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사 여행 다이어리
샘터사
평점 :
절판


 오기사를 처음 만난 건 [오 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잘나가는 대기업을 다니다가 불현듯 세계를 돌아다니기 시작한 그를 보면서 자신의 자리를 버리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기 위해 선뜻 떠나는 사람은 흔치 않아 조금은 부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그의 책을 보면서 나도 내심 떠나고 싶었나보다. 그 책을 본 직후 6개월 동안 알바했던 돈을 털어 터키로 배낭여행을 떠났었고, 그 후에도 훌쩍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이 버릇이 된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여행다이어리를 냈다고 했을 때 ‘드디어 나올 것이 나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그린 스케치를 바탕으로 세계지도, 일정표, 카툰이 구석구석 배치되어 있어서 다이어리만 보고도 내가 마치 그가 되서 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듯한 기분이 들었다. 특히 그의 스케치가 곳곳에 들어있는 스케치북은 그의 책에 있던 스케치들을 보며 부러운 마음은 가졌지만 선뜻 펜을 들어 눈 앞에 풍경을 그리기를 주저했던 나에게 ‘이봐~ 어서 펜을 들고 여기있는 그림들처럼 너의 여행을 기록해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의 스케치 옆에 살포시 나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나만의 여행을 온 듯한 기분에 휩싸이곤 했다. 그의 스케치 옆에 점점 늘어가는 나의 이야기들이 이 ‘오기사 여행 다이어리’‘나의 여행 다이어리’로 변해 내가 그를 처음 만났던 그의 책처럼 나의 책이 한권 완성되는 느낌이였다.

 거기다 항상 입장권이나 영수증은 여행의 좋은 자료이지만, 관리하기 힘들어서 항상 잃어버리고 울상짓던 나에게 커버에 딸려있는 주머니는 너무 유용했다. 받는 순간 바로바로 다이어리에 집어넣을 수 있고, 다이어리를 쓰다가 생각나면 바로바로 꺼내볼 수 있어서 다시 또 그 도시를 갔을 때 정말 유용한 좋은 자료를 하나도 잃어버리지 않고 그대로 서울로 가져올 수 있었다. 비록 이번여행은 휴가동안 짧게 다녀온 여행이라 아시아밖에 채우질 못했지만, 조만간 다른 대륙들도 다 채워져서 진정한 나의 책이 완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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