뒤적여 필사해 보기도 했다.

월.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용의 문장들 <논어>

화. 마음의 공허를 채워주는 배움의 문장들 <맹자>

수. 소진된 마음을 회복하는 균형의 문장들 <중용><대학>

목. 삶의 내공을 기르는 처세의 문장들 <한비자>

금.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랑의 문장들 <묵자>

토. 마음의 소란을 다스리는 지혜의 문장들 <장자>

일. 괜찮은 내일을 향한 변화의 문장들 <주역 계사전>

이 책의 저자는 필사가 비단 오늘만의 트렌드는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과거로부터 동양의 선비들이 사경 ('경전을 베껴 쓰다')을 즐겼다고 하는데,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지는 내용을 직접 손으로 쓰며 나름의 삶을 꾸리고 문명을 이룩해온것이라 한다. 지금, 우리는 왜 필사에 열광하는 것일까? 도파민에 중독되어가는 이들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읽고 쓰고 기록하는데 빠져들고 있다. 고요한 가운데 오롯하게 집중해 마음의 평온함을 체감할 수 있는 시간과 경험을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부모님, 친구, 연인, 자녀들과 함께 하는 필사해 보는 것도 추천!)

#마음의소란을다스리는철학의문장들 #소란단 #제갈건 #클랩북스 #필사책 #필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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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작하는 어반 스케치 - 한 권으로 배우는 드로잉 준비부터 완성까지
리모 김현길 지음 / 상상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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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시작하는어반스케치 #도서협찬

#리모김현길

Urban Sketchers Manifesto

1. 우리는 실내외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다

2. 우리의 드로잉은 여행지나 살고 있는 장소, 주변의 이야기를 담는다

3. 우리의 드로잉은 시간과 장소의 기록이다

4. 우리가 본 장면을 진실하게 그린다

5. 우리는 어떤 재료라도 사용하며 각자의 개성을 소중히 여긴다

6. 우리는 서로 격려하며 함께 그린다

7. 우리는 온라인에서 그림을 공유한다

8. 우리는 하나씩 그리며 세상을 보여준다

위에 기술된 어반 스케쳐스 선언문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어반 스케치는 현장성을 중요시한다. 여기서 여행 드로잉과 어반 스케치의 작은 차이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여행 드로잉은 현장에서 그린 그림과 스튜디오에서 돌아와 그린 그림 모두를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이라면, 어반 스케치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 그림만을 가리킨다.

순간의 기록은 사진으로 남길 수 있지만, 시간을 들여 그 순간을 그림으로 남기는 건 또 다른 감상과 추억이 되지 않을까? 늘 어반 스케치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관련한 유튜브도 종종 시청하는 편이다. 그림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자주, 많이 그려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눈으로 보는 것 말고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어반 스케치에 대한 모든 것.

그림을 취미로 그려왔던 저자가 본격적으로 드로잉을 하게 되면서 어쩌면 초보자들이 궁금해하고, 시작할 때 도움이 될만한 팁, 펜, 스케치북, 수채물감, 채색법, 선 긋기와 구도 등등 약간은 알고 있던 팁들도 이 책을 읽으며 선 긋기나 구도 잡기부터 다시 시작해 보게 되었다. 구도 잡기나 인물 스케치에서 막혀 그림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는데 차근차근 저자의 설명과 포인트 등을 천천히 읽어가며 평생 갈 취미 하나를 다시 시작해 본다. 우선 펜과 연필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취미이니 훌륭하지 않은가! 그림 그리기, 수채화, 어반 스케치 등 드로잉 준비부터 완성까지 알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일독해 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그림과 친해지기 위해서는 자주 많이 그려야 한다. 너무 비싸거나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버거운 무거운 도구들은 권하지 않는다. 그림이 습관이 될 수 있는 좋은 창작의 도구들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_28p.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된 후, 공항에서 우연히 주어지는 느슨한 시간들이 좋아졌다. 항공편 지연 또는 환승으로 인해 무작정 기다려야 했던 무료한 시간들이 이제는 이 공간을 여유롭게 기록할 수 있는 소중한 창작의 시간으로 바뀌었다. 카메라가 아닌 손끝으로 남긴 작고 촘촘한 기록들로 인해 여행의 추억이 더욱 풍부해지는 경험을 해보자. 남들과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그 누구보다 밀도 높은 여행을 위해. _58p.

투시도법은 빠르면서도 체계적인 드로잉을 위한 기본기로 익혀두면 좋다. 간혹 이 기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다가 그에 따른 압박으로 그림에 흥미를 잃는 이들을 보곤 한다. 우리는 건축설계사가 아니다.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그림 속 공간을 적절히 정리하는 정도로 투시도법을 사용하자. _101p.

가벼운 그림을 그리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생략'을 이야기하고 싶다. 주요 대상은 세부 묘사에 힘쓰되 그 외는 단순하게 표현하여 밀도감의 차이를 두는 방식이다. _150p.

#김현길 #리모 #상상출판 #어반스케치 #urban_sketch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도서추천 #book #상상팸 #시간을멈추는드로잉 #네가다시제주였으면좋겠어 #혼자천천히북유럽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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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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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게이고의무한도전

#도서협찬

스노보드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니, 이미 시작해버렸다.

돌이켜보면 이 출발선에 서기까지의 여정이 참으로 길었다.

_

리프트에서 내려 드디어 본격적인 보드 타기 연습이 시작되었다. 그 내용을 일일이 적어봤자 아마 별 쓸모가 없을 것이다. 간단히 줄이자면 타기, 돌기, 멈춰 서기의 연습이었다. 나도 S 편집장도 수없이 넘어졌다. 타고 내려가려다 넘어지고, 커브를 돌다가 넘어지고, 멈춰 서려다가 넘어지고, 넘어지기도 전에 미리 넘어지는 판이었다. 하지만 이게 아주 재미가 있었다. 44세와 43세 아저씨 둘이 눈 범벅이 되어 콰당콰당 넘어지고 있으니 재미있지 않을 리가 없다.... (중략)... "엇, 엇, 엇, 탄다, 탄다, 엇, 엇, 돌았다, 돌았다, 엇, 엇, 또 돌았다, 돌았다, 잘 타네, 잘 타네, 보드가 쭉쭉 나가네, 쭉쭉 나가네, 아저씨가 스노보드 쭈욱쭉 잘 타네." 설마 그런 식으로 입 박에 내서 말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속의 부르짖음은 대략 그런 느낌이었다. _14~16p. (2002년 3월)

이 글은 2002년~2004년 실업지일본사(実業之日本社)의 《월간 제이노블》, 그리고 《SPORTS Yeah!》에서 연재된 글을 엮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은 불혹의 나이에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스노보드를 시작으로 자타 공인 스노보드의 마니아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연애의 행방>, <눈보라 체이스>의 영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스노보드를 타며 취미생활로 에세이도 쓰고, 소설 출간까지... 글 쓰는 게 업인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 싶다.

2002년 이후부터 국내에도 스노보더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던 때라 슬로프에 올라서면 스키어들과 보더들의 묘한 신경전도 꽤 있었는데... 어떤 종목이든 그렇겠지만, 혼자 연습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강사의 지도가 필요하고, 또 새로운 걸 찾게 된다. 시즌이 아닌 비시즌엔 인라인스케이트, 수상 스케이트를 타며 시즌을 기다리는 게 아마도 겨울 스포츠인 스키, 스노보드를 즐기는 이들의 비슷한 패턴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 5~6년 정도? 겨울을 미친 듯이 즐겼던 것 같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스노보드에 빠져드는 과정은 과거, 나의 어느 한 시절을 보는 것 같아 두근거리는 마음에 책장을 넘기는 손에 즐거움이 묻어나기도 했다. 그의 글을 읽으며 어느 한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꽤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이렇게나 겨울스포츠를 즐기면서도 작품도 꾸준히 집필했다니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설산 시리즈'의 시초라 할만한 단편 소설 3편이 수록되어 있어, 그가 푹 빠진 스노보드와 설산의 여운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거의 23년 전의 글이라 시간차는 꽤 있지만, 히가시노 게이고가 눈 깜짝할 사이에 푹 빠져버린 '아저씨 스노보더'의 글은 읽는 이의 마음을 하얀 설산 앞으로 슬금슬금 데려다 놓는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엉덩이가 들썩들썩... 겨울 스포츠 다시 시작해 볼까?라는 마음이 들지도~ 어쩌면 당신을 하얀 설산 앞으로 데려다 놓을 에세이!

본격적으로 스노보드를 즐기는 인물을 맨 처음 본 것은 스크린에서였다. <007 뷰 투 어 킬>이라는 영화다. 이 영화의 앞부분에 저 유명한 제임스 본드가 스노모빌을 타고 적의 추격을 따돌리며 도주하는 장면이 있다. 중간에 공격을 받아 스노모빌이 파괴되자 제임스 본드는 바닥에 떨어진 모빌 한쪽을 썰매에 얹고 눈 위를 마치 서핑이라도 하듯이 휘익휘익 타면서 도망치는 것이다. 배경음악으로는 더 비치 보이스의 커버 곡이 흘렀다. 그때의 스턴트맨은 말할 것도 없이 프로 스노보더였을 것이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세상에 저런 대단한 일을 해내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감탄했다._7p. (2002년 3월)

"네, 잘 봤습니다. 잘못된 습관도 없고, 아주 좋아요. 다만 몸이 좀 앞으로 숙여지는군요. 턴의 후반에는 중심을 뒤쪽으로 옮기도록 해보세요." 스피드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중심을 앞쪽에 둔 것인데 계속 그 자세만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인 모양이다. 혼자 연습해서는 결코 알지 못할 결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이번 레슨을 받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밖에도 잘못된 부분을 이것저것 지적해 주었다. 거기에 새로운 테크닉도 배웠다.

"네, 좋아요, 그렇게 하시면 됩니다. 잘 타시네요."

마쓰무라 씨의 말에 마음이 턱 놓였다. 책이나 비디오로 배워서는 내가 과연 제대로 타는지 어떤지 알 수 없다. 독자들 중에 만일 스노보드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분이 있다면 꼭 정식으로 강사에게 배울 것을 추천한다. _103p. (2003년 2월)

"뭐야, 그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중년 아저씨 여러분, 맞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_241p. (2004년 2월)

#소미미디어 #솜독자3기 #히가시노게이고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본 서평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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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생활 - 기록으로 취향을 발견하고 나만의 길을 만드는 법
논디 김하영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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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생활 #도서협찬

창조적 활동을 위한 기록은 크게 두 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분출하는 것, 그리고 외부의 정보를 내 안으로 잡아두는 것. 두 가지 모두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 둘은 카테고리를 잘 만들어두지 않고 기록하면 두서없이 뒤죽박죽되어버릴 가능성이 커요. 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하여 기록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_21~22p.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읽기와 기록. 기록은 블로그, 인스타그램, 다이어리 등으로 영역을 넓혀 10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습관처럼 해오던 읽기와 기록에 살짝 의문을 갖게 되는 순간이 있다. '나 지금 잘 하고 있는 건가?' 오랜 시간 거의 습관처럼 해오던 활동인데도 나 자신이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기분... 이럴 때 읽게 된 김하영 작가의 <쓰는 생활>은 가뭄의 단비 같은 책이었다.

데이오프 프로젝트의 대표이기도 한 저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 기록과 디자인은 자신의 기록으로 나를 분석해 '잘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로 자신만의 취향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를 설립하는 과정이 탄생하기까지 밑바탕이 된 '기록 생활 노하우'를 담은 책이기도 하다. 누구나 다이어리, 노트, 기록을 하지만 어떤 생각과 방향성에 가치를 두고 기록하고 정리해두느냐, 순간 떠오른 생각들을 마구잡이로 기록하던 때도 있었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면 쓰다만 노트로 굴러다니기를 얼마나 경험했던가. 궁금했던 브랜드의 노트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자세한 팁들도 전하고 있어, 노트 몇 권은 이미.. (주문을 하고 있다는...) 기록이라는 작은 습관을 통해, 내면의 나를 찾고 그것을 노트와 펜으로 (또는 sns) 표현하는 과정은 기록의 의미가 갖는 의미를 깊게 생각하게 된다. 지금 내가 하는 기록의 방향성을 한 번쯤 점검해 보고 싶다, 또는 기록을 하고 싶지만 막막하다 싶은 이들에게 한 번쯤 일독해 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카이브 타임은 보통 책상에서 보냅니다. (중략)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건 생각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몇 분 안 걸리는, 별거 아닌 기록일 수도 있지만, 그 잠깐의 힘은 생각보다 강해요. 당장 오늘 밤부터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_60p.

내가 좋아하는 것이 꼭 직업이 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지금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손에 잡히지 않아 헤매고 있다면, 우선 나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나 자신을 알려는 시도를 해보면 저처럼 일로 이루어질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감이 차오릅니다. 유의할 것은 스스로에게 솔직할 것. __124~125p.

취향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내가 좋아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 펜을 들고 종이에 기록을 남겨봅니다. 추상적인 개념부터 좋아하는 영화나 내 공간 속 물건들까지 말이죠. '나는 이게 좋아!'하고 선택해 소비한 것들도 막상 이게 왜 좋아서 구매했는지 생각해 보면 한 번에 딱 떠올리기 어려운데요, 이를 글로 풀어 짧게나마 '좋아하는 이유'를 적어보면 나 자신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_142p.

#김하영 #논디 #데데이오프르로젝트 #라이프앤페이지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도서추천 #자기계발 #book #기록 #영감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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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 - 비관마저 낙관한 두 철학자의 인생론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지음, 이시은 옮김, 박찬국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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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쇼펜하우어가묻고니체가답하다 #크리스토퍼제너웨이

삶에서 얻는 행복이 있지만(우리가 일부 욕망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 그것은 삶이 필요로 하는 치유책이 아니다. 삶의 치유책은 오로지 의지의 부재에 의해서만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충족과 동일시되며 때로는 안녕과도 동일시된다. 의지의 무정이란 욕망의 충족이 아닌 욕망의 포기나 체념의 상태며, 쇼펜하우어는 여기에 행복, 평화, 안식, 기쁨, 고양, 평온 등으로 번역되는 다른 용어들과 함께 만족이라는 용어를 적용한다. 따라서 쇼펜하우어의 가치철학에서는 행복과 무의지의 재조가 주축을 이룬다. 행복은 구원으로 향하는 길이 아닌데, 의지를 충족시키려는 어떠한 노력도 무의지 상태를 야기할 만큼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_106p.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에 관한 의지, 우리 내면의 본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논하면서 한편으론 자기중심적 욕망, 이기주의적 관념, 타인과의 갈등등 고통으로 가득한 세계에 초점을 맞추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였다. '고통이란 무엇인가' '왜 삶은 고통스러운가' '우리는 왜 고통에 대응할 수 없는가' 삶에 대한 의지는 잠시 판단을 중지하고 오로지 '고통'에 집중한 그의 철학은 행복할 수 없도록 설계된 삶이라는 모두의 불안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이에 100여 년의 시간이 흘러 고서가에서 쇼펜하우어를 발견한 니체는 그의 철학을 세상에 널리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쇼펜하우어를 계승했지만 그의 철학을 비판한 니체, 그에게 도덕은 의심스러운 현상이며 고통은 삶의 형상이고 그것을 없애려는 시도는 빈곤하다고 했다. 쇼펜하우어와 바라보는 '삶의 고통'이라는 명제는 동일했지만 니체는 대안을 제시한다. 개인의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의지'의 개념을 주장한 것이다.

처음엔 흥미로 가볍게 넘기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조금씩 읽어왔던 쇼펜하우어와 니체에 대한 글들이 정말 읽기 편하게 압축하고 요약정리가 잘 된 글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이 두 철학자의 인생론을 읽으며 등장하는 수많은 주석과 동시대 최고의 사상가, 비관주의 분석가의 토론 해설까지... 이 주가 조금씩이나마 읽었지만 어려웠다. 오늘날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며 '철학'을 읽어야 할 이유를 생각하고 질문하기를 멈추었던 삶에 질문을 하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철학 초보자인 내겐 어려운 책이지만 철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일독해 보길 추천하고 싶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성격이 타고난 것이며, 결코 변하지 않은다고 해도 경험적으로 발견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이 본질적이고 변하지 않는 성격을 개인의 의지라고 부른다. 의지는 개인의 가변적인 매체인 지성과 대조되며, 한 사람의 핵심, 즉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구성한다. _68p.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잘못된 이유로 비존재를 선택하면 무의지의 경험적 상태에 들어갈 기회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앞서 논의했듯이 무의지 상태는 개인주의적 욕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쇼펜하우어에게는 최고의 선이다. 물론 개인주의적 욕망이 없는 상태에서 평화나 만족을 경험하려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과 아예 개체로서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그런 욕망을 없애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후자가 아닌 전자를 ‘구원’이라 부른다. 구원은 비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이 상태에 들어가면, 다행스럽게도 자신의 존재 자체가 정말로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최고선에 도달한다는 것은 자신의 비존재를 욕망하는 것과 양립 가능하며, 적어도 비존재가 바람직하다는 인정이 수반돼야 한다_145p.

니체의 주장은 우리가 고통의 부재를 안녕으로 여긴다면 인간을 주로 주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취급하려는 감정적 욕구에 이끌리게 되고, 그렇게 인간을 대하면 둔감성과 획일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니체는 사실 이와 반대로 인간이 자신을 포함한 사물을 차종하고 변형하거나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동적인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지적한다._337p.

평소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에게는 이 책이 둘의 철학에 더 깊이 있게 접근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_김겨울

#이시은 옮김 #박찬국 감수 #21세기북스 #서양철학 #인문 #쇼펜하우어 #니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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