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1999년 8월
평점 :
절판


요새 본인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글들을 읽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에 소로우의 대표작인 <월든>을 전부 읽었으며 이어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일단 이 책의 제목인 <시민의 불복종>이란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특히 이 책이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와 인도의 성자 마하트마 간디, 그리고 한국의 사상가 함석헌 선생에게 큰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요근래 <촛불시위>를 통해 과연 '시민의 불복종'이 어떤 것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 굉장히 궁금하였다.
 

 이 책은 시민의 불복종, 돼지 잡아들이기, 가을의 빛깔들, 한 소나무의 죽음, 계절 속의 삶, 야생사과 이렇게 총 6개의 다른 글들을 모은 책이다. 그 중 첫번째 <시민의 불복종>은 최초 출판되었을 때는 <시민정부에 대한 저항>이였으나 <시민의 불복종>이란 이름으로 더욱 더 알려지게 되었다. 이 글에서 글쓴이는 '가장 좋은 정부는 가장 적게 다스리는 정부'라고 주장하며 모든 정부가 때로는 불편한 존재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이 다수가 아니라 '정의'인 정부는 있을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내가 허용해 준 부분 이외에는 나의 신체나 재산에 대해서 순수한 권리를 가질 수 없다며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주장한 것과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의 편에 투표하는 것도 정의를 위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며 투표는 일종의 도박이므로 불의의 법들이 존재하면 우리는 그 법을 준수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그 법을 개정하려고 노력하면서 개정에 성공할 때까지는 그 법을 준수할 것인가, 아니면 당장이라도 그 법을 어길 것인가?라고 독자에게 묻고 있다. 이에 대한 글쓴이의 답은 불의가 당신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한다면, 분명히 말하는데, 그 법을 어기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하나의 방법으로 글쓴이가 취한 것과 같이 불의의 전쟁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세금을 내지 않는 것 등이 있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기득권자들은 스스로 법을 만드는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들은 소크라테스가 말했다는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로 불의의 법을 지키기를 강요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소크라테스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설사 그런 말을 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소크라테스의 말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단지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스스로의 양심과 생각이 지시하는데로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이런 소크라테스의 말을 그대로 적용시키면 현재 <촛불 시위>도 집시법(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이며 과거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는 전부 '테러리스트'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요새 어떤 국회의원이 집시법을 강화하는 법률을 국회에 상정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될지는 지켜볼 문제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내는 세금이 '이라크 전쟁'을 뒷받침하는데 쓰인다는 점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그 외 글쓴이의 글들은 자연에 대한 찬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일종의 [노장 사상]을 느낄 수도 있었는데 글쓴이가 공자에 대해 박식한 점을 가만하면 어느정도는 '노자'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점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소로우 특유의 위트있는 문체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굉장히 효과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점은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싶다.

 

 결국 '요새 시절이 하 수상'하고 촛불시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시민의 불복종>을 읽어보는 것이 어떨까? 과거 멕시코 전쟁을 통해 이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글쓴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나름 답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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