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 Alice in Wonderland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보통 소설을 영화화하는 경우 대개 '원작의 맛을 못 살렸다.'라는 영화 전문가의 평가를 대다수 받게 된다. 아마 대부분 유명한 소설을 이미 읽어 감동을 받은 상태에서 영화를 보게 되면 아무래도 두번째로 접하는 내용이다보니 원작만한 감동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원작 소설을 그대로 영화화하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성공한 경우는 드물었다. 그런 점에서 딜레마가 발생한다. 원작 소설이 있는 경우 영화화하기는 수월하나 그대로 영화화할 수는 없으니 '어떻게 원작 소설을 해석하여 스크린으로 보여주느냐'에 감독들은 골머리를 썩게 된다.
 
 바로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이 그 유명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이다. 본인의 경우 이 소설을 한 번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적이 없었고 이 영화를 본 후 수많은 번역서 중 중에서 아래의 것으로 읽게 되었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는 위 영화에 대해 그렇게 좋은 인상을 받지 못했다. 막연히 그저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겼겠거니 생각하였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면 소설과 영화를 비교하면서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 원작 소설과 부각시킨 차별점을 찾아보는 것이 좋은 영화 접근 방법이 될 것이다. 사실 영화에서는 악으로 대표되는 '붉은 여왕'과 선으로 대표되는 '하얀 여왕'이 대립하고 있으며 앨리스는 모자 장수와 고양이, 토끼 등의 도움으로 붉은 여왕과 맞서 싸우는 용사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는 원작 소설과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이 영화는 어렸을 때 앨리스가 이미 겪은 책에서의 내용 이후에 앨리스가 성장한 후 다시 이상한 나라에서 겪게되는 이야기를 감독의 상상력을 통해 나타낸 것이다.
 
 사실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하는 면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 나는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하였다. '왜 이상한 나라의 사람들은 앨리스만 기다리며 붉은 여왕의 공포 정치에 그냥 순응하며 지낼까?' 붉은 여왕은 신하가 파이 한 쪽을 훔쳐 먹었다고 바로 목을 베라고 명령하는 절제 군주로 공포 정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런데 하얀 여왕은 붉은 여왕의 힘이 미치지 않은 곳에서 공주님처럼 전쟁과 상관없다는 듯이 지내고 모자 장수와 토끼, 쥐 등은 오직 앨리스가 다시 와서 예언서에 적힌대로 '좋마운 날'에 붉은 여왕을 무찔러 줄 것만 기대하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생각한다. '잃어버린 10년' 이후 다시 돌아온 경찰 정치, 공포 정치 앞에서 우리는 촛불 시위를 하였으나 결국 승리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영화 속 모자 장수 처럼 미친척을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누가, 누가 더 미쳤나 비교하면서… 그러면서 오직 약 3년 후에 붉은 여왕이 왕 자리에서 물러날 '좋마운 날'만 기다리면서 현실에 순응하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 때 되면 과연 <앨리스>가 나타나서 붉은 여왕을 무찔러주고 자유와 평화를 가져다줄 수 있을까? 언제 올지도 모를 <앨리스>를 기다리면서 현실에 눈 감고 미친척하며 사는 것이 과연 옳은 길일까? 그 대답은 여러분 및 저의 가슴 속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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