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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프로이트 - 인간 심리의 비밀을 탐사하는 뇌과학 이야기
스티븐 존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뇌과학] 때문에 읽은 3번째 책이다.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본 [뇌과학] 책 중에서 가장 표지 디자인이 맘에 들지만 책의 제목은 가장 맘에 들지 않는 책이다. 솔직히 <굿바이 프로이트>란 제목보다는 원제목인 <Mind Wide Open>이 더 좋은 것 같다. 물론 뇌과학이 발전하면서 기존의 프로이트 이론과는 결별(정확히 말하면 '결별'까지는 아니다.)하게 되었지만 글쓴이도 마지막에 이야기 하는 것과 같이 프로이트 이론과 뇌과학은 서로 보완하는 관계에 있으며 <Mind Wide Open>이란 제목의 원 뜻인 '뇌의 활동을 새로운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마음을 활짝 열어라'가 더욱 더 주제와 어울리는 느낌이다.
이 책은 복잡계 과학의 새로운 측면을 흥미롭게 조명한 <이머전스Emergence>의 글쓴이로 알려진 스티븐 존슨(Steven Johnson)이 직접 인간 심리의 비밀을 탐사하는 [뇌과학]의 다양한 실험 등에 참여한 체험을 바탕으로 묶은 책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글쓴이는 fMRI 뇌사진이 실려있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그런만큼 단순히 실험 결과나 논문을 무미건조하게 소개하고 있는 기존의 뇌과학 책과 달리 좀 더 친근감 있게 뇌과학에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기본적으로 진화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이 방면의 대가들인 <빈 서판>으로 유명한 '스티븐 핑거'와 <통섭>으로 유명한 '에드워드 윌슨'의 글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게다가 이 책은 방대한 양의 주석을 자랑하는데 거의 1/3 정도는 주석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글쓴이 입장에서 뇌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아예 없는 사람을 생각하여 너무 어렵거나 지엽적인 부분을 주석으로 옮긴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나 이렇게 주석이 많은 양을 차지하는 것은 책의 편집이란 면에서 볼 때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많으면 주석에 있는 내용을 본문에서 어느정도는 소화하는 것이 오히려 독자를 위한 길일 것이다.
이 책의 내용 중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우리는 흔히 자신의 뇌 중 고작 10%만을 사용한다고 불만이 있지만 이는 효율적이라는 뜻이지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의미가 아니다'(p.217)는 것과 '과학의 도구들을 이용하여 인간의 정신을 왈가왈부하려는 시도 자체가 마땅히 인문학에 속해야 할 영역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믿는다.'(p261.)이다. 특히 내가 근래 열심히 공부중인 <통섭>에 대한 동지를 만난 느낌이랄까… 아직 <통섭>이 과연 옳은 길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된 이상 끝까지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결국 이 책은 진화심리학에 바탕을 두고 마음의 신비를 여는 뇌과학을 글쓴이의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기존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이 뇌과학이라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은 '마음'이라는 신비의 문을 여는 열쇠였으며 뇌과학을 통해 수정되면 충분히 아직도 유용하다고 글쓴이는 주장하고 있다. 과연 앞으로 <뇌과학>은 '마음'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을까? 한 번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