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 서양의 대표 철학자 38인과 시작하는 철학의 첫걸음
안광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중동교 철학 교사로 있는 <안광복>씨의 책 중 <청소년을 위한 철학자 이야기> 다음으로 읽은 책이다. 일단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외적인 부분에 대한 지적은 안하고 넘어갈 수가 없다. 앞서 <청소년을 위한 철학자 이야기>에서 서양과 동양, 한국의 25명의 철학자의 삶에 대해 중점을 두어 철학 초보자를 위해 책을 출판하였다. 그 책이 2001년에 나왔고 이 책이 2007년에 나왔으니 자그만치 6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온 책이다. 6년이면 자그만치 군대를 3번 갔다올 정도의 시간이다. 그정도의 시간 동안 고작 이정도의 발전에 그치고 만 것은 너무도 아쉽다.

 

 앞서 25명의 철학자의 수가 38명의 수로 늘어났을 뿐 겹치는 철학자의 경우 앞선 책에서 있는 내용을 토씨 하나 안 바꾸고 그대로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곳곳에 보이는 오타와 결정적으로 '문어체''구어체'의 혼용은 무엇인가? 큰 틀은 문어체를 유지하면서 곳곳에 '했단다'라는 식으로 구어체가 나오는 것은 글쓴이와 편집자가 제대로 교정을 보지 않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는 커다란 실수이다. 물론 앞선 책에 대해 내가 지적한 것과 같이 표지를 멋있게 바꾸고 왠지 있어보이게 만든 점은 높게 사지만 책의 가치는 책의 내용에 있으며 정확한 교정은 독자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점은 간과한 것 같다.

 

 하지만 만약 <청소년을 위한 철학자 이야기>를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 책은 충분히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철학자들의 사상을 이해하기 앞서서 철학자들의 삶에 대해 살펴봄으로써 철학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또한 높이 평가할 점은 각 철학자 끝에 나오는 '철학 실험실''원전 속으로', '철학자의 뒤안길'같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둠으로써 단순히 지식을 얻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철학의 목표인 '생각하는 힘'을 스스로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 밖에 각 철학자의 삶을 소개한 후에 그 철학자들의 사상에 대해 안광복씨가 간단히 자신의 생각을 적어놓은 것이 많다. 이런 것들을 통해 글쓴이의 생각을 살펴볼 수 있는데 주로 글쓴이는 '이성'을 강조하는 철학 사조보다는 이의 부작용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고자 애쓴 철학자들에 대해 우호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리고 '신'에 대해 부정적이고 약간은 보수적인 느낌을 받게 되었으며 철학자답게 끊임없이 진리릍 탐구하고 질문하는 자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독자는 명심해야 할 것은 각 철학자들에 대한 평가는 '자신 스스로'가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인 안광복씨의 설명은 단순히 참고사항에 불과할 뿐이다.

 

 처음으로 서양 철학에 접하고자 하는 자는 이 책을 통해 먼저 각 철학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이를 척도로 각 철학자들의 <원전>을 읽어 스스로의 생각과 철학을 세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길에 이 책은 비록 많은 단점도 있지만 그래도 동반자로서 나름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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