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2007년에 출간되어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책이다. 참고로 많은 신문사에서 연말에 이른바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데 이 책은 일부 보수적인 신문사에서는 [올해의 책]에서 제외되기도 하였다. 사실 "88만원 세대"가 이 책 이후에 현재의 20대를 가르키는 일반 명사화 되었지만 그전까지는 이 책을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나름 명문대 출신으로 선배들이 이 책에서 표현하는 대기업 정규직에 취직하는 것을 보면서 이른바 "88만원 세대"는 나하고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에 내가 사서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하자센터에서 새로 독서 모임을 하면서 처음 읽을 책으로 바로 이 책을 고르게 되었다.
 

 원래 "하자센터"는 일종의 청소년 대안 학교이다보니 최초에 이 책을 청소년에게는 읽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책에서 보여주는 현실이 너무 암울하고 부정적이기 때문에 악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 견해에 동감하지 못한다. 사실 "하자센터"도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연세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센터장 또한 연세대학교의 교수로 있는 조한혜정 교수이다보니 아무래도 기득권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심어 줄 위험이 있다는 것은 일종의 핑계일 뿐이다. 분명 이 책의 머릿말에서 우석훈씨가 말하고 있듯 이 책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쓰여졌으며 요새 권한이 대폭 증대되고 있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도 이 책은 "18금" 딱지를 붙이지 않았으며 [국방부 선정 불온도서]를 발표하여 바쁜 와중에도 대행하여 광고를 해준 국방부에서도 이 책을 불온도서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일종의 기득권층이 되기 위한 노정에 있는 본인으로서도 이 책을 비기득권층의 청소년들이 읽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의 뛰어난 점은 단순히 이렇게 부정적이고 우울한 전망을 보여주는데 그치지 않고 이른바 "세대 간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진 것에 있다. 특히 기존까지 경쟁은 주로 비슷한 나이 또래의 '세대 내의 경쟁'이었으나 글쓴이는 뛰어난 통찰력으로 이미 기득권을 획득한 유신 세대, 386세대와 88만원 세대가 경쟁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현재의 20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일부 극소수의 천재와 하늘도 감동시킬 노력을 바탕으로 이른바 '신분 상승의 길'이 되는 명문대에 진학하거나 고시에 합격하는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평범한 20대를 위해 글쓴이는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라고 과감하게 주장한다. 하지만 이렇게 속된 말로 '좌빨' 주장을 하면서도 글쓴이는 몇가지 흥미로운 주장도 펴고 있는데 특히 기업의 정리 해고를 쉽게 하는 대신에 비정규직 보호에 힘써야 한다는 이야기 같은 경우는 글쓴이의 생각인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비록 글쓴이는 탁월한 통찰력으로 현재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날카롭게 분석할 수 있었지만 과연 글쓴이가 주장하는 방법이 일단 옳고 그름을 떠나서 과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는지, 혹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된다고 해도 '88만원 세대'가 다시 기득권층이 될 때 다시 지금의 10대들과 다시 한 번 '세대간의 경쟁'을 펼치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가지게 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분석하고 있는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은 기존의 책에서는 알려주지 않았던 모습이기도 하고 글쓴이가 애초에 이 책을 청소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되도록 쉽게 풀어쓰도록 노력한 모습 등을 감안했을 때 청소년과 20대, 혹은 현재의 기득권 층에게도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과연 우리는 "토플책을 덮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짱돌을 들어라 할까?" 이 책을 통해 그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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