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처럼 - 남극에 사는 황제펭귄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
송인혁.은유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09년 MBC에서 방영되어 화제를 일으켰던 '아마존의 눈물'을 기억하시는지. MBC는 <지구의 눈물>이라는 다큐 프로를 시리즈로 방영했는데 첫해인 2008년 '북극의 눈물', 2009년 '아마존의 눈물', 2010년 '아프리카의 눈물', 2011년 '남극의 눈물'을 방영했다. 이 중 가장 히트작이자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 '아마존의 눈물'이었는데 턱에 막대를 꽂고 다니던 조에족을 잊을수가 없다. 이 다큐를 만들었던 김진만 PD와 송인혁 촬영감독이 다시한번 목숨을 걸고 촬영했던 시리즈 마지막 편이 바로 '남극의 눈물'이다. 이 책 <황제처럼>은 이때 촬영하고 방송했던 내용을 책으로 펴냈는데 남극에 살고있는 희귀종인 황제펭귄의 일대기를 사진으로 정리했다. 



사실 펭귄은 아주 친숙한 동물이다. 마치 턱시도를 입고있는 신사의 모습을 한 펭귄은 더군다나 사람처럼 두발로 서서 걸어다니는지라 얼핏보면 마치 사람이 서있는 거라고 착각마저 들게한다. 게다가 어린이의 대통령이라는 뽀로로도 바로 이 펭귄을 모델로 했기에 어른, 아이 할것없이 친숙한 동물이라 하겠다. 그런데 이 황제펭귄이란 녀석의 일대기가 참 흥미롭다. 아래 사진을 통해 일대기를 살펴보자.



북반구인 한국에서 봄이 시작되는 3월이 남반구인 남극에서는 겨울이 시작되는 시기다. 남극이 항상 추운 곳이지만 그중에서도 겨울은 영하 80도까지 내려가는 맹추위의 시간이다. 그래서 남극에서 살다가도 남극의 겨울이 시작되면 추위를 피해 이동하는 동물들이 많은데 특이하게도 황제펭귄들은 수개월동안 걸어서 겨울을 남극에서 보내고자 먼곳에서 찾아온다.



무리를 지어 찾아와서는 1만여마리의 황제펭귄들이 '루커리'를 이룬다. 루커리란 1년동안 추운 남극에서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 성격을 가졌다. 1만마리의 펭귄들...아래 사진을 보라. 마치 87년 대통령선거때 동원된 청중들을 보는듯 하다..




이렇게 모인 펭귄들은 서로 맘에 맞는 짝을 찾아 짝짓기를 한다. 마치 연미복을 입은 파티장의 모습같아 보인다~ 서로 소리로서 이성을 찾고 구애를 하는데 그래서 송인혁 촬영감독은 이를 촬영하면서 마치 시장통에 온듯한 착각을 느꼈다고 한다. 안그래도 사람처럼 서서 두 발로 다니는 녀석들이 서로 마주보고 쉴새없이 떠들어대니... ^^



짝을 찾은 암수 펭귄들은 사랑을 하고, 암컷이 알을 낳는다.



특이한 자녀양육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알을 낳은 암컷은 원기회복을 위해 알을 수컷에게 맡기고 사냥을 하러 길을 떠난다. 그럼 그때부터 수컷은 암컷이 돌아올때까지 알을 품고 극한의 추위를 견뎌낸다. 남극의 겨울에는 너무 추워 물고기도 없어서 오로지 암컷이 돌아올때까지 눈과 얼음만 먹으면서 알을 품는다. 아래 사진은 길떠나는 암컷들. 수컷 펭귄들의 배웅을 받으며 또 몇달이 될지도 모를 먼 길을 떠난다.



그리고 이때부터 수컷 펭귄들은 오로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알을 품는데 집중하는데 그러다 알에서 새끼가 태어나게 된다. 새끼가 태어나면 수컷들은 전에 먹었던 음식들을 토해내서 그걸 새끼들에게 먹인다.




새끼는 무럭무럭 자라서 아빠의 품안에서 나와보기도 하지만 그러다가 '앗 추워~' 하면서 다시 쏙 들어가 버린다. 혹은 아빠 펭귄이 '아직 나올때가 아니야~' 하면서 부리로 콕콕 찍어서 들여보내기도 한다. 그렇게 또 40여일이 지나고 엄마펭귄들이 돌아오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때까지 잘 버티는 수컷펭귄은 아이와 함께 아내를 반갑게 맞이하겠지만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지 못한 수컷펭귄들은 죽어나가기도 한단다. 새끼를 품고있던 수컷이 쓰러져 죽으면 그 새끼도 바로 죽을수밖에 없을것이고...



1만여마리의 황제펭귄들 속에서 암컷펭귄들은 수컷 펭귄의 울음소리를 듣고 가족을 찾아온다. 이때 금새 찾지못한 커플들은 밤새 목이 쉴때까지 울기도 하고, 그럼에도 끝내 가족을 찾지 못하는 암컷이 생기기도 한다고. 아내를 맞이하지 못한 수컷펭귄들과 그 새끼는 또 죽을수 밖에 없다. 암컷을 만나야 새끼를 인수인계하고 이번엔 수컷들이 먹이를 찾아 길을 떠나는데 암컷을 만나지 못하면 새끼를 두고 수컷이 혼자 길을 떠날수 없기때문에 그냥 죽는다고 한다...



암컷에게 새끼를 인계하고 수컷이 길을 떠나면 먹이를 실컷 먹고 돌아온 암컷들이 다시 먹이를 토해내서 새끼를 먹이면서 키우게 된다. 또 한두달이 지나고 수컷들이 돌아올때 쯤엔 새끼들도 제법 커서 펭귄의 모양을 갖추게 됐다. 마치 만화 캐릭터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귀여운 모습이다~



새끼들이 이렇게 자라면 공동탁아소처럼 한곳에 몰아넣고 엄마, 아빠가 함께 사냥을 나가기도 한다. 그럼 자기들끼리 놀기도 하고, 어른들을 따라 다니거나,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호기심을 해소하기도 한다. 딱 삐약거리는 서너살 아이들 같다.



황제펭귄이 알에서 깨어나 건강하게 성인이 되는 확률은 20% 정도라고 한다. 첫번째 알을 낳은 암컷이 수컷에게 알을 인계할때 부주의로 알이 깨진다거나 구른다거나 하게되면 강추위 때문에 그 알은 부화되지 못한다. 무사히 수컷에게 인계하고 암컷이 길을 떠난 후에도 수컷이 알을 품다가 실수로 깨지는 경우도 있고, 먹이 사냥을 나간 엄마,아빠가 천적에게 잡아 먹혀 돌아오지 않으면 또 새끼펭귄은 굶어죽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친후 열마리중 두마리 만이 어른이 된다.


그토록 지극정성으로 새끼를 키우던 부모들은 새끼가 어른이 되면 미련없이 새끼를 두고 떠나버린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새끼는 처음 며칠간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엄마, 아빠가 돌아와 먹이를 줄거라고 기대하고 기다리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으면 포기하고 스스로 먹이를 찾아 길을 떠나게 된다. 그리고 남극에 봄이 오면 지난 겨울 떠났던 다른 동물들이 돌아오고, 반대로 황제펭귄은 길을 떠난다. 일년이 지나 다시 겨울이 돌아오면 이 때 떠났던 새끼들이 성인이 되어 이곳을 다시찾고 다시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고... 이네들의 모습을 보면서 강한 부성애와 함께 자식에 헌신하는 사람 부모의 모습을 보게 된다. 굶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새끼를 두고 떠나지 않는 부모펭귄들.. 하지만 그렇게 목숨걸고 새끼를 돌보지만 스스로 독립이 가능할만큼 자랐다고 생각되면 가차없이 떠나보내는 점은 인간이 꼭 배워야 할 모습이다.


송인혁 촬영감독과 김진만 피디는 <지구의 눈물> 시리즈를 촬영하러 오지로 갈때마다 사무실의 물품들을 정리하고 떠난다고 한다. 혹시나 돌아오지 못하게 되면 가족들에게 전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남극의 눈물'을 촬영하러 왔을때는 호주 남극기지에서 머물며 유서작성하는 시간도 있었다고. 그렇게 목숨걸고 찍어온 귀한 화면과 사진들을 우리는 너무나 편하게 소파에 드러누워 티비로 보고, 책으로 보고있다. 이제껏 황제펭귄의 일생을 촬영한 언론사는 단 두곳 뿐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극한의 추위속에서 300일을 머물며 촬영했다. 이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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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mmar Town 1 - 스토리로 시작하는 초등 영문법 첫걸음 초등 Grammar Town 1
박현주 외 지음 / 이토피아(Etopia)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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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 이게 초등영어라고? 이런... 완전 낭패다. 뭔가 막연히 알고있던 믿음이 깨져버리는 순간이다. 천재교육에서 '이토피아' 라고 하는 영어교재 전문 브랜드를 만들었는데 초등 영문법 첫걸음이란 모토로 펴낸 <그래머 타운 1>편을 받아볼 기회가 있어서 초등 1년인 딸아이의 영어교육에 참고하고자 받아보고 심히 충격을 받았다. 일단 초등학교때 정규 교과목으로 영어가 있다는 것도 내 나이대 아빠들에게는 생소한 일일 것이다. 아마 초등학교때 영어를 배운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분도 많을듯. 나 때는 중학교 1학년때 처음 영어를 학교에서 배웠었다. 알파벳부터 시작해서 아이엠 어 보이, 유아 어 걸로 이어지는 기본영어. 단어와 짧은 문장으로 시작해서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제대로 된 문법 교육이 들어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교육열이 높았던(?) 집안 분위기상 초등학교 6학년때 기초단어와 문장을 선행학습 했었더랬다. 그렇다면 지금은 초등학교 몇학년 부터 그정도 수준의 기본교육이 들어가고 있는걸까?

 

지자체마다 다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영어가 정규과목에 편성되어 있다고 한다. 3, 4학년때는 주당 2시간씩, 5,6 학년이 되면 주당 3시간씩 편성이 된다고. 내가 중학교 1학년때 접했던 영어의 시작을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때 들어간다. 하지만 선행학습이 의무화 되다시피 한 요즘 세상에 초등3년이 되고나서 '아이엠 어 보이'를 읊어대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초등1년이면 이미 영어교육이 시작된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박현주(오륜초), 성은혜(명덕초), 조진영(오륜초), 유선영(세륜초) 등 초등학교 교사들이 모여 만들었다. 이것만 봐서도 이 책이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졌다는걸 알수있다. 그런데 왜 자꾸 나는 놀랍기만 할까. 바로 책의 구성이 내 기준으론 중학교 과정과 흡사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Grammar Town은 총 4권으로 이뤄졌다.

 

 

 

각 권당 5주씩 총 5개월동안 영어문법 기초의 전 과정을 공부할수 있게 짜여져 있는데 권장 학습량은 하루 50분씩 주 4일 학습 기준이다. 위 사진은 그래머타운 제 1권을 예로 들고있다. 명사, 인칭대명사, be동사, 지시대명사, 소유격, 의문사, 형용사, 관사, 전치사, have동사 까지가 1권에서 다루는 내용이다. 여기까지만 읽고도 아~ 머리 아파! 하시는 분은 없으시길... 바로 우리 아이들이 빠르면 초등1년, 늦어도 초등3년에는 학교에서 접하게 될 내용들이다.

 

 

 

 

그런데 가만보면 이 책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책에서 따라하는 대로 하면 되는게 아니라 기본적인 어휘는 사전에 공부가 되어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위에서 묻는 질문도 기본적으로 꽃이나, 컵, 사과, 우산등과 같은 단어들을 알고 있어야 답을 적을수 있는 문제들이다.

 

 

여기에 이르면 놀라움은 더 커진다. 단어만 알아서 되는게 아니라 단수와 복수를 구별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숫자에 따른 단수와 복수의 구별법 뿐만아니라 어떤 단어들의 복수형 철자까지 완벽하게 알고있어야 풀수 있는 문제도 있다. 1번의 baby의 복수형은 대부분 알고들 있겠지만 2번 mouse 쥐와, 3번 sheep 양의 복수형을 자신있게 아는 분, 손!

절반밖에 안드는거 봐라...

이미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우리 부모들도 어려워할 문제들이다.

 

 

 

Grammar Town 제1권은 영어교육의 가장 기초가 되는 입문서다. 아이들이 재밌게 볼수 있도록 익숙한 동화들을 도입해서 단어와 문장을 접해준다. 거기다 요즘 영어공부에 없어서는 안될 듣기교육도 동봉된 시디를 통해 병행해서 할수 있다.

 

 

제대로 접해주려면 시리즈 4권을 모두 구입해서 제시된 시간표대로 하루 50분씩 주당 4일, 권당 5주, 총 5개월간 엄마나 아빠가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아무래도 처음 접하는 영어를 시디하나 던져주며 스스로 해! 하기에는 너무 황당할테니까~ 이 기회에 아이 공부 가르친다는 핑계로 자신들의 영어공부에 전념하게 될지도 모르고~ 하긴, 사실 그렇잖은가. 아이들 공부시킨다는 이유로 내가 모르던 공부를 하게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시디를 들으면서 백설공주, 피노키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나오는 장면들의 대사를 주고 받으며 함께 공부해보자. 참 가격은 권당 만원이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책으로 본격적인 영문법에 들어가기 전에 충분한 단어공부가 선행되야 함을 잊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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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사용설명서 - 우리 집에 꼭 필요한 약과 영양제 똑똑하게 선택하는 법
김정환 지음 / 지식채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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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가 매일매일 접하고 있는 약. 그런데 우리는 너무 단순하게 약의 효능을 맹신하고 있는듯하다. 숱하게 약의 올바른 복용법이랄지 약에도 궁합이 있다라든지, 약의 부작용에 대한 경고를 매스컴을 통해 들으면서도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리기 일쑤고, 설마 몇천분의 일이라는데 그게 나한테 걸리겠어? 하는 맘으로 부작용에 대해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마음 한편에는 정부가 어련이 알아서 안전한 약을 시판허용 했겠지, 부작용이 있거나, 잘못 복용했을때 위험한 약이 버젖이 팔리도록 방치했을리 없다는 믿음에서 근거한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약은 쉽게 볼 녀석이 아니다. 책을 읽고나니 말 그대로 잘만 복용하면 약이지만, 잘못 복용하면 우리 몸을 망치는 독이 될수 있겠다는 소감이다.

 


15년간 부산,경남 지역에서 약사로 일하고 있는 저자 김정환 약사는 그동안 사람들이 너무나 약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을 안타까워 하다가 2009년부터 '약국에서 온 편지'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약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올바른 약 선택에 대해, 그리고 '약에도 리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영양제나 의약품에 대한 사용후기를 올리는등 '약을 리뷰하는 약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책은 제1장 '약이란 무엇인가'에서 약에 대한 개론을 다루고, 2장 '제대로 알고 먹어야 약이 된다'에서는 평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약에 대한 의문점들에 대해 소개한다. 약에 대해 우리가 귀찮더라도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은 3장 '약을 복용할때 주의사항'에서 다루고 있다. 왜 많은 약들이 하루 세번, 식후 30분에 먹어야 하는지, 약은 꼭 물과 함께 먹어야지 커피나 콜라, 음료와 함께 먹으면 안된다는 상식 같은 얘기들이다. 카페인을 하루 100mg이상 섭취하면 불면증, 과민증, 불안감, 흥분성, 이명, 근육경련, 두통, 현기증 등의 반응이 일어날수 있는데 원두커피 한잔이면 이미 100mg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왜 아무 이상이 없는걸까? 이미 우리몸은 카페인에 내성이 생긴 셈인데 더 많은 카페인이 들어와야 위에서 말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 말은 이미 카페인 성분에 중독(?)이 되어있다는 말이 되겠다. 어린 아이들에게 카페인 섭취를 금하는 것은 어른들과 달리 아직 내성이 생기지 않았기에 카페인의 부작용이 직접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어 아이들에게는 커피와 같은 음료를 금해야 한다. 왜 아이들은 커피를 마시면 안되는거냐고 묻던 사람도 있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복용하는 진통제도 쉽게 볼 녀석이 아니다. 가장 많은 진통제에 들어있는 성분이 아세트 아미노펜인데 대표적인 제품으론 '타이레놀'이 있고, 복합성분으로는 게보린, 펜잘등이 있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 발생하는 약물 과다복용의 상당수가 아세트 아미노펜으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하루 허용치 이상을 복용하면 치명적인 간부전 증상을 불러온다. 또한 유아나 소아가 아세트 아미노펜으로 인해 간세포 괴사가 발생한 사례도 보고된다. 모든 약물은 간에서 대사되는데 간 건강이 좋지 못한 사람들에겐 이런 약들이 독이 되기도 한다. 아세트 아미노펜 외에 두통약에 자주 쓰이는 성분은 위에서 말한 카페인과 '이소프로필안티피린'과 같은 피린계 성분인데 이 역시 부작용이 심해 일부 국가에서는 시판이 불허되고 있고 특히 15세 미만에겐 사용을 금해야 하며, 성인이라 할지라도 장기복용은 제한해야 한다. 이런 내용을 알고 있다면 15세 미만 아이들에게 게보린이나 사리돈을 줘서는 안된다는걸 알게 되는거다. 또한 습관적으로 타이레놀을 복용하는게 얼마나 간에 안좋은지를 알고 습관적인 약물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넘어지거나 부딪히거나 상처가 났을때 가장 쉽게 찾게 되는게 상처연고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후시딘, 박트로반, 복합 마데카솔 같은 제품들이다. 이런 제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상처연고는 일단 상처를 통한 감염을 막기위해 항생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항생제는 살균제와 정균제로 구분된다. 살균제는 말 그대로 세균을 죽이는 성분이고, 정균제는 세균의 증식속도를 늦추거나 중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상처연고의 대부분은 정균제를 함유하므로 심한 상처나 세균의 감염이 확실한 경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약효를 높이기 위해 일부 제품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기도 한데 이 성분은 염증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지만 피부조직을 자극하여 상처회복을 더디게 할수도 있다. 식물성 성분에서 추출한 센텔라 아시아티카라는 성분은 새살이 돋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하면 주변 조직보다 더 도톰하게 새살이 돋아 흉터가 돋보이게 될수도 있다. 이런 점을 알고나서 아래 표를 본다면 이들 제품들의 특징과 어떨때 어떤 연고를 사용하는게 맞는지 알수 있게 된다.

 



이 외에도 약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할 상식들로 책은 꽉 차있다. 하지만 이제껏 우리가 그래왔듯이 꼭 필요한 내용이라는걸 알면서도 설마 이렇게 부작용이 많을거라고는 믿기지 않기에 내용이 지루하게 느껴질수도 있다. 하지만 제목에서 말한것과 같이 다소 귀찮더라도 이런 내용은 약에대한 상식 수준에서 꼭 알아두도록 하자. 약에 관한 내용만 있는건 아니다. 약과 함께 우리가 자주 접하는 영양제에 대해서도 책의 절반정도의 분량을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영양소가 우리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부족하면 어떤 문제를 불러 일으키는지, 좋은 영양제를 고르는 법을 알려주고, 시판되는 영양제들의 성분을 비교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이제껏 이런 의학서적이 두리뭉실하게 표현했다면 이 책에서는 약들의 실명을 그대로 언급하면서 객관적인 지표를 보여준다. 그러니 소비자 입장에서 더 와닿을수 밖에. 저자를 소개할때 '약을 리뷰하는 약사'라고 했는데 왜 그런 말이 붙었는지 알수 있었다. 아래 표는 시중에 종합영양제로 팔리고 있는 제품들을 비교해 놓은 표다. 표의 좌측에 있는 RDA는 '영양 권장량'으로 결핍을 막고, 일상생활을 할수있는 최소한의 양을 뜻하고, ODI는 '최적 섭취량'으로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양을 뜻한다. 좌측열의 각각의 영양소가 우리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뒷받침 돼있다.


 

꼭 챙겨 먹어야 하는 기능식품, 영양제에 대한 내용, 요즘 한참 인기를 끌고있는 좋은 오메가-3 선별법 등 알아두면 살이되고, 피가되는 약에 대한 상식들로 꽉 차있는 책이다. 소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나와 우리 가족 건강을 위해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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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잡학사전 - 별별 궁금증에 대한 통쾌한 해답 천하무적 지식 시리즈
엔사이클로넷 지음, 이규원 옮김, 이강훈 그림 / 좋은생각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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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다. 궁금한거 있으면 나한테 다 물어봐. 내가 대답해줄게~ 완전 척척박사답다. 책 제목도 <천하무적 잡학사전> 이다. 좋은생각사에서 나온 책인데 천하무적 시리즈로 책들을 출판하고 있다. 이 전 도서들로는 <천하무적 건강사전>, <천하무적 말벗사전>, <천하무적 나라사전> 등이 있다. 저자는 엔사이클로넷 이라고 되어있는데 일종의 필명으로 베일에 싸여있다 (ㅡㅡ; 왜 숨어있는지 모르겠다) 중동고등학교 교사 안광복 선생과 과학동아 편집장 김상연 선생이 추천사를 쓴걸로 보아 이 책이 학생들에게도 교육적으로 상당히 유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천하무적 잡학사전은 1, 2권이 출간되어 있다. 그럼 이 책에서는 어떤 잡학을 다루느냐, 목차를 통해 살펴보자.

목차가 길다. 잡학사전이다 보니 짧게 짧게 단답식으로 궁금한 사항들을 다루고 있다. 그대신 이것저것 많은것들을 다루다 보니 목차만 한나절이다. 다른 책들처럼 첫장부터 넘기면서 읽어가는게 아니라 내가 궁금한 부분을 목차를 통해 찾아서 볼수 있다.



난 첫번째 질문에서부터 답변이 막혀버렸다. 맞아, 그러고보니 왜 자동차 타이어는 죄다 까말까?

차도 예전엔 흰색, 검은색밖에 없다가 요즘은 칼라풀하게 나오는데 타이어만은 예나 지금이나, 작은 차나 큰 차나 항상 검은색이었다. 타이어의 원료가 되는 고무는 강도가 약해서 차무게를 버티며 도로주행을 하기위해서는 강성을 키워주기 위해 카본이란 원료를 고무와 섞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때 카본이 탄소화합물로 검은색을 띠고있어 모든 타이어는 검은색을 띠게 되었다~



백화점에 가면 매장에 시계가 없다. 에스컬레이터의 위치도 대충 있는듯 하지만 철저한 소비심리를 계산해서 배치한다. 그럼 왜 항상 백화점 1층에는 화장품 매장이 있는것일까? 표면적인 이유는 백화점 고객은 남자보다 여자가 많기때문에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다. 하지만 더 솔직한 이유는 고급 화장품은 원가는 적지만 고가에 팔리기 때문에 마진이 많이 남는 품목이다. 게다가 다른 제품들에 비해 매장도 큰 면적을 차지할 필요가 없다. 작은 면적을 가지고도 높은 마진을 남기는 매장이기에 백화점 입장에서는 효자 매장일수 밖에...



주위에서 흔히 볼수있는 아리송한 상황만을 다루는 것도 아니다. 폭넓게 세계사까지 다루고 있다. 베르사유 궁전에 정말로 화장실이 없었을까? 없었단다. 왜? 베르사유 궁전은 왕권이 가장 강하던 프랑스 루이14세가 지은 궁전이었다. 이 궁전에 살던 왕족은 모두 전용 변기를 하인들이 휴대하고 다녔다고 한다. 따라서 따로 화장실이 필요가 없었는데 외부에서 궁전을 방문한 손님들은 할수없이 사람들 눈을 피해 궁전의 정원 한켠에서 볼일을 봤다고 한다. 그래서 항상 정원에서 악취가 났는데 이때문에 관리인은 표지판을 세워 사람들의 정원 출입을 막았단다. 그때 세운 표지판을 에티켓이라고 불렀다고~ 오늘날 에티켓은 기본적인 예의를 지칭하는 말이니, 정원에 용변보면 안된다는건 기본중에 기본에 속했으리라~



기요틴은 관대한 처형법이었다? 바로 어제 읽고 쓴 책 리뷰가 '왕의 목을 친 남자'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프랑스 혁명을 거치면서 기요틴을 이용해 사형을 집행하던 사형집행인 일가의 일대기를 그린 책이었는데 기요틴 이전까지만 해도 교수형, 참수형, 능지처참형등 잔혹한 사형방법이 시행되고 있었고, 이는 사형수들이 죽음에 이를때까지 엄청난 고통을 겪게 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고통을 짧게 해주기 위해 단칼에 목을 베는 사형도구를 개발하려 하였고, 그런 연구끝에 탄생한 것이 단두대, 기요틴이었다. 나중에 혁명이 공포정치로 변질되면서 정적들을 마구잡이로 사형시키게 되는데 사람 목숨을 쉽게 죽일수 있는, 하루에도 수백명을 죽일수 있는 기요틴이 악용되었다. 하지만 엄밀이 말해 처음 기요틴이 개발되었던 의도는 인도적인 측면이었다.



역사이야기 뿐만이 아니다. 예술에 관한 궁금증도 속시원히 풀어준다. '엘리제를 위하여'는 원래 엘리제를 위한 곡이 아니었다? ㅎㅎㅎ~ 이건 또 무슨 얘길까? 이 곡은 베토벤이 테레제라고 하는 여성에게 바친 곡이었다. 이 곡을 작곡한지 한달쯤 뒤 베토벤은 테레제에게 청혼했고 이 곡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도 테레제의 편지상자에서 발견됐다고. 그런데 왜 '테레제를 위하여'가 아니라 '엘리제를 위하여'가 됐을까? 추측하기로 베토벤이 악보위에 써놓은 글자가 너무나 악필인데다 휘갈겨 쓴 탓에 악보를 발견한 사람이 테레제를 엘리제로 잘못 읽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이번엔 인체에 관한 궁금증을 푸는 시간이다. 동의하는 분도 있고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방귀에 관한 속설중에 하나가 요란한 방귀는 냄새가 없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럴까? 그렇단다. 소리가 요란하다는 것은 가스가 많이 생겨 분출하는 힘이 세다는 얘긴데 탄수화물 섭취가 많을때 가스가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가스는 대부분 냄새가 없는 경우가 많고, 육식을 했을때 생기는 암모니아, 유화수소, 인돌같은 성분이 냄새가 독한데 이들은 가스 발생량이 적어 힘을 줘도 요란한 소리를 내지 못하고 피식~ 하게 된다고 한다 ^^


이 밖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수없이 많은 궁금증을 나열하고 해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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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 -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
법륜.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근래 읽은 책중에서 생각하고 말고도 없이 단연 별점 다섯개를  줄수있는 책이다. 책을 읽는 이틀동안 쉼없이 완전 빠져들어 읽어 내려갔다. 원래 법륜스님의 강연에 매료되기도 했었지만 그간의 강연이 부부관계, 학업 스트레스, 청년취업등의 사회문제에 국한되어 있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정치, 역사, 통일분야로 범위가 확장되었다. 책 제목은 <오연호가 묻고 법륜스님이 답하다 새로운100년> 부제는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이야기'. 부제가 딱 와닿는다. 책을 읽는동안 두사람의 대담속에서 가슴이 설레임을 느꼈다. 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법륜스님이 누군지 모르는 분들이 있을까? 환경, 통일, 평화, 인권운동을 활발히 펴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불교의 대중화, 생활화에 큰 기여를 하고계신다. 법륜이라는 법명까지 있고, 불교계의 대표격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기에 조계종 소속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어느 종파에도 소속되지 않은 프리랜서시란다~ 좋게 말하면 프리랜서요, 나쁘게 말하면 땡중인 셈이다 ㅡㅡ; 
<스님의 주례사>가 베스트셀러로 큰 호평을 받았고, 순회 강연마다 청중들에게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고민을 토로하더라도 법륜스님의 한마디 답변이면 말끔히 위안을 얻고 해결 되버리는 놀라운 언변과 철학을 갖고 계신다. 최근에는 진보쪽 인사들과 자주 교류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쓴소리를 자주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의 멘토단의 일원으로 활동하신다.

오연호 기자 역시 모르는 사람이 드물터. 오마이뉴스를 창간한 대표적인 진보인사로 진보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으며 본인 또한 김대중 전대통령, 노무현 전대통령등을 인터뷰하고 책으로 펴낸바 있고, 서울대 조 국 교수와 함께 <진보집권플랜>을 공저하기도 했다. 








책은 통일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통일은 왜 되야하는가. 통일의 필요성과 함께 왜 이토록 중요한  통일문제가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젊은이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지를 따져본다. 또한 가장 중요한 핵심인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역설하고 있다. 다만 통일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역사의식부터 갖춰야 한다고 해서 책의 전반부에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상세하게 다룬다. 역사에 관한 설명이 끝나면 통일의 상대방인 북한에 대한 심도있는 대담이 오고간다. 이 두사람이 워낙 현실 참여 활동을 오래 해왔고 진보쪽 인사인지라 직,간접적으로 북한에 대한 관심과 정보가 풍부해서인지 그 어떤 신문이나 책에서 보던것보다 더 생생한 북한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통일을 보는 관점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보다 앞선 세대에서는 통일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였다. 어떤 이익이나 손해를 따지기에 앞서 한민족, 한겨례이기 때문에 무조건 통일이 되야한다는 주의였다. 그런데 이런 논리가 지금은 잘 먹히지 않는다. 지금 20, 30대 젊은층에서는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통일이 되고난 후 혼란스러울 사회상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북한의 난민들이 서울로 몰려올 경우, 안그래도 주택문제, 교통문제, 취업문제에 경황이 없는데 내 몫의 파이가 더 줄어들 것을 걱정한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북한사람까지 우리가 먹여살려야 하는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싸여있다. 그래서 통일은 되야하지만 지금 내 시대 말고, 다음 세대에! 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통일이 숙명적인 우리 민족의 숙제인건 분명하지만 북한은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두려워하고, 남한의 보수세력들은 통일로 인한 혼란을 두려워한다. 결국 지도층들 보다는 남,북한의 국민들이 통일에 대한 염원이 커야하는데 남,북한 국민들 모두 각기 서로 다른 이유로 먹고 살기 바빠 통일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이 책에서는 통일 주도세력은 누가 되어야 할지, 한반도의 통일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역학관계는 어찌 흘러갈지, 어떤 절차와 방법을 거쳐 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를 심도있게 논의하는데 법륜스님 특유의 친화력으로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어렵거나, 지루하거나 하지가 않다. 그냥 몰입해서 아~ 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일제시대 독립운동 형태부터 남북한의 근대사를 조명하던 부분과 북한에 관한 부분이었다. 왜 주민들이 먹고 살기 힘들고 굶어죽는 이도 생긴다는 북한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지 않는걸까? 왜 삼대에 걸쳐 세습되는 정권에 대해 북한 내부에서는 동요가 없을까? 누가봐도 이해할수 없는 주체사상과 김일성 일가의 신격화가 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먹히는걸까? 북한은 왜 핵을 개발했으며 왜 핵을 포기하지 못하는가? 정말로 김일성은 항일독립투사였는가? 평소 궁금하던 부분이 많이 언급되고 있어서 좋았다.




법륜스님이 출가하게 된 계기가 재미있다.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며 가깝게 지내던 인근 사찰의 스님 한분이 계셨는데 한번씩 학생들을 붙들고 얘기를 하면 끝이 없이 길어져서 학생들이 모두 기겁을 했다고 한다. 하루는 법륜스님도 시험을 앞두고 시험 잘치게 해달라고 예불 드리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이 그 스님을 딱 마주친거다. 스님과 눈이 마주쳐서 부르는데 먼저 "스님, 저 오늘 바쁩니다"하고 선수를 쳤단다. 바쁘니 붙잡고 얘기하지 말고 순순이 보내달라는 뜻. 그런데 스님은 "그래?" 하시더니 "너 어디에서 왔어?"하고 물으셨다. "도서관에서 왔는데요?" 그러자 "도서관에서 오기 전에는?" 이런식으로 자꾸 물으니 온갖 쓸데없는 걸 다 묻는다는 생각에 짜증이 나더란다. 그렇게 몇번 대꾸하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왔죠" 까지 오게됐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기 전에는?" 이렇게 다시 물으셨다.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 그랬더니 이번엔 다시 물으셨다. "그러면 너 이제 어디 갈거니?" "지금 도서관에 갈겁니다" "도서관에 갔다가는?" "집에 가야죠" "집에 갔다가는?" "다시 학교에 가야죠" 이런 문답이 오가다가 마침내 "죽죠, 뭐"까지 오게됐다. 미래 일을 자꾸 물으니 먼 미래에 죽음으로 끝난다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스님은 다시 물으셨다 "죽고 난 뒤에는?" 하자 "모르겠습니다...." 이랬단다. 그러자 스님이 버럭 화를 내시면서 "야 이놈아,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놈이 바쁘기는 왜 바빠!" 하시더란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진짜 내가 왜 바쁘지? 분명 지금 바쁘기는 바쁜데..'


이 일을 계기로 법륜스님은 속가에서 출가하여 스님 밑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한다. 나 역시 이 글을 읽고 머리가 멍해졌다. 우리는 다들 바쁘다. 학교 다니느라, 회사 다니느라, 또는 사업하느라 바쁘다. 어떤때는 정신없이 바쁠때도 있어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고, 가족들과 전화할 시간도 없고, 혹은 집에 들어가지도 못할만큼 바쁠때도 있다. 그런데 왜 바쁜걸까? 우리는 뭐하느라고 이렇게 바쁘게 사는걸까? 사람들은 이처럼 바쁘게 사는것이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바빠서 운동할 시간도 없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통일은 내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에, 다른 사람들이 챙겨야 할 숙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통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분들께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소위 자신이 보수쪽에 속해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정부를 비판하고, 북한을 한 민족으로서 대가없이 지원하자고 하면 핏대높여 빨갱이, 좌빨이라고 몰아세우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 누구보다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있거나, 관심이 없다고 하는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랑 가까운 사람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결론은 많은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고 추천하고 싶은 책이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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