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의 경제학 파노라마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 부키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맨 처음에 이 책을 만나게 된 계기는 [TV 책을 말하다]와 동아, 조선, 한겨례 신문이 선정한 '2007 올해의 책'에 선정된 것을 통해서였다. 연말에 많은 곳에서 '올해의 책'을 선정하는데 본인도 투표에 참여하면서 이 책이 후보에 올라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제목인 [나쁜 사마리아인들]을 통해 이 책은 '기독교 혹은 종교'에 대한 책이라고 오해를 하고 말았다. 그리고 당시에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을 읽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에 경영학과에 다니는 후배가 이 책을 강력 추천하였다. 그 결과 구입하여 읽게 되었으며 이 책을 통해 '신자유주의'에 대해 실눈이나마 눈을 뜨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전문적인 경제, 경영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비록 대학교에서 '경영학 개론'을 수강하였지만 이 과목에서는 현대 경제학의 흐름, 특히 '신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자세히 배우지 못하였다. 그런데 장하준 교수는 시종일관 이 책을 통해 '신자유주의자들''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강력히 비판한다. 결국 이 책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자유주의'가 뭔지에 대해 명확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신자유주의'라 함은 자유 시장 원칙을 뜻하며 이는 안정된 통화 가치와 작은 정부를 갖추고 민영 기업과 자유 무역을 토대로 경제를 운영하고 외국인 투자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을 말한다. 즉, 18세기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의 자유주의 경제학을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한 것인데 이런 '신자유주의'는 이른바 [사악한 삼총사]- IMF, 세계은행, WTO에 의해 개발도상국에 강요되어왔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 강요된 '신자유주의'는 케인스주의보다 오히려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했으며 이른바 자국 산업 보호 정책과 높은 관세 또는 보조금을 통한 전략적 산업의 성장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글쓴이는 주장한다. 특히, 이런 '개입주의'는 역사적으로 과거 현재의 공업 선진국들이 경쟁력이 세계시장에 비해 뒤쳐졌을 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용했던 방법인데 이를 통해 공업 선진화를 이룬 후 이른바 '높은 곳에 오른 후 사다리 차버리기'와 같이 이런 방법보다는 '신자유주의'를 일률적으로 개발도상국에 강요한다고 강하게 비판한다. 이를 알고도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는 자들이나 '신자유주의'야말로 개발도상국의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글쓴이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라고 부른다.

 

 이와 같이 이 책은 역사적 사실등을 통해 계속해서 '신자유주의'가 잘못된 길임을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글쓴이의 공업선진국 발전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연구는 굉장히 체계적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점은 역설적으로 글쓴이 주장의 타당성을 감소시키고 있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독자를 '세뇌'시키려고 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고 있다. 즉, 이 책을 읽을 때는 다른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책과 함께 비교하면서 읽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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