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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 - 비관마저 낙관한 두 철학자의 인생론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지음, 이시은 옮김, 박찬국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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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쇼펜하우어가묻고니체가답하다 #크리스토퍼제너웨이
삶에서 얻는 행복이 있지만(우리가 일부 욕망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 그것은 삶이 필요로 하는 치유책이 아니다. 삶의 치유책은 오로지 의지의 부재에 의해서만 주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은 충족과 동일시되며 때로는 안녕과도 동일시된다. 의지의 무정이란 욕망의 충족이 아닌 욕망의 포기나 체념의 상태며, 쇼펜하우어는 여기에 행복, 평화, 안식, 기쁨, 고양, 평온 등으로 번역되는 다른 용어들과 함께 만족이라는 용어를 적용한다. 따라서 쇼펜하우어의 가치철학에서는 행복과 무의지의 재조가 주축을 이룬다. 행복은 구원으로 향하는 길이 아닌데, 의지를 충족시키려는 어떠한 노력도 무의지 상태를 야기할 만큼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_106p.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삶에 관한 의지, 우리 내면의 본질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논하면서 한편으론 자기중심적 욕망, 이기주의적 관념, 타인과의 갈등등 고통으로 가득한 세계에 초점을 맞추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였다. '고통이란 무엇인가' '왜 삶은 고통스러운가' '우리는 왜 고통에 대응할 수 없는가' 삶에 대한 의지는 잠시 판단을 중지하고 오로지 '고통'에 집중한 그의 철학은 행복할 수 없도록 설계된 삶이라는 모두의 불안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이에 100여 년의 시간이 흘러 고서가에서 쇼펜하우어를 발견한 니체는 그의 철학을 세상에 널리 알린 사람이기도 하다. 쇼펜하우어를 계승했지만 그의 철학을 비판한 니체, 그에게 도덕은 의심스러운 현상이며 고통은 삶의 형상이고 그것을 없애려는 시도는 빈곤하다고 했다. 쇼펜하우어와 바라보는 '삶의 고통'이라는 명제는 동일했지만 니체는 대안을 제시한다. 개인의 가능성을 탐구할 수 있는 '의지'의 개념을 주장한 것이다.
처음엔 흥미로 가볍게 넘기기 시작했지만 그동안 조금씩 읽어왔던 쇼펜하우어와 니체에 대한 글들이 정말 읽기 편하게 압축하고 요약정리가 잘 된 글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이 두 철학자의 인생론을 읽으며 등장하는 수많은 주석과 동시대 최고의 사상가, 비관주의 분석가의 토론 해설까지... 이 주가 조금씩이나마 읽었지만 어려웠다. 오늘날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며 '철학'을 읽어야 할 이유를 생각하고 질문하기를 멈추었던 삶에 질문을 하고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철학 초보자인 내겐 어려운 책이지만 철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일독해 보길 추천하고 싶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성격이 타고난 것이며, 결코 변하지 않은다고 해도 경험적으로 발견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이 본질적이고 변하지 않는 성격을 개인의 의지라고 부른다. 의지는 개인의 가변적인 매체인 지성과 대조되며, 한 사람의 핵심, 즉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구성한다. _68p.
쇼펜하우어의 주장은 잘못된 이유로 비존재를 선택하면 무의지의 경험적 상태에 들어갈 기회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앞서 논의했듯이 무의지 상태는 개인주의적 욕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점에서 쇼펜하우어에게는 최고의 선이다. 물론 개인주의적 욕망이 없는 상태에서 평화나 만족을 경험하려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과 아예 개체로서 존재하지 않음으로써 그런 욕망을 없애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후자가 아닌 전자를 ‘구원’이라 부른다. 구원은 비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이 상태에 들어가면, 다행스럽게도 자신의 존재 자체가 정말로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최고선에 도달한다는 것은 자신의 비존재를 욕망하는 것과 양립 가능하며, 적어도 비존재가 바람직하다는 인정이 수반돼야 한다_145p.
니체의 주장은 우리가 고통의 부재를 안녕으로 여긴다면 인간을 주로 주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 취급하려는 감정적 욕구에 이끌리게 되고, 그렇게 인간을 대하면 둔감성과 획일화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니체는 사실 이와 반대로 인간이 자신을 포함한 사물을 차종하고 변형하거나 새로운 형태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능동적인 능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지적한다._337p.
평소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독자에게는 이 책이 둘의 철학에 더 깊이 있게 접근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믿는다 _김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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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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