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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가와 이에야스 24 - 제3부 천하통일 - 태평시대의 태동
야마오카 소하치 지음, 이길진 옮김 / 솔출판사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 만에 다시 책, 그 중에서도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손에 쥐게 되었다. 다시 한 번 일본 센코쿠(戰國)시대를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생각을 하니 정말 즐겁다. 흔히 말하길 가장 재미 있는 구경은 바로 불 구경과 싸움 구경이라 하지 않던가? 내 자신이 대상이 되지 않는 싸움 구경은 정말 재미 있는 것이고 게다가 대한 민국도 아닌 일본의 옛 싸움 구경, 또한 1:1도 아닌 다수 대 다수의 싸움 구경은 정말 재밌는 일일 것이다. 흔히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불리며 필독서라고 하는 <삼국지>의 일본판이 바로 <도쿠가와 이에야스> 아닌가?
어쨌든 24권에서는 드디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손녀인 센히메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아들인 히데요리가 결혼을 하게 된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이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을 때가 다가오자 자신의 아들인 히데요리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강요한 것이다. 다만 도요토미 히데요시 역시 자신이 죽은 후에는 가장 강력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천하인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지만 이미 병으로 정신이 혼미한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차라리 이렇게 미봉책으로 결혼을 이용할 것이라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암살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 책의 글쓴이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도요토미 히데요리를 잘 키워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역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히데요리를 죽이지 않던가? 그리고 이렇게 철두철미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훗날 화근이 될 수 있는 히데요리를 죽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이에야스가 센히메를 결혼시킨 것은 마치 과거에 오다 노부나가가 자신의 딸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첫째 아들인 노부야스를 결혼시켜 후에 노부야스의 자결을 강요한 것과 같은 명분 쌓기가 아니었을까? "나의 소중한 딸의 남편인 히데요리를 죽이는 것은 나에게도 힘든 일이지만 천하의 평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결국 히데요리와 센히메는 결혼하게 되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못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 특히 이미 여자를 알게 된 히데요리에 비해 센히메는 너무 어려 히데요리에게 여자로 느껴지지 않았고 결국 차야 시로지로의 약혼녀인 사카에를 건드려 사카에게 히데요리의 자식을 임신하게 된다. 이 상황에서 차야 시로지로와 사카에의 대응이 사못 신기한데 사카에는 부끄럽게 여겨 자살하지 않고 히데요리의 자식을 낳아 키우기로 결심한다. 이는 사카에의 마음 한 편에 오사카의 큰 성에서 외롭게 살고 있는 히데요리에 대한 연민이 남아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차야 시로지로는 대범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정말 차야 시로지로는 대단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오사카 성의 엄청남 양의 황금을 본 오쿠보 나가야스는 이에야스의 여섯째 아들 타다테루를 이용해 권력을 잡겠다는 새로운 야망을 불태우게 된다. 너무 능력이 좋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이런 유혹에 흔들리는 것 같다. 여기서 복선이 깔린 만큼 후에 오쿠보 나가야스는 결국 좋지 못한 결말을 맞게 될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능력이 있다면 이런 야망을 가지는 것 역시 잘못된 일이 아닐 것이다. 어차피 역사는 승리자의 기록이니 만큼 만약 오쿠보 나가야스가 승리했다면 역사는 다르게 기록되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