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적평형 - 읽고 나면 세상이 달라져 보이는 매혹의 책
후쿠오카 신이치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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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적 평형>이란 책 제목을 듣고 아마 화학을 배운 사람이라면 dynamic equilibrium이 생각날 것이다. 특히 물리 화학에서 중요한 개념인 동적 평형은 겉으로 보기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그 안에서는 활발한 여러 가지 활동이 있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의 글쓴이인 후쿠오카 신이치는 문학적인 감성과 철학적 메시지로 대중과 과학을 연결시키는 과학자로 유명한데   글쓴이는 <동적 평형>을 "끊임없이 흐르면서 정교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 끊임없이 파괴하고 항상 재구축하는 것 이것이 동적평형"이라고 정의하여 이 책의 제목으로 삼고 있다. 이렇게 글쓴이가 과학 언어를 제목으로 한 이유는 동적 평형 상태가 바로 '생물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인 것 같다.
 
 우리는 때때로 겉으로 보기에 변화가 없는 것을 보면 정지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자세히 살펴보면 끊임없이 변화하기 마련이다. 특히 생물체의 경우 지금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세포간의 신호가 전달되면서 서로 상호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과거에는 기억을 저장하는 어떤 '물질'이 뇌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기억저장물질은 존재하지 않으며 뇌를 구성하는 신경 세포 간의 연결인 '시냅스'의 평형 상태로 기억이 저장될 것이라는 글쓴이의 주장이다.
 
 또한 한 가지 흥미로운 주장은 "왜 나이를 먹으면 시간이 빨리갈까?"에 대한 생물학적 대답이다. 이는 나이를 먹으면서 세포의 상호 작용이 적어지고 느려지면서 생체 시계가 느려지고 그 결과 우리가 느끼는 생체 시계의 시간과 현재 시간이 서로 달라지면서 나이를 먹으면 점점 시간이 빨리 간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이를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경험적으로 알고 있으나 설명하기 난해했던 것을 생물학은 이처럼 쉽고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아마 한번쯤은 '스무디 킹'에서 연아가 선전하는 스무디를 먹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곳에서 이른바 비타민이나 콜라겐 등의 '인핸서(enhancer)'를 첨부해서 먹을 수도 있다. 그런데 여성분들은 대개 콜라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콜라겐이 피부 탄력에 중요한 단백질임에는 중요하나 먹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위에서 펩신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전부 분해되고 말 것이다. 일반 생물학만 배워도 전부 아는 이것을 사람들은 쉽게 잊곤 한다. 이에 대해 글쓴이 역시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글쓴이는 생명은 파괴나 무질서로 대표되는 엔트로피 증대의 법칙에 앞서 자신을 파괴하고 재구축하는 순환 상태, 동적 평형을 유지하여 균형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결론 맺는다. 때때로 인문학적/철학적인 접근도 좋지만 이런 과학적 접근 방법 역시 삶에 대한 지혜를 주는 것 같다. 이와 같이 과학을 쉽게 대중에서 풀어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을 통해 생물학과 만나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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