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완전정복
이완배 지음, 오동진 그림 / 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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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에 대해 논의하려는 순간 보이지 않는 어떤 힘들이 대뜸 "찬성이냐, 반대냐"를 물어온다. 찬성이라고 대답하면 당신은 바로 친미 사대주의자요, 수구 꼴통이요, 설치류와 같은 동족으로 모든 비난을 한몸에 받게된다. 반대라고 대답하면? 그 순간 당신은 노란색을 좋아하든, 파랑색을 좋아하든 간에 상관없이 빨갱이가 되버린다. 가끔 어떤이들은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북한에 가서 살아라고 퍼부어대고, 밤거리 조심하라고 겁을 준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걸까? 찬성하든 반대를 하든 일단 한미FTA에 대해 알고나서 논쟁을 해야할텐데 국민 대부분이 잘 모르면서 진보와 보수로 양분돼 서로에게 막말을 퍼부어 대고 있다. 찬성한다면 어떤점에서 찬성하는지, 반대한다면 무슨 문제 때문인지 상식이 통하는 선에서 논의의 장이 없는 실정이다. 사실 이 문제는 아주 뜨거운 감자라서 말 한마디 잘못하면 쏟아지는 비난세례를 받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제를 다루기에 앞서 내 소신도 언뜻 비쳐야 하겠다. 난.... 찬성이다.

 

 

 

 

일단 대부분의 블로거들, 지식인들, 의식있는 이들은 반대파라고 봐야한다. 소위 '개념'있는 사람들은 다들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다. 야당, 진보진영 역시 마찬가지다. 찬성하는 사람은 오로지 새머리당쪽이거나 설치류과에 속한 분들, 혹은 가스통 좋아하는 어버이들과 무슨무슨 전우회, 용사회 이쪽 분들이다. 자자... 아시는 분들은 아실테고 모르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블로그 쥔장 아빠소는 민주통합당 지지자다. 심지어 서민들의 복지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가장 적합한 정당은 통합진보당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국론통합과 수권정당이 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 아쉬운 점이 많더라도 아직은 민주통합당을 중심으로 야권대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한미FTA를 찬성한다니, 뭐 잘못먹은거 아냐?

 

일단 고백하고 본다. 나 사실 한미FTA에 대해 잘 모른다. 그러면서 어서 주워들은 풍월로 마치 지식인인듯 한미FTA를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나는 왜 찬성쪽에 무게를 두는건지 얘기를 해야겠다. 일단 우리나라는 내수시장보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이는 박정희 정권이래 현재까지 대한민국을 성장시킨 동력이요, 앞으로도 우리가 올인해야할 중점분야라고 생각한다. 한미FTA 없이 지금도 물론 세계 9위의 무역규모를 자랑하는 무역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급변하는 세계정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멈춰있다면 앞으로 십년후, 백년후에도 대한민국이 세게 9위의 무역규모를 자랑하는 수출주도국가로 남아있을수 있을까? FTA는 신자유주의 물결을 타고 세계경제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FTA가 없어도 무역하는데 지장이 없다면 굳이 FTA를 체결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미 세계는 양자간 자유무역이 대세로 굳어져가고 있다. 이럴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FTA없이 우리가 경쟁국가들을 앞서 나가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기왕 할거고, 해야만 하는거라면 경쟁국들보다 앞서 먼저 세게경제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게다가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한미FTA를 노무현 정부때 기안하고 추진했다는 점 때문이다. 골수 노빠로서 일단 나는 노무현 정부의 모든 업적을 높이 평가한다. 반대측에서 주장하는 대로 한미 FTA가 체결되면 대한민국은 끝장나는거라면 노무현 전대통령이 그토록 정열적으로 추진했을까? 뭔가 보지 못한 장점들도 많기 때문에 추진하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추종심리다. 어떤 이들은 (심지어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는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크게 다른점은 없다. 물론 자동차 분야등에서 더 후퇴한건 맞다. 그러나 골격을 이루는 내용들은 전임정부나 지금 정부나 비슷비슷하다. 여기까지 내 개인적인 소견이었고 지금부터 책이야기를 해보자. 이 책은 나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어퍼컷을 먹이고 있다..

 

 

 

 

서두에 언급한 대로 한미FTA 얘기가 나오면 합리적인 토론이 시작되는게 아니라 찬성이냐, 반대냐를 두고 편가르기가 시작된다. 만화에 나오는 야구방망이를 든 할아버지는 다름아닌 '어버이 은혜' 단체 소속이다. 물론 패러디다. 반대한다고 하자 대뜸 "너 반미주의자 맞지?" 하고 결론내려버리고는 야구방망이를 휘두를 태세다. 아니라고 하자 이번엔 그럼 친북종북 세력에 빨갱이라고 야단이다..

 

그렇다. 이 책은 만화책이다. 한미FTA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 FTA의 뜻부터 시작해서 어떤점이 문제이고, 실제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들의 사례를 예로들며 쉽고, 재밌게 설명하고 있다.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이러이렇기 때문에 반대하는거다~ 가 이 책의 핵심이다. 결국 한미FTA 반대파의 시각으로 바라본 부정적인 조항들을 소개하고 우려하는 내용이다. 말이 좋아 자유무역이지 여기서 말하는 '자유'는 박정희, 전두환 시절 목숨을 내놓고 지키려던 그런 자유가 아니라는 얘기~ 어떤 시장의 간섭이나 통제도 받지않고, 순전히 시장경제에 맡겨두자는 자유를 말한다. 자유무역이란, 그래서 헤비급과 페더급 선수가 아무런 핸디캡을 주지않고 사각의 링 위에서 한판 붙어라는 얘기와 똑같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신흥무역국, 국격 좋아하는 어떤분이 보기에는 미국과 맞상대를 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고 보는, 대한민국이 심판없이 자유무역을 하자는게 한미 FTA의 실상이다.

 

 

 

 

세계 경제학 분야의 인정받는 석학, 한국인 장하준 교수는 그의 저서들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갖은 국가의 혜택을 바탕으로 공룡처럼 몸집을 불렸으면서도 개발도상국들의 이제 커가려는 산업을 상대로 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싹을 잘라내려는 악의적인 시도가 '세계화'요 FTA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FTA를 하면 분명 서로가 득이되는 분야가 있고, 손해보는 분야가 있을테다. 널리 알려져있다시피 한국은 자동차나 반도체와 같은 전자산업에서 이익을 보고, 반면에 농축산물, 서비스업, 금융업, 의료, 공공분야 등에서 손해를 본다는게 정설이다. 자동차, 가전제품 수출좀 더해서 현대, 삼성 배불려주는 댓가로 한국의 농축산업이 붕괴되고, 공공분야의 해외민영화가 우려된다면 이게 동등한 협상이고 할수 있을까? 이외에도 반대론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몇가지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그 유명한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도)가 첫번째로 꼽힌다. 국가간의 무역에서 어느 한쪽에서 피해가 발생하면 지금까지는 국가대 국가의 협상으로 판가름이 났다. 그런데 한미FTA가 체결되고 나면 상대국가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상대국의 정책등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시 상대국가를 상대로 국가대 국가와 동등한 지위를 인정받고 소송을 진행할수 있는 제도다. 말이 좀 어렵지만 쉽게 예를 들어보면, 다국적 식품유통 기업이 한국에 들어와서 초등학교 급식 사업을 따냈다고 가정하자. 이때 한국정부, 혹은 서울시장이 저소득층 복지를 위해 전면 무상급식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하면, 이 다국적 식품유통업체는 한국정부의 정책으로 자신들의 사업이 손해를 봤다고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걸수있다. 이때 소송은 한국 사법부가 아니라 세계은행 산하의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라는 곳에서 재판을 하게된다. 한국땅에서 일어나는 일임에도 한국의 사법부가 관여하지 못하고 미국의 입김을 받는 단체가 판결을 하는 시스템이다. 보수적인 성향의 판사들이 조심스레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는 이유가 이것때문이다. 사법주권 포기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렇게 반론한다.

 

2010년말 기준으로 미국기업이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에 외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한 사건은 108건인데 이중 미국기업이 승소한 경우는 15건에 불과하다~ 이걸로 봐서도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가 미국기업에 일방적인 손을 들어주지 않는 공정한 기구다! 이 말만 들어서는 정부 말이 맞는것 같다. 괜히 걱정할 필요 없는거 아냐? 그런데 여기에도 꼼수가 숨어있었다. 108건중에 미국기업이 승소한 건수가 15건인건 맞다. 그럼 나머지 93건은 상대국 정부가 승소했느냐.. 아니다. 93건중 53건은 현재 진행중에 있어 판결이 나지 않았고, 18건은 판결전에 양자가 합의처리 했다. 여기서 합의란 대부분 상대국 정부가 미국기업의 피해보상 요구를 들어준 경우다. 결국 108건중에 상대국 정부가 승소하고 미국기업이 패소한 건수는 22건에 불과하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미국기업이 상대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한 건수는 108건인데 반해 상대국 기업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한 건수는 15건에 불과했다. 이 말은 결국 ISD제도는 일방적으로 미국기업에 유리한 제도라는 거다. 그리고 우리 정부가 아무리 준비를 잘해서 문제없다고 큰소리쳐도 실상은 미국의 일개 기업에도 한국이라는 국가가 쉽게 휘둘릴수 있는 위험성이 크다는 사실이다...

 

이 밖에도 곡물시장의 붕괴, 공공요금 인상, 약값 인상, 래칫조항에 따른 개방폭의 부작용,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정부의 설명이나 해명은 하나같이 믿음이 안간다. 그리고 이 책은 이 그림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자~ 이제 독자들은 다시 반문할 것이다. 이런것들을 알면서도 한미FTA를 찬성한단 말이야? 도대체 제정신이야? 라고. 물론 여전히 찬성이다. 단, 지금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한미FTA는 아니다. 노무현 정부때 한미 양국은 시종일관 밀고당기기를 거듭하며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이 타결됐을때 노무현 전대통령이 했다는 얘기가 생각난다. 마지막까지 두가지 쟁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었단다. 바로 쇠고기와 자동차. 어차피 둘다 지킬수는 없고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 벼랑끝 전술처럼 둘다 포기못한다고 버티다가 막판에 쇠고기를 내주고 자동차를 지키는 방식으로 협상을 타결지었다고 했다. 최선은 아니었지만 어쨋든 차선이었고, 나름 미국과의 협상에서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우리쪽 카드를 너무 허망하게 다 내줘버렸다. 그러면서 본인은 통이 크다고 자랑을 한다. 어렵사리 지켰던 자동차 분야도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응하면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앞에서 노무현의 FTA와 이명박의 FTA의 차이를 잠깐 얘기했었다. 크게 달라진건 없다고.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노무현 정부때 미국과 협상 타결된 안은 미국의회에서 비준되지 못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때 재협상을 통해 타결된 한미FTA 안은? 미국 의회에서 만장일치로 비준되었다. 이게 뭘 말하는걸까. 한미 FTA는 반드시 필요하다. 단, 이대로는 안된다. 최소한 ISD 만이라도 삭제해야 할것이다. 우리가 내준것만큼 받아내야 한다. 뼛속까지 친미주의자가 일방적인 미국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고, 되도 않는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만 가지고, 한국은 여태껏 다른 후진국들과 달라서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지 않을것이다는 말로 국민들을 납득시키기엔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 이는 당장 10~20년 후의 대한민국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100년, 200년 후의 대한민국 모습을 결정할수 있는 중요한 협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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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픽션 - 쿨하지 못한 남자의 웃기는 연애담
손여름 지음, 전계수 원작 / 시아출판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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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픽션' - 쿨하지 못한 남자의 웃기는 연애담

2월에 영화로도 개봉했던 작품의 원작이다. 시나리오와 원작에 전계수, 이걸 소설로 바꿔 쓴 이는 손여름이다. 부제가 설명하듯 쿨하지 못한 남자의 웃기는 연애담을 쓴 달달한 연애소설이다. 영화로는 물론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상영됐을터다. 사실 이 영화가 나왔을때 복잡하지 않고, 재밌게 보고올수 있는 영화로 눈에 들어왔었다. 그랬다가 격주로 쉬는 직업적 특성상 한번 주말에 시간을 놓치고 나자 다음번 휴무때는 찾아볼수가 없더라.. 큰 흥행도, 그렇다고 쫄딱 망한 영화도 아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 영화로 기록될것 같다. 연기파 배우라는 하정우와 공효진을 캐스팅한 영화치고는 좀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로 못본 아쉬움을 책으로 달랬다. 책을 읽고난 소감은...재밌었다. 그냥 연애 소설이다. 독특한건 1인칭 화법을 쓰는데 화자가 독자들에게 얘기하듯 진행된다. 더군다나 시종 존칭을 쓰고있다. 참 특이한 구성이다. 아니 이런 글은 처음 봤다. 예를 들면 "고깃집 골목이 분주하더군요. 한 곳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삼겹살을 주문했습니다...(중략)...제가 삼겹살을 집어먹을 때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을 기세였지요." 이러다보니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책속의 주인공이 나와, 독자들과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다.

 

이 책의 리뷰를 쓰면서 제목을 <낯설지 않은 연애의 단계별 과정을 보는듯한>이라고 지은 이유가 있다. 부제처럼 쿨하지 못한 남자의 연애담이긴 한데, 주인공 주월이 희진을 만나는 과정, 만나서 사랑하게 되는 과정, 두사람이 죽고 못살면서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과정, 그러다 작은 오해나 의심이 쌓이고, 아무것도 아닌 일에 티격태격 싸움이 잦아지다가, 마침내 이별을 고하는 과정들이 소설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설정이 아닌, 평범한 우리네 일상에서의 연애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아니 똑같다. 사람들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랑이 이 단계를 모두 밟아오지 않느냔 말이다. 결말은 끝내 헤어지는 커플도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이어가는 커플도 있고, 결혼하는 커플도 있다. 소설속 주인공들을 보면서 맞아.. 우리도 이랬지~ 하며 공감하는 커플들이 많을듯하다.

 

 

 

 

처음 구상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둔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페이지 중간중간에 영화 촬영 기법들을 일러스트 해놓기도 했다. 달달한 연애소설이어서 인지 아기자기한 보너스가 책에 포함되어 있었다. 아래 사진들은 인화용지에 인화된 사진들~ 이런 사진 여러장이 책과 함께 배송되어 왔다. 안그래도 외로운 사람한테... ㅡㅡ;

 

 

 

그 뿐이 아니다. 보너스2로 영화예매권도 포함돼 있다. 비록 사용기간이 3월 21일 까지인데 그 기간동안 꼼짝없이 섬에 갇혀있었던 탓에 아까운 표만 날리고 말았지만... 책을 구입한 분들이라면 책값이 아깝지 않을 귀~한 선물 되겠다.

 

 

 

몇가지 인상적인 소재들로는 겨털녀, 31번째 남자, 누드사진, 알래스카, 찌라시 연재소설 등이있다. 여주인공 희진이 겨드랑이털이 무성한 겨털녀로 등장 ^^ 두사람이 함께 첫날밤을 보낼때 무심코 겨털을 본 주월이 깜짝 놀라 당황하는 바람에 기분이 상한 희진이 다시 옷을 찾아 입는다는 장면이 웃음을 준다. 그런데 역시 주관적인 견해로 옥의 티는 있다. 주월은 희진이 이혼한 경력이 있다는것을 안 후에도 '과거는 중요치 않다. 사랑하는 지금이 중요할뿐, 그 어떤 과거도 용서할수 있다'라고 마음먹고 쿨하게 사귀게 되지만, 희진이 대학시절 헤프게 몸을 주고다닌 일명 '스쿨버스'였다는 사실을 알고 심하게 흔들린다. 별명이 '스쿨버스'라기에 무슨 뜻인가 했더니 그 학교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씩 타봤다는 뜻이란다.. 우연히 그런 말을 듣게된 주월의 마음이 어땟을까? 그저 오해였길 바랐지만 두사람이 싸운후 내가 몇번째 남자냐고 묻는 주월에게 서른한번째라고 대답하는 장면에서 오해가 아닌 사실임이 드러난다. 자~ 바로 이 부분이다.

 

소설속 남주인공 주월은 본인 스스로 여자의 과거는 중요하지 않고, 사랑하고 있는 현재가 중요하다. 언제까지나 떠나지 않고 니 곁에서 함께하겠다~ 하고 맹세를 하고 희진을 사랑했다. 그런데 그 여자의 과거를 알게됐다. 그리고나서 본인의 결심이 무뎌지고 의심하고, 미워하고, 상처를 주고 결국 헤어지게 됐다. 그걸 주월의 잘못이라고 탓할수 있을까? 아니 두세명의 남자도 아니고 나를 만나기전 서른명의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다는데 그것까지 다 이해하고 보듬어 줄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 이 부분에서 작가에게 조~금 서운하다. 서른한번째라고 하지 말고 한 대여섯번째 남자라고 설정해줬으면 딱 좋았을텐데! 서른한번째는 좀 심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다. 이 얘기는 한때 흔들렸던 주월이 마침내 희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뜻이다. 참 대단하다 구주월! 나라면 그럴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영화와 관련된 후일담으로는 '겨털녀' 희진역에 김옥빈이 많은 욕심을 냈다고 한다. 심지어 감독을 쫒아다니면서 졸라댔지만 결국 배역은 공효진에게 돌아갔다. 안봐서 모르지만 아마 분장이 아닌 실제 겨털을 길러서 촬영을 한 모양이다. 그런데 책만 읽고난 분위기로는 왠지 주월역의 하정우, 희진역의 공효진은 잘 매치가 안된다. 주월역에는 좀더 유약하면서 마른 체형의 배우가 어울렸을 듯하고, 희진역도 공효진 보다 김옥빈이 더 제격이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만 읽었을때는 말이다. 혹시 영화를 봤다면 아, 하정우, 공효진 이 두사람 캐스팅 정말 딱이다! 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달달한 연애소설, 쉬운 책을 읽고 싶은 분이라면 하루만에 뚝딱 읽을수 있는 책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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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 - 심리학자와 함께 명작 속으로 떠나는 마음 위로 여행
김태형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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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로미오는 정말 쥴리엣을 사랑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 기억하고 있다. 아니, 기억할 뿐이던가. 영화로, 연극으로, 오페라로, 발레 작품으로 시대가 흘러도 끊임없이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인용되어 오고 있다. 특히나 많은 여성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 대해 가슴아파하고, '진정한 사랑', '아름다운 로맨스'의 대표작으로 로미오와 쥴리엣을 꼽고 있다. 그런데 난 여기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내눈에 비친 로미오는 그저 철없는, 겉멋에 빠진 청소년일 뿐이요, 줄리엣은 부모에 대한 반항심으로 똘똘 뭉친 사춘기 소녀에 다름 아닌 인물이다. 그런데 어디가서 이런 말을 쉽게 하지 못했다. 비슷하게라도 주인공들을 비난할라치면 상대는 마치 명작 문학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과 이야기 하고 있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버린다. 나 혼자 뭐라고 생각하든간에 어쨋든 수많은 연인들은 로미오와 줄리엣 처럼 뜨겁고, 정열적인 사랑을 하길 원한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책은 제목부터 내 구미를 확 잡아당겼다. <로미오는 정말 줄리엣을 사랑했을까?> 그래, 바로 이거야! 내가 갖고있던 의문도 바로 이거란 말이야! 단숨에 읽어내려간 이 책은 사실은 심리학서였다. 심리학자 김태형이 쓴 이 은 '로미오와 줄리엣' 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고전들,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작품 '카르멘', 알렉상드르 뒤마의 '춘희',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햄릿', 빅토르 위고의 '노틀담의 곱추', 프랭크 봄의 '오즈의 마법사' 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왜 그와같은 결말이 나올수밖에 없었는지를 따져보는 재미가 있다. 바로 왜? 라는 의문을 가지고 고전들의 주인공을 심리적으로 들여다 본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를 정말 사랑했을까? 돈 호세는 왜 카르멘 같은 악녀에게 빠져들었을까? 부와 명성을 모두 가진 지킬박사는 왜 굳이 괴물 하이드가 되려고 했는가? 햄릿을 고뇌하게 만든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도로시는 왜 오즈의 나라로 간것일까? 등등...

 

여기서 언급된 작품들이 다는 아니더라도 이름은 다들 들었을테고 이 중 몇몇 작품은 실제 읽은 분들도 많을거다. 그때는 그냥 무심코 작품만 읽을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등장 인물들이 하나같이 쉬운 성격들은 아니었던듯 하다. 그럼 철부지 풋사랑으로 생각하는 로미오와 쥴리엣의 사랑을 심리학자 김태형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어제는 로잘린, 오늘은 줄리엣

 

먼저 로미오와 줄리엣의 만남부터 기억해보자. 로미오가 집안의 원수가인 캐퓰렛가의 파티장에 몰래 갔다가 줄리엣을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부분~ 로미오는 사전에 줄리엣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 그리고 처음 만났을때도 원수가의 딸이라는걸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왜? "얼굴이 이뻐어~~~" "몸매가 예술이야아~~"(쌍칼아저씨 버젼으로).

 

남자들이 길을 가다 스타일이 멋진 아가씨를 보고 어찌 말이라도 한번 걸어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고, 하루에도 열두번은 더 드는 자연스런 본능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사랑'이라고 표현할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아니 실제로 그렇게 표현하는 청춘들이 많다. 닭살스럽고 어처구니 없는... 길에 서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는 여성에게 다가가 "첫눈에 사랑에 빠졌습니다. 저기 연락처좀.." 그런 작업남에게 연락처를 알려주는 여성도 이해되지 않지만 그렇게 일주일 만나고 나서는 죽을때까지 사랑한다느니, 내사랑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느니, 이러면서 뜨거운 사이로 발전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하다.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로미오가 파티장에서 줄리엣을 만나기 직전까지 사실은 로잘린이라는 여성을 향한 짝사랑에 가슴앓이를 하고 있던 중이었다. 로잘린에게 거절당한 로미오는 친구들에게 "나는 죽어서 사는거지. 난 내 자신을 잃었는걸. 난 여기 없어. 이 사람은 로미오가 아니야. 그는 다른 어딘가에 있네"라며 절규한다. 그랬던 그가 줄리엣을 만나고나서는 로잘린을 머리와 가슴에서 지워버렸다. 로미오는 심리학적으로 어떤 유형일까?

첫째, 감정 기복이 크고 흥분을 잘하는 청년이다. 감정이 격해지면 앞뒤 가리지 않고 어리석거나 무모한 행동을 하는게 여러차례 나오고 있다.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를 죽이게 되는 부분,

둘째, 로미오는 위기가 닥치면 쉽게 자포자기하는 비관주의자다. 티볼트를 죽인 형벌은 당초 사형이었지만, 친구들의 증언덕분에 추방형으로 감형된다. 죽게되었다가 목숨을 건졌는데도 기뻐하거나 앞날을 기약하는게 아니라 자기신세를 한탄하고 비관하느라 바쁘다. 추방당하느니 죽는게 낫다고 징징대는 로미오에게 화가 난 로렌스 수사가 이런 말을 한다. "이 어리석고 얼빠진 놈아, 추방형 그것만해도 넌 행복한거야. 축복이 꾸러미째 네 등에 얹혔거늘, 행복이 한껏 멋을 내고 네게 구애하거늘 너는 버릇없고, 심사 뒤틀린 계집애처럼 네 행운과 사랑을 이리 막 대한단 말이냐, 조심해, 그러다 비참하게 죽는 수가 있어"

셋째, 겁이 많았다. 줄리엣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따라죽기 위해 독약을 사러가는데 그가 원한 독약은 '안 아프고 빨리, 고통없이 죽는 약'이다.

 

줄리엣은 왜 로미오를 사랑하게 됐을까? 줄리엣은 표면적으로는 부모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어여쁜 외동딸이지만 사실은 권위적이고, 딸을 신분상승의 무기로 삼으려는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고 있었다. 특히 혼인문제를 두고 파리스 백작과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것에 대해 줄리엣이 거부하자 "이 버르장머리 없는것, 보기 싫다. 이 빈혈든 시체같으니! 썩 꺼져버려, 몹쓸것. 황달 들린 얼굴이나 해갖고선. 목이나 매라. 이 막돼먹은 년, 불효한 년 같으니! 이 애를 갖게된건 저주란 말이야. 이 애를 당장 치워라, 건방진 년!" 이렇게 욕을 퍼부어 댄다. 어머니 역시 줄리엣의 편을 들어주지 못했다. 줄리엣의 나이 열넷, 사춘기의 소녀였고,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버지를 가장 실망시키고 화나게 하는 일은 뭐가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고있을때 로미오를 만났다. 낭만적이고, 자상하고, 자기만 봐주고, 온갖 미사여구로 자신의 마음을 얻으려 하는 피끓는 젊은 청년, 게다가 그는 아버지가 가장 미워하는 가문이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고, 비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한건, 이들이 너무나 사랑해서가 아니라 반대로 건강한 사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안정된 상태에서 최선의 상대를 만난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갑작스런 만남과 한순간의 호감을 사랑이라 착각했기 때문 아니겠는가!

 

내 생각과 딱 맞아떨어지는 심리학자의 분석을 보고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셈이 됐다. 이제 어디가서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가 나오면 한층 자신있게 이들의 풋사랑을 비난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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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의 개념사회 - 바른 언론인의 눈으로 본 불편한 대한민국
신경민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요즘 신경민이라는 이름이 부쩍 자주 등장한다. 몇년전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며 촌철살인의 클로징 멘트로 유명세를 떨쳤고, 결국 그게 MB정권의 미움을 사 앵커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후 전국을 돌며 강연을 해 명강사로 이름을 날렸고, 서울시장 재보선을 앞두고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 한국노총등이 통합하여 만든 민주통합당의 초대 대변인으로 정치권에 뛰어들게 됐다. 그러다가 이번엔 MB정부 들어 바른말을 하다가 펜과 마이크, 카메라를 뺏기고 해직된 해직언론인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대안언론 '뉴스타파'에서도 그의 이름을 볼수있었다. 지금 뉴스타파를 진행하는 전 YTN 노종면 피디 대신 원래는 신경민 전 앵커가 진행을 맡기로 했다가 뉴스타파 첫방송을 얼마 안남기고 민주통합당으로 가는 바람에 노종면 피디가 대신 진행을 맡았다는 소식이다. 바른말 하는 용기와, 신념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곳에 항상 신경민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그가 책을 냈다. 바른 언론인의 눈으로 본 불편한 대한민국 <신경민의 개념사회>가 그것이다.

 

 

 

 

최근 한창 유행하던 지식콘서트, 청춘콘서트 처럼 신경민 앵커도 '신세교'라고 해서 청년들과 지속적인 대담을 나눠온 자리가 있었다고 한다. '신세교'는 '신경민과 세상을 이야기하는 교실'의 준말이다. 2011년 8월부터 두달동안 신경민이 20~30대 젊은이들과 만나 상식을 가지고 살기 힘든 현재의 이상한 사회에 대해 대담을 나눴는데 이 책 <개념사회>는 이때 청년들과 주고받은 문답을 정리해서 펴낸 것이다.

 

 

 

 

이 책은 여러모로 흥미로웠다. 일단 책의 도입부에선 우리사회의 '빨갱이' 노이로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빨갱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 그리고 그 단어를 적재적소 자신들의 권력유지에 필요할때 써먹어서 짭짤한 효과를 거둬왔던 보수 독재정권들, 그리고 수십년간 지속되어온 호남 차별과 전라도=빨갱이 라는 공식에 대해 장황한 경험담과 생각을 늘어놓는다. 그 자신이 전라북도 출신으로 80년대 이후 언론인으로 일하면서,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지연, 학연, 혈연과 심지어 종교연까지 불합리와 비상식이 지배하는 한국사회의 일그러진 모습, 인정하기 싫지만 엄연한 현실인 불편한 진실들에 대해 토로한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신경민과 대담을 나누는 20, 30대 젊은 청년들은 호남 차별이라든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지연, 학연등에 대해 말로만 들었지 몸으로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얘기하는 부분이다. 지역차별이라는게 있다고는 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살아오면서 그렇게 심하다고 느끼지 못하겠다는 거다. 이에 대해 신경민 앵커가 하는 대답이 걸작이다. 직접 당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원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거다라고... 어떤 이들은 호남차별이 영호남 지역감정에 국한된 것이라고 알고있는 사람들이 있지만, 실제로는 영호남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국적인 호남 소외, 왕따 라는 것이다. 그리고 호남 왕따를 이끌어낸 '전라도 사람들은 ~카더라'라는 말의 내면에는 지역감정을 유발시켜 자신들의 정권과 독재를 유지하고 특권을 연장하려는 불손한 목적을 가진 정권들의 비열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일깨워준다.

 

책을 읽다보면 여러군데서 참 희한한, 비이성적인 모습이 만연된 MB정권하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발견할수 있다. 사실 새로운게 있지는 않지만, 알고있는걸 나열만 해도 셀수없이 쏟아지는 비리와 부정의 백화점 아닌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 언론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고, 말을 듣지 않으면 '빗질' (방송계 은어다. 쓸어내 버린다는..) 해 버리는 모습들을 고발하고 있다. 지금 빚어지고 있는 사회현상, MB정부의 문제점을 자신의 시각으로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는데, 정치에 무관심한 독자들에겐 다소 지루할수 있겠으나, 반대의 경우라면 함께 분노하고, 함께 개탄하며 미래의 대한민국을 걱정하게 되는 책이라고 할수있다.

 

책의 결말부에서 신경민은 MB덕에 이룰수 있었던 많은것들을 예로 들며 "MB덕택이라고" 우회적으로 비난한 부분이 있다. 미국의 마이클 샌델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가 MB정부 시대에 살고있는 젊은이들에게 어필하여 유래를 찾기 힘들정도로 베스트셀러가 된 일하며, 다른때 같았으면 평범한 기업인, 시민운동가로 일하고 있을 안철수, 박원순을 파괴력 막강한 야당인사로 키워놓은 일, 국민 대부분이 무관심했던 대한민국 헌법을 이제는 초등학생들까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외우고 노래하고, 그 의미를 깊게 생각하게 해준 일 등이 MB덕택이다. 게다가 대중들에게 이름없는 정치인이었던 정봉주 전 의원이 이제는 대한민국 어느 지역구에 내다놔도 당선될만큼 영향력있는 정치인으로 키워준 일은 보너스라고 봐야겠다. 오랜 시간동안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지만 그래도 항상 개그우먼이라는 딱지를 달고있던 김미화가, 정권의 눈 밖에 나 프로그램에서 쫒겨나면서 이젠 준 해직 언론인 대우를 받고있고, 김제동, 윤도현, 김여진, 김규리 같은 가수나 연예인들이 일순간 개념 연예인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게 된 것도 모두 한사람 덕분이겠다. 그리고 그 끝에 신경민 자신이 있다. 그냥 평범하게 앵커 생활 하다 정년퇴직 할 뻔했는데 이젠 민주통합당의 대변인으로 변신하게 해줬으니 말이다.

 

총선과 대선이 얼마남지 않았다. 꼭 투표하자. 그래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 언론이 진실을 말하면서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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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드 매치드 시리즈 1
앨리 콘디 지음, 송경아 옮김 / 솟을북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미래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그 내용이 어떤것이든 흥미로울수 밖에 없다.

우리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 그러면서 항상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다. 미래에는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까? 우리는 그 답을 만화나 영화, 또는 소설에서 어느정도

짐작할 수가 있다. 생각해보라. 어린시절 만화속에서 '말도 안되는 상상력'이라고

웃고 넘어갔던 숱한 현상들이 실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거나 개발중이라는 뉴스를

접할수 있다. 로봇, 우주인, 하늘을 나는 자동차, 식사를 대용할 알약 등등.. 이제

어릴적 만화속에서 단골소재였던 '타임머신'만 미개척지로 남아있는듯 하다. 미래

사회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은 만화속에서만 다뤄졌던 것은 아니다. 영화, 소설

에서도 미래사회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오늘 소개하는 이 소설 '매치드' 역시

마찬가지다.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그런데 문학작품이나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미래사회의 모습은 긍정적인 모습보다 부정적인

모습이 많이 나타나는듯 하다. 개인의 자유를 맘껏 누리며 편하게 사는 모습은 한번도 못봤다.

항상 정형적이고, 틀에 맞춰, 기계처럼 규칙적인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의 표정은 무뚝뚝하고,

비슷한 색깔의 옷을 입고, 로봇과 공존해 살아가는 모습. 이런 모습이 절로 머리속에서 떠오르는

건 바로 숱한 영화와 소설속에서 그려지는 모습이기 때문일게다. '매치드'에서는 미래사회, 인간

들을 통제하고 질서를 유지시켜 나가는 '소사이어티'가 등장한다. 이 소사이어티에 속해서 사람

들을 분류하고, 정해진 삶을 살도록 관리, 감독하는 일은 '오피셜'이 담당한다. 참 이름짓기 쉽다.

소사이어티는 말 그대로 '사회', 오피셜은 어떤 사회속의 '공무원' 개념 아닌가. 미래에 사람들은

뭐 하나 자유의지로 살아가는게 없다. 먹는 음식부터, 입는 옷, 심지어 만나서 함께 살 짝을 찾는

일까지 모두 소사이어티 내에서 정해진 운명을 받아들이며 살 뿐이다. 그리고 그걸 당연히 여긴다.

이런때는 이런 부조리를 깨닫고 저항하는 주인공이 나와줘야 할 때. 매트릭스의 네오가 그런것처럼

말이다.

 

난 '이퀼리브리엄' 에 나오는 주인공 존 프레스턴이 떠오른다. 이 영화도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데, 사람이 감정을 느끼는게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판단한 지배자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백신을 의무적으로 맞추며 사람들을 통제한다. 그중에서 인간성 회복을 원하는 레지스탕스

들을 찾아 처단하는 임무를 맡은 최고 전사가, 죽음을 무릎쓰면서도 주사를 맞지않고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처형당하는 사람들에 관심을 갖고 마침내 자신들이 속아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레지스탕스들과 합세해 지배층에 저항하는 줄거리다. 왜 이 영화가 생각났느냐~ 하면 소설 '매치드'

속에서도 소사이어티 속의 생활을 당연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본인들은 행복하게 산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자유 의지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폐쇄적이고 통제적인 삶을 살고있다. 하지만

누구도 그런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빨간알약 대신 파란알약을 선택

했다면 그는 지금까지도 평범한 회사원으로서 일상을 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괴롭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면 어떤 삶이 인간다운 삶인지는 자명하다.

 

소설속 우리의 주인공 카시아도 진실을 알기전 네오처럼, 감정을 느끼기 전의 존 프레스턴 처럼

현실의 삶에 대해 저항의식이 없었다. 그러다 카이를 만나면서 빨간알약을 먹게 된 네오가 됐고,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존 프레스턴이 된다. 이 책은 꽤 두껍다. 411 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임에도 소설적인 재미를 두루 갖춰 읽기에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않는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모두가 궁금해하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배경으로 하고있다는 점 뿐만아니라 청춘 남녀의 달달한

로맨스까지 가미됐으니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전 세계 30 여개국에 출간됐고, 영화로도 제작이

되고 있는것일게다. 이 시리즈는 3부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 1부밖에 출간이 되지 않아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다음편이 나올때까지 애좀 태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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