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과 열광] 서평단 알림
매혹과 열광 - 어느 인문학자의 스포츠 예찬
한스 U. 굼브레히트 지음, 한창호 옮김 / 돌베개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나에게 있어서 '스포츠(Sports)'란 무엇이었을까? 어렸을 때 공부만 해서 몸이 좋지 못했던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축구와 농구 둘 중에 한가지 운동을 선택해서 하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아직도 기억하는데 당시 나는 나름 축구와 농구 두가지 운동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었으나 중학교에서 두가지 운동을 전부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굉장히 고심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농구를 선택했던 이유가 기억나는데 최소 20명이 필요한 축구와 달리 농구는 그냥 공만 있으면 가능하고 게임 하기가 쉬우며 결정적으로 당시 마이클 조던(Micheal Jordan)의 덩크슛이 굉장히 멋있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축구보다는 농구가 속된 말로 '뽀대'가 나지 않는가? 이렇게 Sports는 나에게 있어서 건강이라는 두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스포츠(Sports)라 하면 이른바 우민정책인 3S(Sports, Screen, Sex)의 하나로서 건강을 제외한 의미는 평가절하되어 오고 있었다. 특히 스포츠(Sports)가 상업주의와 결합한 모습에 대해 많은 지성인들이 비판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본인의 경우에도 1등을 향한 경쟁상업주의가 만연한 올림픽의 경우에도 썩 좋은 시선을 가지고 있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농구공 튀기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 두근하며 각종 구기 스포츠에 심취해있고 매달 1번 이상씩 농구, 축구, 야구를 직접 관람하러 다니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게 되었다.

 이렇게 한편으로는 비판적이면서도 스포츠(Sports)에 심취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 하지만 당시에는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조차 가지지 못하였다. 내가 농구를 하면 즐겁고 야구장에서 야구를 보면 그저 즐거울 뿐인데 좀 더 구체적이고 학문적으로 분석해보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국내에서 출판된 스포츠 미학서적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특히 책 뒷 편의 추천사 중에서 '박동희 기자'가 눈에 들어왔다. 박동희 기자는 Sports 2.0 시절부터 야구 전문기자로서 분석력있고 가차없는 비판으로 큰 주목을 받았었다. 비록 이런 스타일에 대해 호불호는 극단적으로 갈리지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신뢰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야구 전문기자이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비판'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며 스포츠를 이데올리기 조작의 수단으로만 보는 서양의 많은 지식인들의 편협한 안목과 스포츠를 오직 우민화의 수단이며 대중불만의 표출통로 제공, 그리고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육성이라는 주장을 '비판'하고 있다. 스포츠(Sports)는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글쓴이는 주장한다. 분명 이에 대해서 부정적인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분은 평소에 야구, 축구, 농구 경기장을 잘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모르겠다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생각해보라. 당시 대학교 2학년이던 본인도 기쁨을 주체 못해서 신촌 앞을 뛰어다녔는데 당시에 분출되었던 엄청난 에너지와 모두가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을 되새겨보던데 단순한 우민화의 수단이나 대중불만의 표출통로 제공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이 책은 기존의 스포츠(Sports)에 대한 비판에 대한 스포츠 예찬론자의 탁월한 반론으로 현재 국내에서 출판된 거의 유일한 스포츠 미학서적으로 그 가치가 높다고 생각한다. 혹시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뭔가 다른 것을 느꼈는데 그것이 뭔지 모르거나 그 이유가 알고 싶은 사람은 이 책과 함께 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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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jay 2008-09-24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주제군요. 잘 읽었습니다. 책도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