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모든 것의 시작 - 우리 시대에 인문교양은 왜 필요한가?
서경식.노마 필드.가토 슈이치 지음, 이목 옮김 / 노마드북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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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우리 시대에 인문 교양은 왜 필요한가?"라는 화둘 가지고 서경식, 노마 필드(Norma field), 카토 슈이치(加藤周一) 3명이 '03.7.12에 <'교양'의 재생을 위하여>란 특별강연회에서 했던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특히 서경식 선생은 머릿말에서 교양과 괴리된 일본 대학생들에 대해 근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들은 정답이 '왜' 정답인지는 중요하지 않고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그것도 한 가지 사고방식이지요"라는 상대주의적, 양비론적 태도를 보이면서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하는 일을 멈추고 있다고 서경식 선생은 안타까워한다. 이로써 점점 신자유주의 원칙에 의거하여 인간의 "기계화""야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계화""야만화"가 계속될수록 국가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고 이를 위해 맹목적인 애국심(쇼비니즘)과 내셔널리즘을 강화하여 계급적 모순과 복지예산의 삭감 같은 절박한 현실적 문제에서 시민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쉽다는 것이다.(p.79) 그 결과 '인간은 덕과 지혜를 구하기 위해 산다. 인간은 짐승이 아니다'라는 신념에 의지하며 살아온 쁘리모 레비(Primo Levi)같은 인간이 자살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오고 이는 결국 자신의 외부에 참혹한 현실이 존재한다고 해도 애써 그것을 못 본 척 하는 '역逆 아우슈비츠'에 같히고 말 것이라고 서경식 선생은 주장한다.(p.207~211)

 이 같은 현실은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2MB와 공정택으로 대표되는 '쓰레기'들은 자신들의 입 맛에 맞게 역사 교과서를 뜯어 고치고 경제난을 핑계로 부자들만을 위해 세금을 감면하고 의료 보험을 민영화하려고 시도하는 등 자신들의 기득권 보호에 안달이 나 있따. 솔직한 내 심정으로는 그런 쓰레기들만 난지도에 마아서 따로 나라를 만들어 지들끼리 살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 듯 나도 대한민국을 떠날 생각이다. 그 이후 대한민국이 전쟁터가 되든 말든 절대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양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이에 대해 서경식 선생은 <자유>, <상상력>, <차별에 대한 반대> 이렇게 3가지 화두를 이야기한다. 본인은 시청 앞 광장에서 "김일성 만세!"라고 외쳐도 잡혀 가지 않아야 진정 <자유>가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막걸리 보안법'은 눈을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다. 혹시 나도 잡혀가는 것은 아닐까 심히 걱정된다. 이제 일명 '최진실법'까지 제정되면 인터넷 언론 자유는 그 종말을 고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카토 선생과 서경식 선생의 대담 중에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의논하는 대목이 있다.(p.105~106) 흔히 우리는 영어로 대표되는 외국어를 공부하는 이유를 실용적인 목적으로 한정하거나 특권층의 대물림 수단(어렸을 때부터 외국에서 공부시킬 수 있는 집안)으로 외국어가 이용되므로 신분 상승의 수단으로 외국어를 공부한다고 생가간다. 그런데 카토 선생은 외국어를 공부함으로써 나 스스로 가둬두고 있는 국가와 사회를 밖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볼 시각이나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말하였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가 잊고 있던 진정 외국어를 공부하는 목적이 아닐까?

 비록 이라크 전쟁을 통해 다시 한 번 인간 이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지만 이럴수록 인문 교양의 중요성은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인문 교양은 다시 밝은 미래를 인류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이 책을 통해 그 대답을 스스로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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