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 이레 / 200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월든>이란 책을 알게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본인이 개인적으로 2007년 최고의 책으로 꼽는 <지식e>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헨리 데이빗 소로우'<월든>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기껏해야 [자연 보호]를 강조하는 평범한 책이라고 생각하였었다. 그동안 자연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교육 혹은 잔소리를 들어왔던가? 그런 잔소리를 듣기에도 머리가 아픈데 괜히 시간과 노력을 들어서 스스로 다시 한번 '뻔한 소리'를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던 중에 독서클럽에서 이번주에 읽어야할 책으로 <월든>을 선택하게 되었다.
 

 결국 본의가 아니게 <월든>을 만나게 되었는데 일단 생각보다 두꺼웠다. 기껏해야 [월든 호수]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옮긴 책인데 왜이리 두꺼울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만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다. 역자 후기에서 말하고 있듯이 마치 [로빈슨쿠르소]를 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으며 이 책의 글쓴이는 정말로 '위트'가 많고 '반어법'에 뛰어나서 중간중간 웃음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월든 호수의 자연을 독자가 직접 월든 호수를 만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문학적으로 뛰어나게 묘사하고 있었다.

 

 <월든>의 뛰어남은 이런 1차원적인 <월든 호수>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데에 그치지 않는다. 글쓴이는 더 나아가 19세기에 팽배하던 물질문명자본주의, 그리고 국가의 횡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이 책을 통해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글쓴이가 <월든>을 쓰게 된 목적이 바로 자신이 아무런 연고나 도움 없이 물질문명에서 벗어난 삶을 추구하여 이런 삶이 오히려 더 행복하고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물질문명의 허구를 고발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글쓴이는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삶의 질은 떨어지게 되고 소모한 힘을 보충하기 위해 더 많은 휴식과 영양을 필요하게 된다는 것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비판하고 있다. 더 나아가 반전노예제도 폐지를 주장하면서 기존 정치인에 대한 비판과 국가의 횡포를 고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거북했던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글쓴이 자신이 <월든>에서 인도의 '베다 경전'이나 공자의 '논어'등을 수 없이 인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디언을 미개인이라는 둥, 문약한 중국인이라는 둥, 아랍인보다 우리가 더 우수하다는 둥 [백인 우월주의], 혹은 [우생학]에 빠져있다는 느낌을 꾸준히 받게 되었다. 조금 더 솔직하게 표현하자면 글쓴이가 주장하는 '노예 해방'도 자신이 흑인과 동등한 인간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더 뛰어난 인간으로서의 자비심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자신은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로서 이렇게 좋은 삶을 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힘들게 물질문명에 빠져 사는 것에 대한 우월감이랄까? 아니면 왠지 독선독단에 빠져있다고 느끼는 것은 내가 민감해서일까?

 

 이렇게 비록 비판 받을 점이 있지만 이 책은 현대에는 긍정적인 면을 좀 더 중요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현재도 [인종주의]가 알게 모르게 존재하지만 그보다는 [환경파괴][물질문명]에 대한 경고로써 이 책의 존재가치는 더욱 크다고 하겠다. 참고로 많은 <월든> 번역본이 존재하지만 이 책이 가장 잘 번역된 책이라고 생각한다. 옮긴이가 직접 월든호수도 방문할 정도로 노력을 많이 하였으니 혹시 잘못된 번역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이라면 이 책과 함께 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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