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인간 실격 책세상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회성 옮김 / 책세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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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쓴이인 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 자전적 소설이다. 人間失格(인간실격)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염세적 분위기를 풍기는 소설인데 이는 이 책의 출판일은 1948년 7월 25일인데 일본의 항복선언일은 1945년 8월 15일이고 다사이 오사무가 1948년 6월 13일에 자살했다는 점을 알게되면 이 책이 왜 이렇게 염세적 분위기를 풍기는지 알 수 있다. 소설은 결국 시대상의 반영이고, 당시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 이후 절망적이고 염세적 분위기를 풍길 수 밖에 없었으며 이러한 분위기가 이 책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 책의 주인공인 오바 요조(大庭葉蔵)는 스스로 "인간 실격(人間失格). 이제 나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닙니다." 라고 자조하는데 그렇다면 인간 합격(人間合格)은 인간 실격(人間失格)의 antonym(반대말)인가 synonym(동의어)인지 주인공과 호리키가 하는 놀이, 즉 앤토님 알아 맞추기 놀이에 비추어 이하 살펴보도록 한다.


첫번째 사진 - 그 남자의 어린시절 사진


이건 글쓴이인 다자이 오사무의 사진으로 왼쪽에서 두 번째가 다자이 오사무이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어릿광대짓이었습니다.

어릿광대짓은 인간에 대한 나의 마지막 구애 행위였습니다.

— 첫 번째 수기 中

놀랍게도 머리말에 있는 3장의 사진은 글쓴이인 다자이 오사무의 실제 사진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다. 즉, 스스로 평가하길 "아이의 웃는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께름직하고 섬뜩한 느낌이 든다."고 표현하는 그 사진이다. 같은 사진에 찍힌 7명의 아이들이 "무표정"한 표정을 하고 있는데 비하여 오바 요조(大庭葉蔵)만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점이 바로 그가 어린시절에 행하였단 "어릿광대짓"이고 인간합격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두 번째 사진 - 교복차림



다자이 오사무의 가장 유명한 사진일 것이다.

갈매기가 ''여女"자와 비슷한 모양으로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 두 번째 수기 中

두 번째 사진 역시 다자이 오사무의 사진 묘사와 일치한다. "교복 차림인데 등나무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웃고 있다."는 묘사가 바로 그러하다. 하나부터 열까지 꾸민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웃음이라고 표현하는 그러한 웃음을 띄고 있다. 자신의 페르소나(persona)를 다케이치에게 들키고, 이어서 검사에게까지 들킨 후 지었을 멋적은 웃음이 바로 그러하지 않았을까? 실제 글쓴이인 다자이 오사무도 애인과 동반 자살 시도를 하였다가 혼자만 살아 남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가 있었다. 아마도 중의원 의원이었던 아버지께서 힘을 써주지 않았을까 싶지만 다자이 오사무는 혼자만 살아남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같이 죽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 했을까?

세 번째 사진 - 죽을상



정확하게 세 번째 사진 묘사와 일치하진 않지만 그나마 가장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가져왔다.

"진짜 아빠가 있으면 좋겠어."

시게코는 다를 줄 알았는데, 이 아이에게도 '느닷없이 쇠파리를 때려죽이는 소의 꼬리'가 있었던 것입니다.

— 세 번째 수기 中

세 번째 사진에 대하여 글쓴이는 '말하자면 화롯불에 양손을 쬐다 그대로 죽은 듯, 음산하면서도 불길한 느낌이 드는 사진'이라고 표현한다. 또한 사진의 주인공에 대해서 지극히 평범하고 이상한 얼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마도 글쓴이인 다자이 오사무는 머리말을 쓰는 순간에 자살을 이미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모른다. 스스로의 사진에 대해서 "죽은 듯"이라고 마치 시체를 보듯 평가할 수 있는 자가 있을까? 다자이 오사무는 스스로의 페르소나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자가 있는 경우 이를 매우 부끄러워 하고 견딜 수 없어 하는 자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人間失格과 人間合格, antonym(반대말)인가 synonym(동의어)인가?

인간 합격(人間合格)은 인간 실격(人間失格)의 antonym(반대말)인가 synonym(동의어)인가? 삶(life)와 죽음(death)는 삶도 아니고 죽음도 아닌 중간단계가 없으므로 완전한 antonym(반대말)이라고 볼 수 있다(물론 뇌사 등 애매한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인간 합격(人間合格)이 아니면 인간 실격(人間失格)이고, 인간 실격(人間失格)이 아니면 인간 합격(人間合格)으로 중간이 없는 개념인가? 누구나 가면, 즉 페르소나를 쓰고 있고 인간 합격(人間合格)과 인간 실격(人間失格) 사이에서 흔들리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스로 완벽한 가면을 쓰고 있다고 인간 합격이라고 단언해서도 아니될 것이고 가면이 벗겨 졌다고 인간 실격이라고 자조하고 것 역시 인간의 본질에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antonym(반대말)도 synonym(동의어)도 아니지만 인간 합격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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