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협회]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는 신용하 교수의 <독립협회연구>의 하권에서는 상권에 이어서 주로 만민공동회에 대한 연구, 독립협회와 황국중앙총상회의 상권수호운동, 독립협회의 사회사상이라는 3가지의 큰 주제를 설정하고 있다. 특히 독립협회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만민공동회에 대한 연구 내용이 눈길을 끌었는데 마치 만민공동회를 보고 있으면 현대의 촛불집회가 생각이 난다. 그래서 만민공동회와 촛불집회를, 친일/친러 수구파와 이명박 정부를 비교하면서 흥미롭게 신용하 교수의 연구를 읽을 수 있었다. 신용하 교수는 만민공동회를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었는데 특히 만민공동회와 헌의6조는 민중이 만든 국정개혁의 결의안이었다는 점과 민중이 주도가 되어 내정개혁의 가장 시급한 과제의 해결 방안을 의논한 전혀 새로운 민중대회의 방식이었다는 점 등에서 역사적 의의를 가진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만민공동회를 통해 주장된 헌의6조와 이에 대한 고종 황제의 답변인 조칙5조와 함께 새로운 개혁정책을 실시함으로써 짧은 기일에 자주부강한 나라를 이룩할 전망이 보였으나 정권에서 밀려난 수구파에게 불안감과 위기감을 안겨주었고 결국 독립협회 간부들을 모함하여 다시 한 번 수구파 내각이 수립되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 굉장히 아쉬워 하였는데 이렇게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에 대한 연구를 보다 보면 데쟈뷰 현상을 느끼지 않는가?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反2MB연합과 촛불집회와 뭔가 비슷한 점이 보여지지 않는가? 이어서 상권수호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19세기 말 개항에 따라 외국 상인들의 한국 상권 침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처음에는 개항장 10리 이내에서만 자유로운 상행위를 영위하도록 허락했으나 조약을 개정하면서 개항장 100리 이내에서도 자유로운 상행위가 가능하도록 하고 점차 개항장이 늘어나면서 결국 전국이 외국 상인들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게 되었다. 이에 한국 상인들은 1898년 여름 황국중앙총상회라는 상인단체를 조직하고 독립협회와 연대하여 상권수호운동을 벌이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1898년 말에 독립협회와 함께 황국중앙총상회가 해산당함으로써 뜻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되었으나 외국 상인들의 상권침탈에 대항하여 서울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대규모 상인단체를 조직하여 상권수호운동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신용하 교수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참고로 글쓴이는 이 장에서는 수많은 표와 자료를 인용하면서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글쓴이의 노력은 높게 평가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독립협회의 사회사상과 사회학적 해석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신용하 교수는 총 10가지로 독립협회의 사회사상을 분석하는데 요컨데 독립협회의 사회사상은 조선왕조의 전통적인 구사회체제를 번혁하여 근대시민사회를 수립하려는 사회체제의 변동/변혁의 사상이었으며 독립협회가 19세기 말 한국에 근대시민사회를 수립하려는 새로운 사회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립했고 그 실천운동을 전개했음은 한국사회사상사와 민족운동사에서 획기적인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결국 이 책은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의 연구에 있어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책으로 독립협회에 대해 자세히 알고자 하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조금 어려운 면이 있으니 이 책을 읽기에 앞서서 [독립협회 토론공화국을 꿈꾸다]란 책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으면 거부감이 덜할 것이다. 특히 요새 촛불집회와 관련해서 만민공동회와 비교해서 읽어본다면 더욱 더 뜻깊은 독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