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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남자를 모른다
김용전 지음 / 바우하우스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은 굉장히 도발적이다. [남자는 남자를 모른다]라니… 솔직히 말하면 남자가 남자를 모르면 여자가 남자를 잘 알겠는가? 그리고 나 자신도 '남자'로서 이런 도전적인 책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사실 요새 서점에는 남자에 대한 책이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책들은 심리학자가 쓴 책이 주로 많기 때문에 왠지 좀 딱딱하고 현실과는 괴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남자를 이해하기 위해 책을 읽었지만 오히려 헷갈리게 만든다고나 할까…
그러나 이 책은 기존 남자에 대한 책과 달리 글쓴이가 솔직히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쉽게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일단 먼저 '통 크게, 화끈하게, 남자답게'란 문장 속에 들어 있는 남자의 심리를 파헤치고 있다. 사실 지금까지 이런 단어가 남자다움을 나타내는 단어로 긍정적인 표현 방식으로 생각해 왔으나 글쓴이는 여기에 큰 맹점이 있으며 이런 점이 오히려 불확실성에 몸을 던져버리는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막상 이 책을 읽고보니 글쓴이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 이성을 앞세울 때가 있으면 감정을 앞세울 때도 있는 법이다. 그리고 '통 크게, 화끈하게, 남자답게'란 문장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할 것이다.
이어서 남자의 결혼관과 사랑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읽으면서 조금 불편하긴 했다. 아직 대학생이기도 하고 여자 손도 안 잡아 볼 정도로 성직자 수준을 넘어서 이른바 '마법'를 쓸 단계에 이르렸지만 가끔 회사에 다니는 선배와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남자란 동물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이미 결혼하신 분이 이른바 회식 자리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 할 때는 정말 당혹스러울 때가 많으며 술 마시면서 남자들끼리 이야기 할 때는 절반은 군대 이야기고 나머지 절반은 음담패설인 경우가 많다. 이런 이야기도 이 책에서 정말 솔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뭐 글쓴이는 이미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었으니 그렇다 치지만 이 책을 여성분이 읽다가는 노처녀, 노총각의 비율이 갈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이어서 남자를 이야기 할 때 빼먹을 수 없는 '술'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특히 '낸들 좋아서 마시는 줄 알아?'라고 남자가 휘두루는 전가의 보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이른바 '남자답게 화끈하게' 즐긴 후 아내 얼굴 쳐다보기 미안하지 않던가라며 남자의 밤 문화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고 있으며 남자는 흔히 가정의 평화를 위해 부장님과 사장님하고 마셨다고 거짓말한다는 것에 대해 솔직히 고백하고 있다. 특히 사실 부장님하고 사장님하고 술 마셨다면 아내는 보통 아랫사람이 끌려간 줄 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을 고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은 글쓴이의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히 '남자'의 모든 것을 속된 말로 까발리고 있다. 같은 남자 입장에서도 읽기 거북했는데 여자 입장에서는 오죽할까… 하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좀 더 '남자'라는 동물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들이여 체면과 허세라는 가면을 벗고 이 책과 함께 진정한 '남자'를 마주 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